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서야 황박사는 궁금한 듯이 소유천을 쳐다보며 말문을 열었다.
“지수는?”
“이번에는 비소를 이겨내지 못하더군요.”
“저런, ”
탄식을 하는 황박사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소유천은 그 모습이 싫은지 차갑게 내뱉었다.
“그녀석이 살아남은 것은 그냥 우연이었습니다.”
“그래도 아까운 녀석이었는데.”
“녀석은 처음부터 내 숙주일 뿐이었어요. 너무 애착을 두지 마세요.”
너무나도 냉정한 소유천의 대꾸에 황박사는 약간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래도……쯧, 하여간 애썼다.”
“이제 ULO완전히 처치했으니 지수와 같은 경우는 이제 거의 없을 것입니다. 여우탑을 시험해보시죠.”
“알았다.”
황박사는 즉시 지수의 죽음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 버리고 천재인 기술국장에게 돌아서서 지시를 내렸다.
잠시 후 코브라는 팔달산 상공에 떠있는 인공위성을 조정했다.기대에 가득찬 소유천과 황박사의 강한 시선이 코브라의 스크린에 닿는 순간 그동안 시커먼 모습으로만 남아있던 스크린이 확 밝아지면서 팔달산의 전경이 나타났다. 드디어 팔달산의 여우탑이 제대로 작동한 것이었다.그것을 시작으로 시가지 요소요소에 설치되었던 3000개의 여우탑이 완벽하게 하나로 연결되었다.하늘에서는 그것을 축하라도 하듯 갖가지 아름다운 꽃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박사님, 완벽한 성공입니다!”
기술국장은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이미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황박사를 돌아보았다.
“소유천, 정말 꿈만 같구나.”
“이제 반대자들에게도 여의주를 투사할 때가 되었습니다!”
소유천이 매우 들뜬 표정으로 말하자 황박사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힘차게 끄떡이었다.
“암, 당연히 그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