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 황승식.전현우 옮김 / 살림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고 북포럼을 다녀온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올해 다짐 중 하나가 독후감 등 후기를 72시간 내에 올리기였는데 벌써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제와 쓸려고 하니 독서 후 감흥이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읽은 책 독후감 남기기를 지키기 위해 오늘에서야 자판을 두드린다.

 

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종종 가는 이웃 블로그 ‘채훈아빠’의 후기 글이었다. 2013년 최고의 책 중 하나라며 강력 추천을 하셨다. (http://blog.naver.com/hong8706/40203317886) 덕분에 책을 읽기 전에 ‘계산맹’아라는 개념을 알았다. 다만 추천만 있었다면 이 책을 바로 읽지 않았을 것이다. 때마침 북포럼 2월 주제도서로 이 책이 선정되었다. 이 전에 갔던 북포럼에는 책을 읽지 않고 참여를 했는데, 2월에는 독서 후 참석을 하기 위해 신청을 하였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제일 인상 깊은 점은 바로 ‘숫자’ 표기 이다.

40세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대략 1퍼센트다. 만일 어떤 여성이 유방암에 걸렸다면, 유방촬영술에서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 확률은 90퍼센트다. 만일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래도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 확률이 9퍼센트이다. 그렇다면 양성결과가 나온 여성이 실제로 유방암에 걸린 확률은 얼마일까?

딱 하고 확률이 계산되는가? 이와 같은 정보를 확률이 아니라 ‘자연빈도’로 표기하면 답을 구하기가조금 더 수월해진다.

100명의 여성이 있다. 그 중 1명은 유방암에 걸렸고, 유방촬영술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99명의 여성 중에서 9명이 역시 유방 촬영술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다. 즉 모두 10명이 양성결과가 나온다. 그러면 야성 결과가 나온 여성 중 실제로 유방암에 걸린 여성은 몇 명일까?

이번 설명을 읽으면, 양성 결과가 나온 10명의 여성 가운데 오직 1명만 실제로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확률은 10퍼센트지 90퍼센트가 아니다. (11~12페이지)

 

지은이는 확률을 자연빈도로 표기할 때의 차이점을 유방촬영술, 에이즈검사, 법정에서의 사례들을 들어가면 상세히 알려준다. 저자는 많은 이들이 계산맹의 상태이며 계산맹을 벗아니기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자연빈도’ 표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약효나 수술의 효과를 나타날 때 ‘비교 위험도 감소’로 표기할 것이 아니라 ‘절대 위험도 감소’로 표시해야 한다고 본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물은 관상동맹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얼마 이득이 될까?(중략)“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에게 널리 처방되는 프라바스타틴을 투여하자 사망 위험이 22퍼센트 감소했다. 이는 오늘 미국 심장의학회의 연례 학술대회에서 기념비적 결과로서 발표될 것이다.”(중략) 그러면 ‘22퍼센트’는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대대수 사람들은 1000명 중 220명 정도가 심장마비로 죽는 것을 막아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참이 아니다.

프라바스타틴을 5년 이상 투여한 사람 1000명 중에서 32명이 죽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 1000명 중에서 41명이 죽었다. 이것을 나타내는 세 가지 표현은 모두 정확하지만 각각 서로 다른 크기의 이득을 제시한다.

- 절대 위험도 감소 : 프라바스타틴은 사망자의 수를 1000명당 41명에서 32명으로 줄였다. 즉 절대 위험도 감소는 1000명 중 9명, 다시 말해 0.9퍼센트 가량이다.

- 비교 위험도 감소 : 주어진 자료에 따르면 상대값 감소는 9를 41로 나눈 값으로서 약 22퍼센트. 따라서 프라바스타틴은 사망의 위험을 22퍼센트 정도 줄인 것.

- 치료 필요 환자 수 : 한 명을 귀하기 위해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환자의 숫자. 이 약물을 스면 1000명 중 9명의 사망(111명 중 약 1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1명을 구하기 위해 치료를 위해 받아야 하는 사람은 111명이다.

 

나는 앞으로 언론이나 효과 자료를 볼 때 절대 위험도 감소는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꼭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과도하게 보이는 숫자에 덜 휘둘릴 것이다. 그와 함께 ‘검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조기 발견=조기 완치로 오해한다고 한다. 책에서는 유방 촬영술을 통한 유방암 조기 발견이 사망률을 낮추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암이 유방암 같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많은 회사들의 직원 복지가 건강검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되어 그것이 완치가 되는 병과 그렇지 않은 병을 구분해야 과도한 치료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수의 의사들도 책에서 언급한 대로 ‘계산맹’일텐데 어쩌지???

 

지난 2월 25일 옮긴이와 함께 북포럼이 진행되었다. 책에서 언급했던 계산맹과 자연빈도 표기 등 이런 것들이 주제가 될 줄 알았다. ‘선정도서’가 강의 시작이 된 것이 아니라 강의의 결론이 되었다. 예상과는 다른 내용 진행에 당황하였지만 새로운 분야의 일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그 날의 강연 내용은 옮긴이의 블로그에 정리 되어 있다.(http://blog.naver.com/non_organ/70185564364)

 

북포럼 뒷풀이 할 때 옮긴이와 함께 대화를 하였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지, 우리나라 의사들을을 대상으로 누군가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고 하자 옮긴이가 말해줬다. 우리나라는 책의 사례보다 더 많이 떨어진다고... 지은이의 주장대로 자연빈도와 숫자를 해석하는 수업이 의료, 벌률 등 전문적인 사람들의 과정에 꼭 들어갔으면 한다. 나는 이 책이 최근의 책인 줄 알았지만 원서는 2002년에 출간되었다. 우리나라 전문직 종사자들도 이 책을 많이 읽고 특히나 언론에서 비교 위험도 표시가 아닌 자연 빈도로 표시를 해야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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