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게 누구야 ?

“어, 자네는?”

놀라기는 세호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난 왕대를 쫓아 온 거든.”

강형사는 일단 왕대가 아닌 것에 대해서 크게 안도를 하며 대꾸했다.

나도 혹시나 해서 산속을 뒤지고 있는 중이야.”

세호는 맞장구를 치고는 슬쩍 주변을 예리한 눈빛으로 살펴본다.그리고나더니 강형사를 위아래로 흝어본다.

 어째 자네는 신수가 좋아졌네.”

“그래? 며칠 사이에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그런 소리를 해?”

“아직 살아있는 것을 보니 왕대 그 놈이 자네 고기는 싫었나 보지.흐흐,

“에라, 아예 고사를 지내라!

강형사는 주먹을 쥐고 세호에게 휘두르는 시늉을 했다.

“히히, 농담이야, 어쨌든 간에 자네 얼굴이 빛나 보이네. 예전에 누렇게 떴었는데.

“무서운 왕대때문에 경기가 들려서 그렇겠지.

“그 정도로 무서운가? 하여간 그놈이 자네를 허벌나게 바쁘게 만들어서 다행이야.

“젠장, 그놈한테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겠군.”

. 그래야지.

세호는 진심으로 그렇다는 듯이 대꾸를 하고는 산비탈으로 내려가 수색을 한다. 그 모습이 하도 진지해 보여서 강형사도 별말 없이 그의 수색작업에 합류했다. 두 사람이 등산로를 따라가면서 꼼꼼히 뒤졌건만 왕대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등산로의 가파른 경사 때문에 다리가 점점 팍팍해지자 강형사는 잠시 수색을 멈추고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리고는 수색을 멈추지 않는 세호에게 말을 건넸다.

“그런데 왕대는 뭘 먹고 살까 ?

“그게 왜 갑자기 궁금해졌나?

그제서야 세호는 허리를 펴고 도대체 뚱단지 같은 무슨 소리냐 하는 표정을 지으며 강형사를 쳐다본다. 

“한번 생각해봐. 지금까지 왕대는 사람의 몸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자기가 죽인 사람들에게 입 한 번 안됐으니까. 그렇다면 왕대의 먹이로는 야생동물밖에 없는데, 자네도 알다시피 이 부근에 어디 야생동물이 있던가 ?

“산토끼조차 없지우리 첨단문명이 다 잡아먹어 버렸으니까.

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강형사는 크게 고무된 듯 눈빛이 빛났다.

“그런데 왕대는 도대체 무엇을 먹고 버티는 걸까?최근에 가축이 약탈당했다는 보고는 단 한 건도 없었어.

“그러니까 불사신이라고 하잖아! 이 사람아.

강형사는 진지하게 말하는데 세호는 왠일인지 가볍게 농담으로 받아들인다.

"그럼 M16총알 세례를 받고서도 살아남은 것도 정말 녀석이 불사신이기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현재로서는 안 믿을 수 없잖아?"

“자네 정말 과학자 맞아? 자네가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왕대에게는 반드시 뭔가 있어.

강형사의 얼굴빛이 매우 진지하다.

“그게 뭔데? 형사 양반,

“아직 확실히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평범한 호랑이는 아닌 것 같아.

말끝을 흐리는 강형사의 얼굴에 불현듯 두려움이 스쳐간다. 그것을 바라보는 세호의 얼굴빛이 이상하게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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