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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감정들 - 나를 살아내는 일
쑥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10월
평점 :
'무명' 이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에세이툰을 그리시는 쑥 @ssuk_essay_toon 작가님의 책 <무명의 감정들>
나와 같다는 동질감에서 큰 위로를 받을 때, 있으시죠? 저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에세이를 좋아하고 자주 읽거든요 힘들때면 항상 에세이를 찾아서 읽고 그 안에서 나와 닮아있는 이야기를 애타게 찾으며 울고 웃고 위로받아요
그러다보니 어떤 에세이를 읽어도 공감가는 부분을 찾아내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단어 하나하나 공감가는 책은 처음이었어요, 작가님도 저와 비슷한 어두운 터널을 견디고 지나오신걸까요? 근데 아마 다른 분들도 공감가는 내용이 많으실거라고 생각해요
가장 많이 공감하고 눈물흘렸던 이야기는 작가님이 퇴사하실 당시의 이야기였는데요, 제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하던 생각이랑 똑같아서 펑펑 울었어요
"이렇게 겪고 버티다 보니, 내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 이제라도, 지금이니까,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로지 나를 위한 선택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 괴로워하는 나를 방치하지 말자. 그런 선택도 해보자."
"고민을 좀 접고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살다가 죽기에는 아까울 것 같으니까. 그럼 살고 싶은 대로 살아봐야겠다. 이왕 태어난 김에, 물결에 휩쓸려서 남들이 정한 대로 살지 말고.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 그래보자."
그때 당시에는 왜 그렇게 미련하게 견디고 버텼을까요? 저는 결국 끝까지 버티다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중환자실에... 폐쇄병동 생활까지... 그래도 다행히 죽지 않고 살아서 그때서야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 전에 이런 글을 읽었다면 빨리 좋은 선택을 했겠죠, 나를 잃어가며 버티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제발 그러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울을 잘 달래서 잠재우며 살다가도 종종 다시 찾아오는 그 끔찍한 감정들도 제 능력으로는 잘 표현할 길이 없었는데, 제 기분이 똑같이 표현된 작가님의 글을 읽고 어쩐지 괜찮아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아.. 그냥 원래 이런 사람도 있는거구나' 이런 느낌
"나쁜 것은 내 것 같았다. 마음에 슬픔과 불안이 드리우면 '원래의 나로 돌아왔구나' 하고 생각했으니까. 전등이 켜지지 않은 축축한 방은 아주 내 것 같았다. 불이 켜진 선선한 공간은 영 생경했다. 전등도, 빛도, 에어컨도, 전기도 모두 빌려온 것이니까. 유용하고 밝은 것들은 모조리 잠깐 곁에 있는 것 같았다."
제가 가장 공감갔던 부분을 말씀드리다보니 리뷰가 너무 우울해졌는데.. 그렇게 우울한 책이 아닙니다. 저 이번주에 올해 첫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것마저도 너무 공감가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이 책 읽다가 두고 여행 다녀와서 이어서 읽었는데 아래 내용 보고 너무 똑같아서 미소가^^
"너무 좋다. 행복해. 진짜 맛있다. 를 하루에 삼백 번씩 말하는 여행. 차에서 경쾌한 음악을 따라 부르고 바닷바람을 맞고 시답지 않은 농담에 깔깔거리는 낭만을 함빡 얻고 오는 길."
아 그리고 '귀여움 찬양'이라는 이야기에도 깊이 공감했습니다. 귀여운건 정말 최고죠 귀여운건 세상을 구하고 귀여운건 기분을 좋게 해주며 귀여운건... 아무튼 최고입니다. 여러분, 공감하시죠?
"귀여운 건 강력해. 제가 이 주장에 얼마나 진심이냐면요. 졸업 작품 주제로 선정했을 만큼입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멋짐과 아름다움은 조금만 어긋나도 그렇지 않게 보이지만 귀여운 건 어떻게 해도 귀엽다."
지치고 힘들때 읽어보다보면 나와 똑같은 감정을 만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이 책. 추천드립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