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영상의 기호학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이수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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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으로 웹툰과 영상을 본다는 것은 콘텐츠를 하나의 의미구조로 파악한다는 의미다. 이는 내용이 아닌 형식에 근거한다. 재료를 '어떻게' 구성했는지가 핵심이다.

 어떤 작품을 보고 "재미있었다", "어떤 장면이 좋았다"고 피상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그런 태도를 거부한다. 트랜스미디어의 핵심은 '형식의 변화'에 있다. 내용만 이야기할 거라면 그것이 책이든 영화든 웹툰이든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형식을 말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작품을 분석하는 가장 물질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웹툰의 종적 공간과 영상의 횡적 공간 활용에 대한 분석이다. 한 인물이 달리는 장면을 영화나 웹툰에서 담는다고 치자. 영화에서 '달린다'는 움직임을 강조하는 방법은 대부분 횡적 움직임으로 이뤄진다(레오 까락스의 <나쁜 피>에는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횡적 달리기 장면이 등장한다). 반면 사용자의 종 스크롤에 의존하는 웹툰은 달리기 등 움직임 표현을 주로 종적으로 표현한다. 영상과는 달리 딱히 프레임의 제한도 없다. 작가는 프레임을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종단의 독서는 횡단의 독서처럼 사용자의 시선을 오래 붙잡아두지 않는다. 기억되는 방식이라기보다 휘발되는 방식의 독서다. 따라서 매체와는 관계없이 횡적 표현이 중시되야 하는 포인트들이 있다. 하나의 인장을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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