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는 지수를 향해 돌아서더니 붉은 양산을 접었다. 손가락으로 그의 몸을 짚어본다.거친 신음을 토해내는 지수의 몸은 눈에 띠게 경련이 약해졌다 

 

“난 네가 예전처럼 비소에 중독되고도 살아날 줄 알았는데 유감이구나.

“나는 절대 죽지 않아!

 

지수는 두 눈을 부릅뜨고 절규하며 일어서려고 했지만 이미 그의 몸둥아리는 맹독에 이미 점령당한 듯 꼼짝도 하지않았다

 

“큰소리는……그동안 내 숙주 노릇을 하느라 수고했다. 안타깝지만 네 놈이 황박사를 배신한 댓가라고 생각하고 잘가라.”

비아냥거리던 소유천은 그때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는 영재를 흘끔 돌아본다.

 

“너도 내게 대들 것이냐?

“아, 아닙니다.

좋아, 난 내게 복종하는 놈은 절대 죽이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너는 당장 이 아라마궁을 방어하는 우주입자를 빨리 찾아내! 못 찾아내면 네 목을 날려버리겠다.

 ", 알겠습니다."

 

 혼비백산한 영재는 서둘러 원품전의 이곳 저곳을 샅샅이 살펴보기 시작했다.그리고는 다시 정원의 연꽃으로 돌아와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후에 그의 얼굴빛이 환해졌다.마침내 연꽃 잎속에서 한줄기 자주빛 안개가 피어나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찾았습니다!

“정말인가!

 

소유천은 번개처럼 연꽃대로 달려왔다. 영재는 연꽃속에 가득 찬 열매를 조용히 손가락으로 건드리고 있었다.그때마다 열매속에서 자주빛 미세한 안개 같은 것이 솔솔 피어 올라왔다.

 

“네. 우주입자는 이 연꽃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영재의 말로 안개는 천정으로 올라가 커다란 흐름을 형성하여 대원품전 밖으로 빠져나가 어디론가 흘러갔다. 연꽃의 뿌리는 자주빛 커다란 암석에 박혀있었다.

 

“이 암석에서 지난번 지수가 코브라에 던졌던 우주입자가 뿜어져 나옵니다.

“그럼 이것만 없애버리면 팔달산의 방어망도 맥을 못 추겠군.호호,

 

간드러지게 웃던 소유천은 손으로 거침없이 연꽃을  움켜쥐더니 우악스럽게 뜯어냈다. 연꽃을 완전히 다 뽑아버린 소유천은 영재보고 우주암석을 호리병속에 넣으라고 지시했다. 한참을 어떻게 할까 궁리하던 영재는 암석을 들어내어 바닥에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리고 산산조각이 난 우주암석을 호리병에 다 쓸어담자 소유천은 매우 기분좋은 듯이 그에게 말했다.

 

“자, 마지막으로 발칙하게도 이따위 위험한 기지를 만든 지월의 졸개들을 완전히 말살해야겠다.”

?”

 

영재가 두려운 표정으로 묻자 소유천은 허리춤에서 다른 호리병을 떼어 들었다.

 

이 호리병아, 놈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선물해주거라!”

 

한바탕 호령을 한 소유천은 호리병을 아마라궁의 어느 방향으로 힘껏 던졌다. 그러자 호리병은 어디로 가야할 지 잘 안다는 듯 쏜살같이 날아갔다. 그리고는 잠시 후 자신 소유천앞으로 날아온 호리병은 홀연히 하얀 안개를 세차게 뿜어내기 시작했다.하얀 안개를 동굴안에 하얀 안개가 가득 차자 아마라궁 여기 저기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왔다.안개에 젖은 그들의 몸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면서 그속에서 푸른 빛들이 도깨비불처럼 솟구쳐나왔다.푸른 빛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어디론가 사라져갔다.그 광경을 보고 소유천은 통쾌하게 웃으며 더욱 다그쳤다.

 

호호호, 이제 내가 이곳에 온 진짜 목적을 실행해야겠다! 호리병아, 한 놈도 남기지 말고 맹독천의 물로 깨끗이 쓸어버려라!”

 

그의 명령을 받은 호리병은 구석 구석에 안개를 짙게 분사하여 숨어있던 아마라들의 껍데기를 모두 녹여버리고는 잠시 후 소유천의 손아귀로 다시 돌아왔다. 소유천은 마치 세상을 다 정복한 처럼 의기양양한 시선으로 영재를 돌아보았다.

 

이제 모두 말살시켰으니 그만 돌아가자.”

, 지수는 어떡하죠?”

 

영재는 하얀 안개를 흠뻑 뒤집어쓰고 버둥거리고 있는 지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 녀석은 어차피 죽을 것이니까 신경쓸 것 없어.그냥 두고 따라와,”

 

소유천이 야멸차게 내뱉고 앞장서 가버리자 영재는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있는 지수를 힐끔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쪼르르 소유천을 따라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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