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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너에게 - 나를 깨닫는 일기 쓰기의 힘
고가 후미타케 지음, 나라노 그림, 권영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4년 6월
평점 :
<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너에게>는 내가 책을 종종 신청하는 출판사 카페-북폴리오/와이즈베리 공식 카페에서 추천을 받았다. 前 담당이셨던 분이 직접 읽어보니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며 ‘북폴리오’ 카페에 특별 미션으로 올라왔다.
나는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라는 말에 혹해서 신청을 했다. 비록 <미움 받을 용기>는 읽지 않았지만 히트 친 것은 알고 있으니깐.
책을 받고나서 작가 이름을 보니 뭐가 이상했다. 내가 대충 알고 있는 저자의 이름이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이름은 ‘기시미 이치로’인데 이 책의 지은이는 ‘고가 후미타케’였다. 뭐지? 이제야 알았다. <미움 받을 용기> 저자는 두 명이다!!! 고가 후미타케는 작가로서 글쓰기에 관한 책도 이미 낸 적이 있었다. 나는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가 청소년을 위해 썼다는 것에만 꽂혀서, 청소년을 위한 심리서적이려나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너에게>를 오해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 표지에도 있듯이 ‘일기 쓰기’에 관한 책이다.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한 말에도 공감한다. 맞다.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부제에 있는 것처럼 일기를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꽤 괜찮은 길라잡이가 된다. 책 속의 소라게 아저씨의 조언이 주인공 문어도리 뿐만 아니라 나와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소라게 아저씨는 무조건, 바로 일기를 써봐라, 일기를 쓰면 뭐가 좋은지 나불나불하면서 일기쓰기를 강권하지 않는다. 먼저 아이의 쓸쓸함, 어른의 쓸쓸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생각(떠오름)과 사고(思考)의 차이를 알려주고 사고를 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알려준다. 사고를 하기 위한 방법으로 글쓰기, 일기를 써보라고 권하고 있다. 그러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친절히 이끌어 준다.
나도 일기를 열심히 쓴 적이 있다. 군대 내에 있을 때는 매일매일 일기를 썼다. 휴가를 나와서는 쓰지 않고 전역을 한 뒤에도 쓰지 않았다. 군대라는 닫힌 곳에서 나에게는 일기는 해방시간이었나 보다.
몇 년 전 부터는 한줄 일기를 쓰는 이에게 자극을 받아 나도 따라 하고 있다. 한 줄씩 세 가지를 쓰는 것이다. 1번 한 일, 2번 잘못한 일, 3번 잘 한 일. 그런데 쓰다보면 한 줄을 넘어 그 날 일어난 일을 열거할 때도 있다. 3번 잘 한 일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잘 한 게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소라게 아저씨가 한 말이 도움이 될 거 같다. 일기에 쓸 거리가 없을 때는 그 이유를 생각하고 그걸 써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나에게 적용하면 잘한 게 없다면 왜 없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하고 되돌아 것도 좋을 거 같다.
도움이 된 또 다른 내용은 감정을 적는 방법이다. ‘짜증난다’와 같이 현재형이 아닌 ‘짜증이 났다’라고 적는 것이다. 이렇게 써보라는 소라게 아저씨의 이유에 나는 설득이 되었다. 감정은 수시로 변하니 감정을 과거로 만들라는 것. 지난 것으로 만들면 거리를 두고 생각할 수도,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도 있을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네에게>의 장점은 쉽고 흥미진진하다는 것이다. 주인공 문어도리가 소라게 아저씨를 만나는 일 뿐 만 아니라 학교생활, 친구와 관계 변화를 응원하게 된다. (마지막에 보게 되는 칠판 그름은 감동이야)
동화 같은 표지처럼 책 구성 또한 여기저기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그러기 때문에 문어도리와 소라게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할 수 있다. 주인공의 일기도 간간히 들어가 있다. 아저씨의 가르침을 받고 쓰기 시작한 ‘문어도리의 일기’를 보는 것도 재밌다.
책을 받았을 때 맨 뒷장에 봉인(?)된 페이지가 있다. 이건 무엇일까? 부록인가? 책을 읽고 나면 그것이 소라게 아저씨의 선물인 것임을 눈치 챌 것이다. 책 내용대로 함께 하는 구성의 아기자기함도 마음에 들었다.
많은 것에 연결되어 있는 지금의 시대에 나만의 시간을 글로 가지고 싶고, 그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읽어 보시라. 후회 하지 않을 것이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