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아로새겨진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7
다와다 요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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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뿌리, 가족이 아닌 언어의 친구를 찾는 여정. 책 한 권을 넘어 한 세계관이 담겨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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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과 영상의 기호학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이수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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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으로 웹툰과 영상을 본다는 것은 콘텐츠를 하나의 의미구조로 파악한다는 의미다. 이는 내용이 아닌 형식에 근거한다. 재료를 '어떻게' 구성했는지가 핵심이다.

 어떤 작품을 보고 "재미있었다", "어떤 장면이 좋았다"고 피상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그런 태도를 거부한다. 트랜스미디어의 핵심은 '형식의 변화'에 있다. 내용만 이야기할 거라면 그것이 책이든 영화든 웹툰이든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형식을 말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작품을 분석하는 가장 물질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웹툰의 종적 공간과 영상의 횡적 공간 활용에 대한 분석이다. 한 인물이 달리는 장면을 영화나 웹툰에서 담는다고 치자. 영화에서 '달린다'는 움직임을 강조하는 방법은 대부분 횡적 움직임으로 이뤄진다(레오 까락스의 <나쁜 피>에는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횡적 달리기 장면이 등장한다). 반면 사용자의 종 스크롤에 의존하는 웹툰은 달리기 등 움직임 표현을 주로 종적으로 표현한다. 영상과는 달리 딱히 프레임의 제한도 없다. 작가는 프레임을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종단의 독서는 횡단의 독서처럼 사용자의 시선을 오래 붙잡아두지 않는다. 기억되는 방식이라기보다 휘발되는 방식의 독서다. 따라서 매체와는 관계없이 횡적 표현이 중시되야 하는 포인트들이 있다. 하나의 인장을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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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야르 드 샤르댕 컴북스 이론총서
김성동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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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철학이라는 샤르댕의 주제는 굉장히 독특해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읽다보면 그의 사상이 굉장히 왜곡의 여지가 많고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악용되고 있는 진화생물학의 문제와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샤르댕과 가까운 사상은 질베르 시몽동의 개체화 이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샤르댕에게는 '오메가 포인트'라는 분명한 진화의 종착점이 있다. 이것이 가톨릭적 신이다. 이 점에서 샤르댕의 일원론적 사상은 능산적 자연(natura naturatans)의 생성원리와도 다르다. 샤르댕의 독특한 포지션 때문에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샤르댕의 가톨릭 신부이자 자연과학자인, 또 진화철학자이자 고생물학자, 참전군인인 독특한 삶의 궤적이 그의 철학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최소한 사랑을 존재와 존재간의 친화성으로 규정하고 인간 너머 물질 세계 전반에 사랑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그의 철학은 부정이 아닌 긍정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가톨릭 혹은 진화생물학에 기초한 그의 성애에 대한 입장은 다소 걸러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보인다).

"사랑은 분명 사람에게 나타난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그것은 우주로 뻗어있고 공간과 시간으로 무한히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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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설득 : 동의를 얻어내는 10가지 말하기 기법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이현우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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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챕터가 순응 기법에 기반한 설득적 말하기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같은 순응 기법이라고 할지라도 그 자체가 다른 말하기 방법과 완전히 대치되는 경우도 있다. 모순이라기보단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는 형태다. 안녕하세요라고 안부 묻기,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표현들에 담긴 사회적 함의와 그 반응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도입부에서 "말하기에 어느정도 정답이 있다"고 파격적으로 주장하는 필자의 말처럼 이 책은 우리의 기존 말하기 방식에 부족한 1%를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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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키틀러 컴북스 이론총서
유현주.김남시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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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 키틀러의 가장 유명한 문장이다. 키틀러는 사유하는 주체적 인간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가 흔히 쓰는 '소위 인간'이라는 인간에 대한 격하가 이를 증명한다. 그는 기술 변화(발전이라는 표현은 키틀러의 입장을 명백히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가 만들어내는 삶의 방향에 주목했다. 키틀러의 대표 저서 <<축음기, 영화, 타자기>>는 기계에 의해 변화하는 우리의 지각 체계를 보여준다. 그는 라캉의 상상계/상징계/실재계 개념을 차용해 이를 설명하는데, 축음기는 우리가 충만하다고 여겨온 소리(상상계)에 소음(실재계)의 존재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실재적이다.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재적으로 보이지만 한편 24프레임이라는 시각적 조작으로 실재의 흔적들을 지운다는 점에서 상상적이다(개인적으로 이 말에 동의하긴 어렵다). 마지막으로 타자기는 펜으로 대표되는 사유-언어화의 연속적 흐름을 타자 작업이라는 분절된 행위로 나누었다는 점에서 상징계를 대표한다. 보통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타자기를 언급하며 키틀러가 주장한 펜의 '남성적 글쓰기'에서 타자기의 '탈성적 글쓰기'인데, 이 표현이 어느 정도 비유의 성격을 갖더라도 이 비유에서 사유하고 글을 쓰는 여성의 위치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키틀러에게 타자기 이전의 글쓰기란 모체(가이아)로부터 끌어온 것이며, 이 작업은 남성에 의해 완성된다. 탈성화된 글쓰기에서도 여성 주체의 글쓰기란 없다. 기록의 생산자는 남성 작가, 여성 타자수, 기계로 삼분할되지만, 이때의 여성이란 기록자일 뿐 정보의 생산자는 아닌 셈이다. 

이런 측면들 때문에 키틀러는 여성혐오자, 비관주의자, 기술결정론자라는 비판을 받곤 한다. 전부 키틀러 이론을 빗겨가는 말들은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키틀러 이론은 '인간' 개념을 집어던졌다는 점에서 탈인간에서 새로운 희망을 바라보는 포스트휴먼의 사유와 깊게 연결되기도 한다. 키틀러 이론에 대한 반성적 사유와 재고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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