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군들이 재빨리 지수를 일으켜 호송차에 강제로 태우려고 할 때 난데없이 오토바이 한 대가 굉음을 내며 정문앞에 나타났다채연이었다. 지수를 발견한 그녀는 서슴없이 질풍노도처럼 오토바이를 몰고 보안군들을 향해 돌진해왔다. 보안군들이 깜짝 놀라 오토바이를 피하려고 좌우로 흩어질 때 지수는  자신을 붙잡고 있던 보안군의 명치를 주먹으로 느닷없이 강하게 가격했다.

 

 “!”

 

 불의의 공격을 받은 보안군이 땅바닥에 나가떨어지자 지수는 다시 돌려차기로 자신에게 총을 쏘려는 다른 보안군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리고는 때맞춰 자기앞으로 달려온 오토바이의 뒷자리에 몸을 날려서 아슬아슬하게 올라탔다.지수가 간발의 차이로  오토바이에 올라 탄 것을 확인한  채연은 곧장 정문밖으로 오토바이를 몰았다.

 

 “저놈들을 잡아라!”

 

 황박사가 길길이 날뛰며 고함을 지르자 정화와 태풍은 즉각 오토바이를 향해  조준사격을 퍼부었다.그러나 채연은 오토바이를 지그재그로 운전하면서 무사히 정문을 빠져나갔다. 정화는 눈앞에서 지수를 나꿔챈 간 것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화가 나는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끝까지 쫓아가겠어!”

 

 

 

한편 정신없이 오토바이를 몰며 도주하던  채연은 어느 정도 안전지대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자 문득 오토바이를 세웠다. 채연이 운전석에서 내리자 지수는 즉각 운전석에 대신 앉았다. 마음이 급한 지수는 뒤를 흘끔거리며 즉시 오토바이를 출발시켰다.채연은 뒤에서 지수의 허리를 꽉 껴안으며 큰 소리로 물었다.

 

아까 그 여자애 정화 맞지요?”

맞아. 그런데 기억을 상실한 것 같아. 예전의 나처럼…….

“황박사가 그 친구에게도 여의주를 심었군요.

그런거 같아.그런데 내가 잡히면 채연은 그냥 연방정부로 달려가라고 했잖아?

내 생명을 구해줬는데 어떻게 그냥 가? 남친을 구해야지.”

남친?”

맞잖아?”

 

 

채연은 뭐가 기분좋은지 환호성을 지르자 지수는 채연의 입을 막으려는지 일부러 오토바이를 지그재그로 몰았다.하지만 채연은 깜짝 놀라며 그의 허리를 더욱 꽉 감았다. 허리가 매우 간지러운 듯 낄낄거리던 지수는 문득 사이드미러를 흘끔 보더니 정색을 했다

 

 “이런, 꼬리가 붙었군!”

 

 지수의 말에 채연도  깜짝 놀란 듯 뒤돌아본다정말 여덟 개의 강렬한 불빛들이 도로를 장악하고는 그들을 향해 바람처럼 질주해오고 있었다.지수는 오토바이의 속도를 높이며 소리쳤다.

 

앞은 내가 맡을 테니 뒤는 네가 맡아!”

오케이!”

 

오토바이가 급격하게 속력을 내자 뒷자리에서 채연은 몸을 뒤틀어 서서히 활을 당겼다. 흔들리는 오토바이이라서 그런지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날아간 화살은 추적자들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조금만 속력을 늦춰봐요!”

?”

가깝게 유인해놓고 동시에 해치워야겠어!”

그러다가는 우리가 당해!”

안 그러면 우리가 개죽음 당해요!"

젠장!”

 

지수가 어쩔 수 없이 오토바이의 속력을 확 줄이니까 갑자기 커진 헤트라이트의 불빛 사이로 험상궂은 보안군의 얼굴들이 선명하게 보였다.네 명의 얼굴속에 정화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어느새 채연의 활에 날카로운 화살이 얹혀 있었다.그녀의 의도를 눈치챈 맨앞의 보안군이 질겁하며 먼저 발포를 했다.

 

레이저 불꽃이 채연의 윗머리카락을 살짝 태우버리는 순간 그녀의 활에서도 화살이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조금 전 발포를 했던 보안군이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굴었다.그 바람에 주인을 잃은 오토바이는 이리 저리 흔들리더니 요란한 충돌음과 함께 나머지 오토바이를  모조리 넘어뜨리고 말았다.

이제 꼬리를 다 뗐어?”

오케이,”

 

신나게 소리치던 채연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당신 옛날 애인이 따라붙었네.”

뭐라고!”

어떡하지?”

 

채연은 곤란한 듯 중얼거렷지만 그녀의 손은 어느새 본능적으로 다시 화살을 활에 재기 시작했다.지수는 사이드미러를 들여다보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

 

설마 정말 정화를 쏠 생각은 아니겠지?”

저 여자애의 살벌한 눈빛을 봐! 우리 모두를 죽일 기세야!”

…”

 

 채연의 항변에 지수는 얼른 반박을 못하고  사이드미러속에서 점점 커져가는 정화의 굳은 얼굴만 난감한 표정으로 바라본다.그 사이에 채연은 오토바이를 타고 질풍처럼 다가오는 정화를 향해 서서히 활을 겨누었다.그녀가 활을 막 놓으려는 순간 지수는 갑자기 오토바이의 속도를 더 높혀버렸다.그 바람에 휘청거린 채연은 그만 엉뚱한 곳으로 활을 날리고 말았다.

 

 “왜그래?"

 

채연이 짜증스럽게 물자 지수는 큰 소리로 대꾸했다.

 

나도 몰라! 엔진에 이상이 생긴 것 같은데!”

"내가 자기 애인을 쏠까봐 일부런 그런 거지?”

 

채연은 새삼 질투가 난다는 듯 지수의 허리를 세게 꼬집었다.그러나 지수는 딴소리를 한다.

 

 “신소리말고 꽉 잡아. 최고 속도로 달려서 저 얘를 떨어뜨릴테니까!”

 

 지수의 말에 채연이 짐짓 겁난다는 듯 허리를 두 손으로 꽉 휘감자 지수는 오토바이의 속도를 최고로 높혀 팔달산으로 무섭게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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