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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어떤 건지 가끔 생각해 - 오늘도 마음을 노래하는 뮤지션 고영배의 다정한 하루하루
고영배 지음 / 북폴리오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밴드 ‘소란’의 리더이자 보컬인 고영배의 수필집이다. 나는 고영배가 누군지 몰랐다.책 띠지에 있는 얼굴을 보니 Tv에서 한 번 본 듯하다. 소란도 모르고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으니 그의 목소리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선택했을까? 에세이집이라서 덜커덕 신청했다. 에세이는 글쓴이를 몰라도 읽는 데 지장이 없다.(그래도 그의 팬이면 더욱 재밌을 것이다) 에세이니깐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는 기대에 책을 신청했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부분은 음악인 고영배에 관한 내용이다. 두 번째는 그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다. 어머니, 동생, 군대, 장인어른 등에 관한 추억. 세 번째는 아내와 딸 등 가정에 관한 글이다.
내가 음악을 하지 않아 첫 파트는 크게 공감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장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과 가정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나도 엄마가 떠오르고 아내와 연애를 시작한 일, 신혼여행의 추억 등, 눈으로는 고영배의 인생을 보면서 나 또한 추억에 빠졌다.
아무래도 나와 같은 세대이다 보니 읽으면서 저절로 그 시절을 떠올렸다. 고영배는 02학번이다. 아. 역사의 한일 월드컵 때 대학교 1학년이었다니, 좋아겠다! 좋겠다. 나는 01학번이고 월드컵을 군대에서 봤다. 월드컵 예선을 휴가 나와 느끼고는, 우리나라 팀이 한 승 한 승 할 때마다 아쉬움이 절였다. 아.. 밖에 있어야 하는데. 굳이 02년에 군대를 자진해서 갔을까?
(148쪽) 나의 세대를 표현하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일단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나는 대학교 1학년 때 전설의 2002 한일 월드컵을 경험하기도 했다. / 집 전화부터 공중전화, 삐삐, 시티폰, PCS폰, 스마트폰을 다 경험한 세대다. / 모뎀을 이용한 PC통신이 인터넷 세상으로 바뀌는 것도 우리 세대의 일이다.
책을 넘기다가 반가운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배우 최강희. 고영배는 최강희가 했던 야간비행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친해지고 나중에는 집들이에도 왔다고 한다. 촤깅희의 빅팬이었던 고영배의 친구가 자신보다 더 행복했었다고 하는데, 내가 그 친구의 심정을 무조건 이해한다. 왜냐하면 나도 최강의 광팬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네. 최강희가 볼륨을 높여요 말고도 심야 라디오를 했었지. 볼륨 DJ를 할 때, 나는 ‘tv,책을 말하다’ 방청을 갔었지. 녹화가 끝나고 나올 때 마침 라디오를 마치고 나오던 최강희를 본 적이 있지. 그 때 ‘사진 찍어도 되요?’ 묻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었지. 그 뒤로도 한 두 번 봤었지.
작가의 경험을 보면서 자꾸만 내가 추억 여행을 하게 된다.
어쨌든 그가 글을 쓰고 책을 냄으로서 밴드 소란과 사람 고영배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왜냐하면 소란과 고영배를 전혀 몰랐던 내가, 책을 통해 그를 알게 되었으니깐. 인지도 +1명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