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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마음이 한 뼘씩 자라는 이야기
사색의향기문화원 지음, 이영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내 메일함 중에 ‘사랑밭새벽편지’ 라는 폴더가 따로 있다. 아침마다 좋은 글 또는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알려주는 메일이다. 그런데 그 메일함에 안 읽은 게 29통으로 되어있다. 회사에서 주로 확인하고는 했는데 최근 2주간 바빠서 열어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매일 보내주는 글 중에 종종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사연을 접하기도 하고 가끔 삶의 자세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글을 마추지게 된다.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도 내가 받아보는 것과 비슷한 성격인 것 같다. 사색의향기문화원이라는 곳에서 160만여 명의 회원들에게 향기작가회 및 독자의 글을 향기메일로 보내 준다고 한다. 이 책은 그렇게 보내진 향기메일의 글과 이영철 작가의 그림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서문과 목차를 지나 처음부터 마주친 글이 너무 강렬했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칠십 년 걸렸다. -「김수환의 추기경의 친전」 중에서
종교인으로 그리고 이웃을 위해 평생 헌신하셨던 그분도, 사랑을 가슴으로 하기까지 평생이 걸렸다는 이 말이 쾅 와 닿았다. 생각이 아닌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기가 정말 쉽지 않음을 이렇게 잘 말해주는 문장이 어디 있을까?
처음이 워낙 강렬했나? 그 뒤로는 쓱쓱 읽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향기를 제대로 맡지 못했다. 국수를 먹듯이 후루룩 해치웠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목차대로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다. 뜨거운 국밥을 먹을 때처럼 한 숟가락씩 후후 불어면서 먹던, 여러 반찬이 잘 차려진 진수성찬처럼 하나씩 꼭꼭 씹어 먹으면 될 것이다. 서문에 있는 이 글을 기억하면서....
사색과 독서는 두 개의 수레바퀴입니다.
독서 없는 사색은 독단에 빠지고 쉽고
사색 없는 독서는 지식의 과잉을 초래할 뿐입니다.
중간에 삽입된 그림들도 가만히 쳐다보기를 바란다. 수록된 그림들이 전체적으로 따듯한 느낌을 준다. 아마 질감에서 오는 느낌인 것 같다. 많은 그림이 ‘사랑’과 ‘연인’이기에 남녀가 등장하는 그림이 매우 많다. 인상적인 것은 풍경에 비해 남자와 여자가 매우 작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후다닥 읽었지만 그 와중에도 눈을 붙잡은 구절들이 있다. 나는 이 문장들로 마무리 지어 보련다.
희망이 도망치더라도 용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희망은 때때로 우리를 속이지만, 용기는 힘의 입김이기 때문이다.
-부데루붸그
이상을 추구하느냐 현실을 충실을 충실히 살아가느냐 이것은 끊임없는 인생의 딜레마이며
어느 것에 가치를 더 둘 것인지는 바로 우리의 선택입니다.
시작하는 재주는 위대하지만 마무리 짓는 재주는 더욱 위대하다.
-헨리 롱펠로
말로 하는 사랑은 쉽게 외면할 수 있으나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랑은 저항할 수가 없다.
-무니햄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주는 친철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남의 마음 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