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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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예스24에서 책 소개를 봤다. 책 제목은 식테크의 모든 것지은이는 본업이 따로 있지만, 식물을 키운 경험과 잘 키운 식물을 팔아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학원 월세를 잘 낼 수 있었다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취미도 일정 수준이 되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팔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식테크라는 단어에 눈길이 갔던 것이지만, 얼마 전에 <크레이지 가드너>를 보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식물을 키우지 않는 내가 식물덕후의 세계를 간접체험 했으니까.

 

식물 키우는 이야기를 만화로 잘 풀었던 <크레이지 가드너> 2권이 나왔다. 1권을 흥미롭게 봤던 터라 2권 서평단 모집이 떴을 때 바로 신청했다. 이번 2권도 1권과 구성이 같다. 중가중간 독자의 질문과 저자의 답변이 실려 있고 마지막에는 특별 부록으로 작가 후기가 실려 있다. 이번에도 재미있는 스티커가 책 안에 동봉되어 있다.

 

식물 키울 때 필요한 정보와 작가의 경험이, 이번에도 재밌는 그림과 함께 진행된다. 2권에는 물 주는 법, 비료, 식태기, 분갈이, , 스킨답서스, 수초, 가드닝 관련 게임, 빗물 등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화분에 물을 많이 줘(과습 이라 한다.) 식물의 뿌리가 썩어버렸을 때는 어떻게 해야하나? 화분에서 식물을 완전히 분리한 뒤 뿌리의 흙을 전부 털어내고, 수경재배로 하면 다시 살려낼 수 있다고 한다. 신기하다. 과습으로 뿌리가 썩었는데 물에 담그면 다시 뿌리가 자라나다니.. 식물의 오묘함이다.

식물을 키우다 상태가 이상해지면 영양제를 주는 게 도움이 되는 거 같았는데 아니다. 영양제는 식물이 이상이 없이 때 줘야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식물이 비리비리 할 때는 영양제를 투입할 것이 아니라, 식물에 맞는 빛을 충분히 공급하고 물 주기부터 제대로 해서 식물의 상태가 나아지게 해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발코니에 화단이 있다. 아파트를 지을 당시에 식물을 꾸밀 수 있게 공간을 주는 것이 유행이었나 보다. 내가 아내에게 농담으로 우리 여기에 식물 키워볼까 했더니 벌레가 생기는 싫어 절대 안 된다 했다. 책에서는 벌레가 두렵다면 수경재배로 키우는 것을 권한다. 확실히 벌레가 덜 생기는 방법이란다. 또 다른 방법은 독성이 있어 벌레가 꼬이지 않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잎에 독성이 있는 식물은 반려동물과 함께 키우기는 위험이 있다. 동물들이 잎을 따거나 건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동물과 식물을 같이 키우면 보통일이 아닐 거 같다. 작가가 키우는 대형견은 어릴 때는 식물을 건들고 그랬는데 이제는 고구마 화분만 빼고는 건들지 않는다 한다.

 

식물덕후들 사이에는 비보약이란 말이 있다 한다. 식물이 비를 맞으면 마치 보약을 먹은 것처럼 튼튼해지는 현상이 생겨 붙은 말이라고 한다. 저자는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화분을 밖으로 옮기고, 우산도 안 쓰고 빗물을 모으러 다닌다. 빗물이 식물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빗물은 정수된 물과 다르게 여러 가지 영양 성분이 들어 있고, 그 중에서 식물 생장에 중요한 질소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지구 대기의 대다수는 질소니 비가 내려오면서 질소를 많이 포함하게 되나보다. 동물은 산소 호흡을 하지만 정작 지구 대기는 70%이상 질소이다. 동물보다 앞선 식물이, 질소를 영양으로 한다는 것은 진화의 결과가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도 해 본다.

 

훈 두 개의 화분을 관리하는 것은 손이 많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처럼 많은 화분, 여러 종류의 식물을 키우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닌 거 같다. 작가의 일상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분에 물을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식물 종류마다 물을 주는 주기가 다르니 물 주기 맞추는 것도 헷갈릴 거 같다. 이래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처럼 화분에 물 주는 아르바이트가 있나 보다.

 

동물을 키우던 화분을 관리하던 다른 존재와 연을 맺는 건 대단한 일이다. 특히나 동물을 함께 하는 건 여간 일이 아닐 것이다. 생명과 관계를 맺는 건 그 속박을 기꺼이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인데 나는 그 정도 마음가짐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동물을 좋아함에도 함께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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