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디테일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끗 디테일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나와 아내의 첫 해외 여행지 중 하나가 일본이다. 신혼여행이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오는 길에 일본, 도쿄 우에노에서 34일을 보냈다. 재작년(맞나?)에는 홋카이도를 가서 눈을 실컷 보고 왔다. 일본 음식이 우리에게 맞는 것인지, 현지에서 먹는 음식이 다 맛있다. 무엇보다 아내가 일본 여행을 참으로 좋아한다. 일본 정부의 행태, 원전의 남은 영향, 코로나 등.. 지금처럼 상황이 나빠지지 않았으면 일본을 또 갔을 거다. 엄마 환갑기념 여행도 일본으로의 온천 여행을 생각했었으니.

이런 상황에서 언제 일본을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일본 여행 책이라니.. 약간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다음에 일본을 가면 교토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갸우뚱하면서 반가웠다.

 

본 책은 퍼블리에서 연재된 글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요즘 이런 것이 활성화된 듯하다. 얼마 전에는 브런치수상작이 종이책으로 나온 기사를 봤다.) 생각노트 라는 분의 두 번 째 책이다. 전작은 도쿄 여행기였고 이번에는 교토 여행기다. 책을 읽고 나니 도쿄의 디테일도읽어보고 싶어졌다. 이렇게 세세하게 기록을 하고 생각을 연관시키는 글이라면 도쿄에 관한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다.

저자는 친절하게 전작과 이번 책의 차이를 손수 알려준다.

 

-도쿄의 디테일이 기획에 의해 드러나는 디테일이라면, 교토의 디테일은 태도맥락에 의해 드러나는 디테일이 많았고

-도쿄의 디테일이 새련된디테일이라면, 교토의 디테일은 담백한디테일이었으며

-도쿄의 디테일이 기발한디테일이라면, 교토의 디테일은 은은한디테일이었고

-도쿄의 디테일이 뜨는디테일이라면, 교토의 디테일은 유지되는디테일이었습니다.

 

책 내용은 디테일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소소한 것들까지 담고 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여행기와는 조금은 다르다. 그런데 이것 또한 충분히 재밌는 여행기이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세세하게 둘러보면서 여행을 다니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한 식당에서 받은 작은 서비스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꼼꼼히 글로 남겼다. 식당 주인이 작은 수건을 깔고 주전을 준다던지, 다른 손님과의 눈 맞춤이 없도록 가림막을 해준다던지... 자신이 체험한 한 것을 글과 사진으로 고스란히 남겼다. 이 같은 기록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귀찮겠지만 내 경험의 소중한 흔적이 될 것이다.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외형까지 디테일한 책이다. 우선 이 책은 쫙 펼칠 수가 있다. 180도에 가깝게 책을 펼칠 수 있도록 실 제본을 햇다. 책상 위에 올려서 짝 펼칠 수 있으니 매우 편하다. 또한 책 띠지도 그냥 띠지가 아니다. 책을 감싸줄 뿐만 아니라 안 쪽에는 교토와 저자가 다녀온 곳들이 손그림 지도로 들어가 있다. 이쯤 되면 단순한 띠지가 아니라 책과 한 몸이다.

그리고 저자가 사진 정리를 매우 잘 해서인지 내용과 딱 맞는 사진이 책 곳곳에 잘 자리 잡고 있다.

 

자세한 묘사와 사진 덕분에 동행하는 느낌을 받은 여행기였다. 나중에 교토를 가게 된다면 다시 한번 찾아서 또 읽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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