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
닌겐 로쿠도 지음, 이유라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연애소설을 안 읽는 편이다. 내가 찾아서 읽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은 연애소설이다.(연애소설 맞지?) 서평단 활동의 장점이 이것이다. 내가 평소에 읽지 않는 작품을 읽을 수 있다. 책 신청이 떴길래 아무런 정보 없이 우선 신청하고 봤다.

 

책이 왔다. 들기 편한, 읽기 좋은 크기. 표지는 눈이 내리고 편의점 앞에 왠 여인이 앉아있다. 제목은 <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 이다. ‘여름의 너인데 표지는 겨울이다. 겨울에 내가 간다고 했으니 표지에 있는 사람은 겨울에 가는 인가? 아리송하다. (아리송했던 표지도 제목도, 책을 덮고 나니 이해가 된다. <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라는 제목이 내용과 정말 잘 들어맞는다.)

 

매년 1031일이 되면, 나는 너에게 이별의 말을 건넨다.’

라는 소설의 시작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매년 이별해야 하는 그녀 유키와 주인공 나쓰키.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프롤로그가 지나면 그와 그녀가 시작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애소설이지만 둘의 관계보다는 유키의 비밀을 알아가는, 미스터리 이야기로 다가온다. 유키의 행동은 이해되지 못하고 왜 그러는지 나쓰키의 입장에서 알고 싶어, 자꾸만 더 읽게 된다.

나쓰키를 만나가 갑자기 떠난 유키. 평소와 달리 무모한 도전으로 그녀의 본가에 찾아가 유키의 비밀을 알게 된 나쓰키. 유키의 겨울잠을 받아들이고 함께 생활하는 둘. 그러다 드러난 유키의 진짜(?) 모습과 생활. 그리고 결말.

 

책을 읽으면서 이런 병이 실제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끝에 유키의 증상에 병명을 붙여준다. 스노우 슬립 신드롬, 겨울잠 증후군. 정말로 있을까 싶어 검색해 봤는데 가상의 병이다. 그런데 비슷한 증상이 있다. 체념 증후군. 이것을 다룬 책과 다큐멘터리도 있더라.

<잠자는 숲 속의 소녀들 신경학자가 쓴 불가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 에서는 잠들어서 깨어나지 않는 9세의 소녀의 일화가 들어있다.

소설에서는 유키도 중학생 때 1년 넘게 잠들었다는 게 나온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수십 만에 깨어난 듯하다.

 

나쓰키와 유키가 엇갈렸던 것은 누구 때문일까? 한쪽만의 탓이 아닐 것이다. 둘이 엇갈리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다른 등장인물의 입을 미리 말했다.

사람이 사람과 엇갈리는 데는 아주 사소한 차이만 있으면 충분해.”

 

작가도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것일까? 나쓰키와 후유미의 대화에 원터솔져와 캡틴아메리카가 나온다.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저>는 명작이지. 그럼그럼

유키의 비밀과 별개로 유키의 동생 후유미의 이름도 반전이 있다. 후유미는 자기소개할 때 불가능할 때 불, 유래 할 때 유, 미인할 때 미자를 써서 후유미不由美에요.” 라고 한다. 그런데 후유미의 진정한 뜻은 이유理由 없이도아름다운사람이다.

 

현재에서 시작해 과거에서 순차적으로 보여주던 둘의 이야기는 미래에서 끝난다. 책을 읽으면서 나쓰키의 입장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과연 나라면 저렇게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내가 매년 일정 시기마다 몇 개월 동안 잠들고, 그것을 옆에서 돌봐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나는 견딜 수 있을까?

깨어있을 때는 잠을 안 자는 걸 알면 그것은 또 어떨까? ... 이거는 익숙해지면 평소대로 신경을 안 쓰고 잠이 들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겨울잠, 몇 개월 동안 잠이 든 그녀를 돌보고 기다릴 수 있는 혼자만으로 매우 벅차고 어려울 거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눈발이 날리는 편의점 앞에 앉아있는 한 여성. 이 여인은 분명 이야기의 여주인공 이와토 유키일 것이다. 소설의 결말처럼, 드디어 겨울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림에는 그녀가 혼자다. 왜 혼자일까? 편의점에 들어간 나쓰카를 기다리는, 잠깐만의 혼자일까? 아니면 나쓰키를 떠나보내고 홀로 겨울을 보내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나쓰키는 그렇게 피했던 눈(), 유키와 함께 보고 밟았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