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화성행궁앞에서 무예24기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시범공연단입니다 .


 


답변을 마친 마치 검귀는 공노인의 표정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시선을 고정한다.


 


 


“시범공연단이요?


 


반문을 하는 공노인의 눈동자에 의구심이 가득 찼다.그 순간 검귀의 시선이 더 날카로와졌다.


 


“그렇소, 그런데 수련을 위해서 산속에 들어왔다가 용병들이 아이들을 해치려는 것을 보고 의협심에 도와준 것입니다.


, 그래요,”


 


 공노인은 그제서야 그의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었다는 듯 크게 고개를 끄떡이었다.좀더 공노인의 시선을 깊게 들여다보던 검귀 역시 날카롭게 빛나던 시선을 거둬들였다


저 절벽이나 공원에서 죽은 놈들은 우리가 그런 것이 아니요. “


 


검귀는 나이든 공노인앞에서는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앞질러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강조를 했다.


 


……”


 


공노인의 침묵을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것으로 받아들였는지 검귀는 부연설명을 했다.


 


우리도 왜 폭발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소.”


 


그의 말에 지수는 새삼 분노가 치미는 듯 한마디 거들었다.


 


처음부터 잔인하게 총질을 한 저 사람들의 책임이 더 크죠.”


맞아요.어쩔 수 없는 정당방위예요.”


 


다리에 총상을 당한 장미옥은 다리를 감싸며 원통하다고 듯 흐느꼈다. 엄청난 사건을 처음부터 겪은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붉은 갑옷의 병사들을 옹호하고 나섰다.그런 아이들을 두고 공노인은 굳이 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어쨌든 잔인한 놈들로부터 아이들을 구해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공노인은 한발 더 나아가 진심으로 고맙다는 듯 다시 고개를 숙이자 검귀는 비로소 희미하게 만족한 미소를 짓는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하옇든 정말 고맙소.”


 


공노인이 또다시 고개를 숙이자 검귀는 공노인과의 대화가 조금 따분한 듯  말머리를 돌렸다.


 


“우리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당분간 놈들이 섣불리 공격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검귀가 호탕하게 말했지만 영훈은 용병들이 금방이라도 쳐들어올까봐 겁먹은 시선으로 주위를 이리 저리 살피며 말했다.


 


“그래도 혹시 다시 쳐들어오면 어떡하죠?


 


 영훈이 잔뜩 겁먹은 소리를 내뱉자 검귀는 호기롭게 웃으며 말했다


 


“그때는 우리가 다시 번개처럼 달려와 물리쳐 버릴 테니 걱정마라.


“정, 정말요? 고맙습니다.


대신 우리들에 대해서 절대 비밀로 해주기 바란다.”


알겠습니다.”


 


영훈이 얼른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검귀는 곧바로 부하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았다. 그리고는 각종 병장기를 정리하고는 검귀는 공노인에게 가벼운 목례를 하고는 단원들과 함께 발머리를 돌렸다. 그때 공노인은 검귀에게 서둘러 물었다.


 


 “그런데 무예연습은 어디서 하는 게요?


 “특별히 정한 곳은 없어요. 팔달산이 전부 우리 수련장이니까요. 하하,


 


검귀는 호탕한 웃음으로 얼버무리고 슬쩍 넘어가자 공노인도 그냥 예의상 물어보았다는 듯이 더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무예시범단치고는 수상한 점이 많은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이윽고 검귀가 이끄는 무리들이 북쪽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때 말없이 검귀 뒤를 따라가던 군관 한 명이 문득 뒤돌아본다.


 


“……!


 


앳띤 군관은 마치 지수를 찾고있었다는 듯 그와 시선이 딱 마주치자 수줍게 웃음을 지어 보냈다. 그 모습에 지수는 저 군관이 왜 자기를 보고 줄곳 반색을 하는 것일까 의문이 다시  들었다.그리고 어디서 그 군관을 보았을까하고 기억을 더듬었으나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 사이 사이에 검귀를 선두로 한 수상한 무리들은 숲속너머로 완전히 사라져 갔다.


 


,”


 


그들의 움직임을 끝까지 뚫어지게 바라보고있던 공노인은 그제서야 긴장이 탁 풀린 듯 비척거렸다. 줄곳 억지로 태연한 척 했었던 듯 긴장감이 풀리면서  그의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짙어졌다.


그때 잔뜩  찌푸려있던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굵은 빗방울들은 팔달산의 땅바닥에 닿자마자  붉은 핏자국을 모두 깨끗이 닦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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