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보낸 편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
안토니오 그람시 지음, 린 로너 엮음, 양희정 옮김 / 민음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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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다고 말해도 될까 사람에게. 아니 위대함이라고 하자.

그람시가 감옥에서 보낸 11년간 쓴 편지 묶음, 감옥 안에서 그렇게 이성적 일 수 있다는 것 말이다.감성과 비관으로 흐르기 쉬운 지독한 병마와 고립 속에서 따뜻하고도 냉철한 관심을 가지고 가족들에게 충고와 사랑을 표현한다.홍세화 선생님이 왜 그람시의 그 말을 어려울 때 생각했는 지 알 것 같다.“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이것은 그람시가 전 생애를 통해 보여준 삶이다. 그리고 처형의 헌신적인이 모습도 아름답다.


모두가 광기에 휩싸여 있을 때 이탈리아의 파시즘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놀랍다.자본주의의 허약성 속에 오랫동안 지속된 권위주의를 배경으로 광범위한 세력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 보았다.그리고 너무나 놀라운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시민 사회의 중대성이 높아가고 있는데 그람시는 그것을 주장하고 있다.국가의 조직을 접수한 이후나 이전에도 시민 사회의 모든 권력들을 통해 헤게모니를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정치 사회보다는 시민 사회의 발전이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역설한다.철길처럼 인내하며 쭉 뻗어나간 이성과 의지의 승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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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파농 역사 인물 찾기 13
알리스 셰르키 지음, 이세욱 옮김 / 실천문학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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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운동가로서의 투쟁적인 삶보다 내게 더 진하게 다가 왔던 것은 신식민지화에 대한 그의 우려부분이었다 . 2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아프리카  대륙의  여러 나라들은 독립을 외치며 그 자유를 획득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가난과 부정과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제시대 친일자들을 청산하지 못하고 그들이 또 다른 제국주의를 등에 업고 기득권 유지를 위해 사회의 시스템을 보수 경직화 시키며 나라 마저도 사익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 왔듯이 파농은 이 점을 분명히 보고 있었다.

자신들이 당한 나치의 만행에는 공소시효를 두지 않고 처벌 하면서도 알제리에서  프랑스가 자행한 폭력과 알제리의 독립투쟁에 눈 감은 대다수의 프랑스인들과  그 후로도 참회하지 않는 지도자들을 보며 일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고 베트남전 파병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역사를 보면 우리들에게 어떤 고결한 사상이나 신념이 부족해서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도덕과 인류가 함께 그려야 할 커다란 동그라미, 즉 공존을 너무나 간단히 국경과 민족과 피부색과 성에 따라 부정해 버리는  데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파농을 선명하게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작가의 목소리가  너무나 정제되고 객관적 설명으로 풀어져 있다. . 프랑스인이면서 프랑스의 모순에 저항한, 뜨거움을 이렇게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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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 1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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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비평서들이 몇 년 사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현실에 함몰되어 미디어와 책에서 전하는 말들만

듣다보면 또 그런 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비슷한 뉴앙스로 말하는 것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나도 자연스럽게 그 논리를 따라가고 있다.마음에 진리의 잣대가 명확히 서 있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새 편견과 독선과 배타가 자리를잡아 버린다. 세상은 결코 보편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중심으로움직이고 이익이 극대화 될 수 있는 담론을 만들어 내어 새로운 가치인 냥 조직적으로 우리를 세뇌시킨다.냉혹한 현실에서 밥을 구해야 하는 우리가 현실에서 요구하는 편협된 가치들을 따르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 하게 되어 버렸다.그래서 이런 쓴 소리꾼이 필요하다.내 속에 주입된, 너무나 덥썩 받아 챙긴 악의 지침서를 찢어버리게 하는 날카로운 양심주의자들이 필요하다.


박노자. 그의 책을 처음 접했다. 기대 이상이다. 좋은 든든한 친구닷! 우리를 비하하거나 비난이 아니라 보편적 가치에 대한 믿음과 인식으로 안타까워한다. 


해박한 한국사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인류애적 시각으로 우리의 역사와 현실을 비판하는 모습은 우리 내부에서 제기하기 힘든 부분들까지 여과 없이 파고들며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보편적 인류애!! 이라크 파병을 약속하고 외국노동자 차별 착취. 여성차별. 소수자 차별....언제나 힘의 논리를 따라다니며 권위주의적 집단문화에 너무 깊이 빠져 있는 우리에게 박노자씨의 글들은 많은 성찰을 일으킨다.그가 우리나라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잃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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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예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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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에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흐라는 사나이도 있었는데~' 라는 가사가 있다. 책을 읽고 나니 그 노랫말이 너무 가슴 아프게 와 닿는다. 그는 불행했다. 가족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채 젊은 시절을 여기저기를 떠돌다 화가라는 가난과 무명의 길을 살다 자살로 떠났다. 그러나 그는 인생을 사랑했고 그림을 숭고하게 사랑했고,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사랑했다. 열정에 가득 차 있었고 가난했지만 비굴하지 않았고 욕심내지 않았다. 지적인 열망과 삶에 대한 성찰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비관하거나 좌절에 빠지지 않았다. 그의 그림이 왜 그리 이글이글 타 오르고 있는지, 빛으로 출렁이는지, 불안한지 알 것 같다. 생명에 충만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아름답고 치열한 영혼의 소유자였다. 빈센트 반 고흐, 내 삶의 친구로 받아들인다. 감동을 다 표현 할 수가 없어 그의 그림들만 자꾸 펼쳐보는데 눈물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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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1.2권 합본) - 우리 소설로의 초대 4 (양장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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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최초의 무협지다. 대통령을 비롯한 고관대작들이 감상문을 쓰기에 호기심에 읽었다.

김훈 글을 처음 접했다. 소문으로 듣던 유려한 문체. 아름답고 견고한 언어. 그리고 한 편의 소설에 바쳐진 노곤했을 발품의 흔적.... 요즘 보기 드문 '장인'임에 틀림없다.(엥~ 요즘 소설을 몇 권 읽었더라~)


한때 탐미적, 허무적, 유미적,,,에 이끌렸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개별적 사람과 생명 그리고 그들의 아픔이 더 크게 다가온다.별스럽지 않게 나고 자라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유한한  존재임을 생각할수록 정치적 프레임에서 한낱 도구에 불과한 ‘인간’관에 소름이 끼친다.


물고기를 건져 올리듯 적의 목을 베고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그리고 조선 왕조 시대의 어처구니없는(21세기에서 보면) 유교적 ‘有別’관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지금의 개명 천지에도 계급차별. 도구적 인간관, 구조적 여성차별....

(부끄럽다. 우린 왜 잘못된 것을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내치지 못하나?)


책을 읽는 동안 이순신이 어떤 인간이었을까?? 궁금해졌다. 칼로 벨 수 있는 것과 베어내지 못할 것 사이에 있는 존재는, 생명은 무엇의 도구란 말인가?항상 존재의 끝에 서 있는 존재가 온전한 존재일 수 있는가? 인간의 극을 드러내 놓은 사람은 결국 슬프지도 않는 슬픔에, 죽지 않는 죽음에 살다가 칼에 베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승리자이지만 책의 시종일관에 울음의 음악이 흐를 수밖에 없다.

 

책을 읽는 동안 영화‘하나비'의 장면이 떠오르다가 베네딕트의‘국화와 칼’도 생각났다가 서프의 김동렬도 생각 났다가,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유배되어 있는 노무현도 생각났다.


이미지가 강렬한 김훈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 김훈의 칼이 베어낸 허무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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