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서재 - 최재천 교수와 함께 떠나는 꿈과 지식의 탐험 우리 시대 아이콘의 서재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최재천. 내가 이 분의 이름을 어디서 들어봤지? 내가 '진화'에 관심이 있으니 그쪽 서적들을 보다가 접했나? 아무튼, 이 분의 이름은 낯설지 않았다. 그러다 최교수님이 번역한 것 중에 '통섭'이란 책을 보고 그제야 기억이 났다. 내가 통섭을 읽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알고 있다.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책을 말하다' 방청 다닐 때, 이 책이 선정 도서일 때 신청했었다. 그 당시 융합이 화두였고, 학문 간의 통합들도 하나의 유행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무척이나 관심이 있었고, 또 자신만만 하게 방청객으로 선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지원을 했었다. 그런데 결과는 낙방! 그 후로 아직 '통섭'을 읽지 못했지만 그 때 이 분의 이름을 들었나 보다. 이 외에도 조선일보에도 서평을 기고 하셨다고 하는데, 아마 그 때를 통해서도 이름이 익숙해지지 않은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이 책은 명진출판에서 기획한 '우리 시대 아이콘의 서재'라는 시리즈 중 첫번째 타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다음 분들이 책들도 기대하게 되었다.(참고로 지금 02까지 나왔는데 두번째 책은 '신부님의 서재'이다) 이 채은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의 삶에서 영향을 미친 '책'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또 책 중심의 이야기도 아니다. 최교수의 어렸을 적 생활에서 시작해서 유학생활, 그리고 다시 한국에 오기까지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진행되면서 무리없이 영향을 끼친 책들이 소개되고 있다. '자서전 + 책 이야기' 이라고 보면 딱 일 듯 싶다.

 

남들이 보기에는 수재(서울대 갔으니까)이지만 대학교 4학년 때까지 방황을 멈추지 않았던 최교수는 <우연과 필연>이라는 책을 계기로 생물학에 매진할 결심을 하게 된다. 본인 그 책에 큰 감동을 받았기에, 그것을 남과 함께 나누고 싶었기에 그는 손수 나서서 80부를 제본하기도 하였다. 나도 이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감정을 알 것 같다.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나, 감명 깊게 읽은 책들을 다른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고, 그 책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기쁨이 정말 좋기 때문이다.

 



최재천 교수는 호기심이 왕성하고 그 호기심을 직접 풀어보고자 한다. 이런 성향 때문에 자연스레 그는 '통섭'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이 분 희안한 점이 있는데, 본인이 나서서 하는 편은 아니지만, 일단 감투(?)가 씌워지면 정말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무슨 심보인지? 덕분에 대학생활을 여러 활동을 채웠다. 나도 지금 대학생활을 돌이켜 보면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이다. 난타 동호회도 하고, 천행서포터즈도 하고, 책을 말하다 방첨도 다니고 그랬지만, 사실 힙합 동아리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무언가 2% 망설임 때문에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기만의 '마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교수님도 하버드 사감시절에 그 점을 하버드 학생에게 배웠다고 한다. 교내, 교외 여러 활동을 하면서 공부까지 하버드생, 그들에게는 '미리 한다' 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가령 원고마감이 화요일까지면 본인은 그 전주 금요일은 마감으로 생각하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바쁘게 보이지만, 정작 본인은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읽은 '실행이 답이다'에서도 자신만의 데드라인을 정하라고 했었는데, 나의 회사 생화을 보면 난 아직까지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교수님은 한 마디 하신다. 이것도 하다 보니 된다고!

 

학창시절 나서서 무언가 하는 편이 아니라고 했던 본인이라고 했지만, 자신이 하고픈 거에는 적극적으로 되는 듯 하다. 에드워드 월슨 교수에게 편지를 썼던 일, 그 분의 만남에서 작정을 하고 준비해 간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본다면 말이다.

 

최교수에게 영향을 끼친 책은 <우연과 필연> 그리고 <이기적 유전자>이다. 나도 이기적 유전자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읽어보지는 못한 책이다. 최교수는 이것을 읽고 예전부터 품고 있었던 고민들이 단 번에 해결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혼란함을 느꼈지만, 더욱더 파고드니 어느순간 편안해졌다고 한다.

나는 지금도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방황하는 사람들한테 항상 이렇게 말해준다. "분명 어려울 수도 있다. 혼란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미리 결론을 내지 말고 그냥 한 번 더 깊게 들어가 봐라. 달라지는 생각들을 피하지 말고, 관련된 것들을 더 읽고 더 생각해봐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도 고민하지 말고 그냥 덤벼들어서 해봐라. 그러면 어느 수간 어떤 언덕을 넘어서는 듯한 느낌이 올 것이다. 좁은 동굴을 빠져나와 탁 트인 아름다운 들판을 내려다보는 그런 느낌. 뜻밖에 마음의 평정이 오는것을 경험할 것이다."

이 말을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한테 하자 그는 무척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과학자의 서재라는 제목에 부합하듯이 책의 끝무렵에는 '최교수의 달콤쌉싸름한 독서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그 목록들은 나열하자면 아래와 같다.

<희망의 밥상, 오래된 연장통, 마지막 거인, 이중나선, 찰스 다윈 평전 1,2>

이 중에 <오래된 연장통>은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미처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던 적이 있다. 최교수님의 추천들을 보니, 필히 이중나선 과 찰스 다윈 평전 은 꼭 읽고 싶어졌다.

 

한 사람에 대한 인생사와 그 인생에 영향을 미친 책 이야기. 나에게는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을 준 책이다. 이 시리즈의 다음 책. 신부님의 서재에는 어떠한 책들이 읽을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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