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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 ㅣ 나의 대학 사용법
이범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평점 : 
미래의 희망은 교육이 근간이다. 이 점에 대해 반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교육을 통해 우리 미래가 그려진다고 가정한다면 현대 교육에 대한 진단과 우리 시대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다. 교육 평론가 이범의 “나이 직업 우리의 미래(이범, 창비, 2018)”는 그 과정을 돕는다.
이 책의 제목만 보면 ‘직업’과 ‘미래사회’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다루는 내용은 훨씬 더 폭넓다. 국내 최고대학이라 불리는 S대 출신, 사교육계 유명 강사, 무료 강의자, 라디오 진행자 등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저자 이범은 이 책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과 교육 정책에 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뒤따르는 직업사회와 미래사회의 변화까지 총망라한다.
나는 이 책에서 3가지 부분을 눈여겨봤다. 첫째, 우리가 받아온 교육과 노동시장의 변화다. 해외와 아시아의 교육 특징을 비교하며 상대 평가, 객관식, 특목고 중심의 우리나라 교육을 비판한다. 정답에 갇혀 자유로운 사고를 할 줄 모르고, 석차 중심의 평가에 몰두하는 이상 우리나라 미래가 그리 밝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노동시장에서 대학 서열화와 고시 제도가 만들어낸 정부의 학벌이 무너지고, 정부 주도 경제 역시 완화됨에 따라 학벌 중심의 채용이 아닌 능력 중심의 채용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둘째, 급변하는 사회에서 중요한 국가적 지원을 촉구한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일생 동안 직업을 여러 번 바꿀 확률이 높아진 현대사회에서 쫓기듯 일자리를 구하지 않아도 되도록 국가 차원에서의 일자리 확충과 실업급여의 충분한 지원을 요청한다.
셋째, 청년들 스스로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모두 한 배를 타고 있는 청년들은 서로를 운명 공동체로 여기고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실용적인 태도와 연대정신이 필수적이다. 실용주의는 이론적인 옳고 그름이나 정치적 일관성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를 우선시 하는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토론을 통한 실용적인 문제해결이 필수적인데 정치적 입장만을 고수하다가 대화조차 되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직접적인 교류와 간적적인 교류를 통하여 상호 이해 수준을 높여 하나의 연대를 형성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 책 곳곳에서 교육평론가이자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다운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과 판단이 돋보인다. “이 제안에 반대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신의 대안을 내놓으십시오.”(203p) 책의 제일 마지막 문장인 이 말은 마치 저자 자신이 이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 철저히 고민해 보고 씨름해 보았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 같다. 교육과 미래사회 등에 문제제기가 무한정 쏟아지는 요즘, 이 책의 내용부터라도 곱씹으며 하나하나 내게 필요한 대안을 마련해 가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