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순간 영원을 살고 - 시인 엄마와 소설가 딸의 찬란하고 투명한 생의 단어들
장은옥.김현경 지음, 안소영 그림 / 청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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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소리 없는 눈물로 마음에 모시게 되는 시와 산문이었습니다. 어머니와 딸, 떠나는 시간과 남겨진 시간을 보듬어 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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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순간 영원을 살고 - 시인 엄마와 소설가 딸의 찬란하고 투명한 생의 단어들
장은옥.김현경 지음, 안소영 그림 / 청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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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순간영원을살고
장은옥.김현경
안소영그림
청미출판사

식용유, 계란, 커피, 김치, 장, 과일, 연근, 고기, 설탕....작은 메모지 한장에 적혀 있는 마트에 가서 사와야 하는 물건들.

9월 3일 10시 15분 어머니의 마지막 호흡이 멈추고 되돌아온 기숙사 원룸 책상 위에 놓여진 한장의 메모...나에게 남겨진 어머니의 존재를 기억할 수 있는 한 장의 메모.
  한장의 메모가 나에게 어머니를 사랑하는 순간으로 가는 티겟이고, 영원을 살아가는 표라는 것으로 간직하게 됩니다.
 
  장은옥 시인의 시와 김현경 작가의 글은 서로 비스듬히 기대어 있습니다.
인간의 인 이라는 한자가 서로를 비스듬히 받치고 있다고 하는데, 시인의  시에 담겨진 어머니에 대한 사모곡과 딸이 시인의 어머니를 향한 사모의 글은 다른데, 같은 느낌으로 나의 눈 안에 스며들어 왔습니다.
  사랑하는 순간....영원을 살고.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청년이었던 딸의 마음....이 담겨진 문장에서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중년이 된 아들의 마음에 시인의 시와 작가의 글에서 나는 자음과 모음은 서로의 단어가 서로 맞대어 있고, 기대어 있듯이 어머니와 나의 시간을 아주 짧은 시간 속에서 서로 맞대어 있고 기대어 있음을 읽게 됩니다.
   어머니의 죽음도 나에게 생과 사는 그렇게 서로 사람 인처럼 서로 비스듬히 서로를 맞대어 기대어 있는 것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의 순간과 사랑의 영원이 서로 맞대어 비스듬히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읽게 되는 순간, 지금 나의 삶은 생과 사의 순간이며 영원이라는 것으로 이어보게 됩니다.
  어머니를 떠나보낸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책을 마주하기 먹먹한 느낌이었지만, 어쩌면 이 책은 나를 위로 하는 책이고, 나의 25년 초가을의 시간을 안아주는 책이됩니다.
  책의 하얀 종이 위에 어머니의 이름을 적어보고, 또 나의 이름을 적어봅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작은 메모를 붙여 봅니다.

식용유, 계란, 커피, 김치, 장, 과일, 연근, 고기, 설탕...

"우리가 누린 행복은 함께 했고,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모두 누릴 수 있었던 것인데, 아무리 사랑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 고통은 나눠질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다.  오히려 사랑했던 만큼 헤어지는 고통이, 고통을 함께 할 수 없는 슬픔이 커진다는 사실 때문에 또 한 번  슬펐다."p.25

"그리고 마지막 순간, 나는 엄마의 손을 잡고 , 계속 속삭였다. "괜찮아, 엄마. 다 괜찮아."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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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 우울증 -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고장 나 버린 사람들
주디스 조셉 지음, 문선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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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부러지거나 넘어져서도 안된다는 절대  멈추면 안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더 몰아세웠다. 그렇게 몰아 세웠던 날, 나는 시간의 절벽, 그 낭떠러지 끝에 있었고, 나는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그 마음의 가장자리, 모래성을 쌓고 그 깃발을 꽂았다고 생각했는데,  바람에,  파도에,  사람의 손에 나의 모래성은 파훼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단 한번의 바람에 단 한번의 파도에 단 한번의 타인이나 나의 손에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고기능우울증, 이것이 무슨 용어인가? 간단 명료하게 정의하자면,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는 듯 모두를 위해 애쓰며, 바쁘고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정작 내면적으로 자신의 기쁨은 서서히 사라져 피로감, 무감각, 초조함 등의 감정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p.6~7) 을 고기능 우울증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고기능 우울증의 여러 발현되어지는 상태 3가지-마조히즘, 무쾌감증, 트라우마-에 대한 평가에 나를 재단해 보았습니다.

  고기능우울증의 화살표는 나를 향하고 있다는 것에...내 이럴 줄 알았어...존재하되 드러내지 않았던 나는 까뒤집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S 식품회사에서 20년이 넘는 시간을 일하면서, 만들어진 나를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중 일월화수목금 72시간의 일과 토요일 11시간의 근무, 주 평균 80시간의 일에 20년이라는 시간은 일, 집 뿐이었습니다.그렇게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버티었는데, 딱 10년이 지난 시점에 스스로 나는 시간의 절벽 그 끝에 서 있는 듯 했습니다.

더이상 버티기 힘들것 같다는 삶의 자괴감. 나의기쁨이 무엇이었나? 나의 즐거움이 무엇이었나? 이대로 멈출 것 같은 마음이면서 멈추면 안되는 데 아무 감각없고 일에만 극도로 예민해진 나의 선은 끊어질 정도 탱탱하게 잡아당겨져 있었습니다. 

책 속의 사례 속 인물은 바로 나의 모습이었습니다.

  진급하면 좀 나아질려나 싶었지만, 더 많은 일과 책임, 말과 말 들의 부딪힘 속에서 거품많이 가득 생겨버렸습니다.
  주 52시간 그건 나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직장은 내 목에 채워진 줄이요, 쟁기요, 코투리였음에 지쳐가고, 또 병들어갔습니다.
  고기능 우울증의 모습으로 살아가던 그 때,
'바꾸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 는 단호한 마음에 20년이 넘은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고기능 우울증이라는 굴레와 올가미에서 자유를 되찾는 5V-인정(Validatioin), 환기(Venting), 가치(Values), 활력(Vitals), 비전(Vision)- 이것이 어떤 의미로 체득되어야 하는지를 멀게는 10년전, 가깝게는 1년전의 시간을 통해서 깨닫습니다.  10년전 다시 책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통해서, 1년전 이직의 시간을 지나면서, 몸과 마음, 그 회복의 시간이 바로 5V의 시간이었기에,

   시간의 절벽으로 스스로를 내몰아 가는 이들에게 무조건 추천합니다.

당신의 발걸음이 사라지기 전에......

본 도서는 이키다 서평단에 참여로 포레스트북스 출판사에서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받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ekida_library
@forest.k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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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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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포레스트 출판사로 부터 도서와 일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았습니다.

작년, 여름이라는 계절 앞에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파우스트를 읽고 느꼈던 그 시간을 다시 상기하게 하는 한 권의 소설.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괴테 연구가의 손에 잡힌 티백의 꼬리표에 인쇄되어있는 한 문장이 과연 괴테의 문장이었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읽습니다.
   그의 아내와 딸, 그리고 친구,  제자, 자신의 스승인 장인에게 이르기까지 이 문장의 시작을 찾는 여정 속에서 생각나는 하나의 이미지.

   유년시절, 손가락에 끼우고 놀았던 동서남북이라는  종이접기의 형태를 떠올려보게 됩니다. 동서남북이라는 사면의 종이 위로  티백의 문장, 그리고 도이치 교수가 독일 유학에서 만난 친구 요한의 말이 쓰여져 있고,

  "독일 사람은 말이야"..."명언을 인용할 때 그게 누구의 말인지 모르거나 실은 본인이 생각해 낸 말일때도 일단 '괴테가 말하기를 '이라고 덧붙여 둬. 왜냐하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거든."p.23

   두 문장과 맞닿는 면에는 소설 속 인물 하나 하나의 이름을 쓰여져 있습니다. 서로 가까이 맞붙었다가 서로 멀찍이 떨어지며 하나의 문장에 이어져 맞붙어 지는 인물과 인물을 볼 수 있습니다. 도이치와 요한이 가까이 붙었다가 떨어지고, 딸 노리카와 아버지 도이치가 그리하고, 도이치와 아내 아키코가 또 그러합니다.

  집이라는 공간에서도 동서남북의 종이접기처럼 서로가 가까이 다시 떨어지고 도이치와 시카리의 인연도 그렇게 종이접기의 면에 붙었다가 다시 떨어지고 다시 붙어지는 하나의 손위에 손가락사이에 끼워진 종이의 벌림과 오므림으로 읽어갈 수 있습니다.

  시카리의 제자인 쓰즈키를 소개 받고 쓰즈키의 논문을 지도해 주는 만남에서도 그리고 쓰즈키와의 또다른 인연의 이어짐에서도 연상되어지는 것이 동서남북이라고 종이를 접어 놀았던 그 모양입니다.

  소설은 종이접기 같습니다. 한장의 사각의 종이를 꾸욱 눌러 접고 선과 선이 없음에도 모서리로 모서리를 이어 접으면 보이지 않던 선이 접은 선이 드러나고, 또 반으로 접고 뒤집어 접으면서 모양을 갖추어가지만 완전한 하나의 모양으로 보여질 때까지 알 수 없는 종이접기의 시간 처럼 소설은 그러한 접기의 시간을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가만히 이 책을 들여다 보면 도이치 교수의 괴테의 문장을 찾는 그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도이치 교수를 둘러싸고 있는  그들의 삶에 바로 이 문장이 어떻게 반응하고 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서 종이접기의 시간으로 읽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말했다던 괴테의 문장이 접은 선에 부딪히는 인물들의 서사.

  아내와 딸, 딸의 남자친구, 친구와 제자, 장인과 나, 나와 독일인 친구 그들의 삶에 마주하고 있고 부딪혀온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들어 가는 관계의 면면을 탐구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소소함의 기억이 될 것입니다.

📃"괴테의 말에 따르면 그건 이 세계에 언제나 안개가 끼어 있기 때문이래. 즉 세계는 완전한 빛과 어둠의 중간에 있다는 거지. 빛과 어둠의 대립이 색을 이루는 거야"p.144  

📃"말이란 끝까지 불편한 도구야. 도무지 익숙해지는 법이 없거든."p.153

  작년 여름이 닿기 전에 쓴 2편의 파우스트 리뷰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시와 같은 리뷰에는 나만이 읽고 느꼈던 감정의 넘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가까이 아주 가까이 접었던 마음이 어떤 모양과 모습으로든 이 책을 통해서 나에게 스며들어 있음을 읽게됩니다.

  이키다서평단을 통해서 함께 하였습니다.

@forest.kr_
@ekida_library

숨겨진 소설의 마지막 접기의 문장을 적어봅니다.

  "Goethe said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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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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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한 청년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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