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와는 달리 무서울 정도로 강한 힘을 지닌 푸른 빛의 형상에게 큰 위협을 느꼈는지 소유천은 허리춤에 매달려있는작은 호리병 하나를 꺼내어 들었다.그리고 신속히 뚜껑을 열어 아마라를 향해 힘껏 뿌렸다.호리병에서 분수처럼 뿜어져나온 검은 연기는 삽시간에 사방에 쫙 퍼졌다.

이게 뭐야?”

그러자 그렇게 당당했던 푸른 빛의 형상은 갑작스럽게 질겁을 하며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그 사이 검은 연기를 들이마셨는지 정화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그것을 주시하던 소유천은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그 비소가스는 너와 그 계집애를 아주 고통스럽게 죽일 것이다.

 “비소?

, 그 여자아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네가 여기서 빨리 도망을 치는 것 뿐이다!호호,”

 

소유천이 승리의 웃음을 날렸지만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모른 푸른 빛의 형상은 그냥 엉거주춤 서 있다. 그런데 그때 정화가 갑자기 땅바닥에 풀썩 쓰러져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사색이 된 푸른 빛의 형상은 황급히 정화를 끌어 안았다.

 

 “왜그래?”

! 숨이 막혀!”

이런, 비열한 수를 쓰다니……정화야, 너를 살리기 위해서 는 어쩔 수 없구나.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나……나 죽는 거야?

“아니, 꼭 살아나서 네 아빠를 구하거라.”

, 어떻게 아빠를 여기서 구……구해 내? ,”

, 이런, 뭔가 방법이 있을텐데……”

 

하지만 푸른 빛의 형상은 딱이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듯 고민스런 표정을 짓는다.그러나 소유천이 뿌린 검은 연기가 먹구름처럼 몰려오고 정화의 고통이 더욱 심해지자, 안타까운 표정을 짓더니만  황급히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네가 어디까지 도망가는가 보자!호호,"

 

소유천은 의기양양하게  웃더니 푸른 빛의 형상을 끝까지 쫓아가려는지 공중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검은 연기도 모두 소유천을 따라 신기루처럼 없어졌다.그러자 온몸을 쥐어짜던 정화의 고통도 즉시 사라졌다.

 

“아, 정말 죽는 줄 알았네.”

 

정화는 가쁜 숨을 내쉬며 이마에 흐른 진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진짜 아빠는 어디서 찾지?

 

정화는 아빠를 찾을 생각으로 주위를 이리 저리 살피고 있을 때 정화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어디선가 유동인과 정화의 엄마가 홀연히 모습을 드러내 조용히 다가왔다.정화는 새삼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여기 있는 네 아빠가 진짜인데 도대체 뭘 찾겠다는 거야?

 “거짓말!

“정화야!

 

그때 다가온 유동인은 정화의 행동을 이해못하겠다는 듯 곤혹스런 표정을 지으며 덥썩 그녀의 손을 잡았다.정화는 아버지로부터 어렸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산책로를 걷던 기억이 자신에게 전해져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그러자 이내 신기하게도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엄마의 시선도 점점 익숙하게 느껴졌다.

 

(맞아,내가 괜히 의심을 했어. )

 

정화가 엄마 아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무렵 파란 하늘에서 찬란히 빛나던 태양이 갑자기 소리를 내며 사라져 버렸다.

 

“안돼!

 

그 순간 정화 엄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는 단발마 같은 고함를 질렀다.그런데 정화의 눈앞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지금껏 화려했던 도시풍경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대신  거대한 오페라 하우스 같은 낯선 실내풍경이 그녀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그곳에 수 천명의 사람들이 객속에 앉아있었다. 객석의 넓은 통로에는 방금 전에 그들이 타고왔던 의약수송차가 덩그라니 서 있었다.

 

“……!

 

객속에 앉아있는 수 천 명의 사람들은 마치 독한 약에라도 깊이 취해 있는 듯 갑작스런 사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링거액을 교체해주고 있던 고수영도 화들짝 놀라며 정화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저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혹시 지수가……

 

정화는 마침 헐레벌떡 그들에게 뛰어오는 지수를 보고는 말했다.역시 그녀의 추측대로 지수는 상기된 표정으로 바삐 말했다.

 

내가 전기차단기를 내려버렸어.”

네가?”

왠지 전에 여기와 본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빨리 차단기를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상해.”

 

지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뭔가를 기억해내려고 하자 정화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지수가 예전의 기억을 떠올렸나 싶어서 였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뭐지?”

 

정화가 걱정스런 시선으로 지수를 살펴볼 때 지수는 객석에 앉아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글쎄,”

 

 

자기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하던 정화는 그녀에게서 두어걸음 떨어진 곳 의자에 자기 아버지 유동인이 파리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흠칫 놀랐다.

 

우리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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