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쩍거리는 칼날앞에서 공노인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지수는 공노인이 침묵을 지키자 미간을 찌푸리며 검귀앞으로 나아갔다.
“장군님이 여의주를 파괴시켰나요?”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맞지요? 저는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나는 모른다.”
“장군님, 많은 사람의 목숨이 달렸습니다.제발,”
“더 이상 알려고 하지마라. 다쳐!”
“장군님,”
“이놈이!”
검귀는 고함을 지르며 검을 지수의 목으로 옮겼다.차디 찬 검의 냉기를 느낀 지수의 얼굴빛이 창백해졌다.그러자 공노인은 뭔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오늘 날의 이 모든 사태는 사실 내가 황박사의 위험한 위험한 계획을 보고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내 탓도 매우 크지.그래서 나의 죄를 일부라도 씻는 의미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네.”
“뭐야, 그 말은?”
검귀의 눈이 당혹스러움으로 흔들렸다.하지만 공노인은 아랑곳없이 다음 말을 이어갔다.
“지수 너는 아마라궁으로 가서 저들의 왕인 지월을 만나거라.”
“이 영감이!”
검귀가 두 눈을 부릅뜨며 공노인을 노려보자 그때 지수가 황급히 되물었다.
“아마라궁이요?”
“저들은 거기서 왔어. 그 아마라궁으로 가는 길목은 바로,”
공노인이 입을 떼려고 하자 검귀는 얼른 검을 공노인의 목에 갖다대었다.하지만 공노인은 죽일 테면 죽이라는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살고싶으면 입다무는 것이 좋을텐데!”
“그 아마라궁으로 가는 길은 내가 머물고 있는 동굴속 판자뒤에 있다.”
“이 영감이!”
갖은 위협에도 끝내 공노인의 입을 막지못한 검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황급히 공노인의 목을 베어버맇 작정으로 검을 치켜들었다.그때였다.
“멈춰라!”
갑자기 날카로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복면을 한 무사 두 명이 검귀앞으로 뛰어들었다.그들은 공노인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던 자들이었다.
“검귀! 너는 끝까지 왕명을 어길 작정이구나!”
“이놈이 또!”
검귀는 복면무사를 알아보고는 분기탱천하여 곧바로 달려들었다.그의 부하들도 가세하면서 한바탕 혈투가 벌어졌다.그 사이 공노인은 지수에게 다가가 품속에서 15cm 정도되는 작은 족자를 꺼내어 주었다.
“지월이라는 친구를 만나면 이것을 보여주거라. 인증서다.”
“감사합니다.”
“어서 가!”
말을 마친 공노인은 서둘러 지수의 등을 떠밀었다. 지수는 공노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공노인이 거주하던 동굴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그뒤를 영재가 헐레벌떡 쫓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