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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 일중독 미국 변호사의 유럽 복지사회 체험기
토머스 게이건 지음, 한상연 옮김 / 부키 / 2011년 10월
평점 :
지난 주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다. 그 이유는? 전 서울시장인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기 때문이다. 뭐 때문에 주민 투표를 했었지? '무상급식' 방법에 대한 투표였던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우리 나라도 '복지' 정말 중요해졌다. 한 시의 시장이 주민들의 복지를 가지고 자기의 자리를 내걸 정도로 말이다.
사실, 이제 앞으로 정치 이야기를 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복지' 일 것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보편적인 혜택을 원하고, 정치인들도 표를 잡기 위해서라도 복지 정책을 자꾸 선 보일 것이다. 그리고 한 쪽에서는 포퓰리즘이라고 이야기를 할 것이고. 그런데말이야,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는 어떤 방향인지 알고 나아가는 것일까? 큰 틀의 복지 청사진이 있는 것일까? 그때 그때 좋은 것으면 도입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대한민국의 복지에도 밑그림이 되어야 할 틀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책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가 조금은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 책 광고와 같이, 책은 미국인 노동변호사가 독일을 몇 차례 방문하면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적은 책이다. 자신의 지식과 실제 경험을 잘 버무려 수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아마, 지은이가 독일의 제도들을 부러워 하는 것은 무엇보다 그가 '노동' 변호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과는 너무도 다른 노동자들의 권위에 대해서 아쉬워 하고 미국도 그렇게 되었음 하는 바람이 많이 들어가 있다. 지은이는 독자들에게(특히 미국인들에게?) 이야기 한다. 미국과 독일은 조세부담은 크지 않지만, 세금으로 받는 혜택에 대해서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고. 즉, 독일은 내는 것 이상의 혜택을 향유하지만, 미국은 낸 것도 보다도 덜한 혜택을 받는다!
'독일' 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이다. 그 당시 우리 학교는 제2외국어를 불어와 독어 중에서 골라야 했었는데, 독일어를 선택했던 것이다. 독어 선생님께서 독일은 유학생에도 대학이 무료고, 사람들과 조금 가까워지면 살기 좋은 곳이 독일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인지, 대학교때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찍이도 시작되는 독일의 교육제도이 기억이 남는다. 독일은 진학을 할 것인지, 기술을 할 것인지 증학교 때 나누어진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그것을 언급하는데, 독일의 '듀얼 트랙 제도' 라고 한다. 나는 막연히 알고만 있었는데, 듀얼 트랙 제도는 도제 형식으로 배워진다고 한다. 그리고 한 분야를 파고들기 때문에 각각의 숙련 전문 인력이 된다고 한다. 이들의 독일의 제조업을 세계 일류로 올려놓고, 독일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듀얼 트랙에서 중요한 점은 일찍 기술을 배워 숙련공이 되는 것만이 아니다. 자신의 기술에 대해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고, 어떻게 보장되어야 하는지 '정치'를 하는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요 근래 들어 우리나라도 고졸출신의 기술자를 우대하고, 마이스터고교를 만드다고 하지만, 그와 함께 이렇게 그 기술을 익히는 본인들이 스스로 '정치'와 '협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회사 제도 중에서 가장 크게 와 닿은 것은 '직장평의회'였다. 우리 나라도 노동조합이 있기는 하지만, 독일의 노동조합은 우리나라의 산별조합 같아 보였고, 개별기업(그러나 모든 기업은 아니다. 일정규모 이상의 대기업의 경우 직장평의회를 구성 운영)은 직장평의회에서 많은 것을 협의하고 진행한다. 더욱이 독일 노동자들은 평의회를 통해 '경영'에도 참여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의아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이런 점들 때문에 협상이 되면 실행 또한 신소깋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독일처럼 되기 위해서느 무엇보다 먼저 국민들이 세금을 기꺼이 내야되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복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응당 '재원' 필요하기 마련인데, 재원은 바로 우리가 내는 세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나라에 내는 돈들을 참으로 아까워한다. 내가 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인다는 믿음을 주지 못했던 지금까지의 정부, 그리고 내가 내는 만틈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 국민. 이게 고쳐지지 않는다면 '좋은' 복지는 힘들 것이라 본다.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는 참 미국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우리는 미국도 아니고 유럽도 아니라는 것이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는 찬찬히 살피고 괜찮은 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제조업'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근 들어 '금융허브' 니 금융서비스업을 강력하게 키워야 하느니의 주장들을 하지만, 그 전에 탄탄한 제조업이 없다면 그것도 바퀴가 하나뿐인 수레라고 본다.
미국과 독일(유럽)은 어떻게 다른지, 우리나라와는 무엇이 구별되는지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