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부자 프로젝트 - 하루 만 원으로 시작하는
채상욱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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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로 주가가 급락한 후 일어난 동학 개미운동, 서학 개미운동에다가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의 공모주 청약 덕분에 뉴스에서 주식에 대한 소식을 듣지 않은 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너나 할 것 없이, 심지어 빚을 내 투자를 하다보니 빅히트 주식 환불 사태까지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웬만한 주식은 사기만 하면 무조건 오른다지만 그래도 오르는 주식과 떨어지는 주식은 분명히 있기 마련이고 그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공부는 필수적이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 있는 주식책들을 여러 권 읽어봤는데 각각의 세부적인 내용은 차이점이 있지만 단타로 샀다 팔았다 하지말고 진득하게 가치투자를 해야하고, 회사의 재무정보를 살펴야한다는 등의 공통된 내용들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런 일반적인 주식 투자자들의 상식을 깨는 주장들이 있어서 신선하고, 약간은 충격적이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장에서는 저자가 2008년 금융위기 때 10년 동안 모은 자산의 90% 이상을 잃고 나서 깨달은 점들을 이야기하면서 초보 투자자들에게 소액으로 1주씩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시작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2장  "당신이 알고 있는 투자 원칙은 틀렸다" 에서는 주식 투자에 대해 우리가 상식으로 여기고 있었던 원칙들에 반대되는 저자의 의견이 서술되는데 아마 이번 장이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이 아닐까 싶다. 만일 누군가 시간이 없어서 이 책의 한 챕터만 읽어야 되는데 어디를 보는게 좋겠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2장을 꼽을 것이다. 그만큼 인상깊은 내용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이야기 해보자면 첫 번째는 "회계는 필요없다." 이다.

보통 정석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기업의 재무제표를 볼 줄 알아야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는데 저자는 투자를 위해 회계를 공부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어설픈 재무분석으로는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엔론이나 루이싱 커피와 같이 기업이 마음먹고 분식회계를 저질렀을 때 그것을 알아내기란 회계사들도 힘들며, 무형 자산을 기반으로하는 서비스 기업 같은 경우는 제조업 기반의 현재 재무제표 방식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가 어렵다. 유명한 테슬라나,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쿠팡 같은 종목 뿐만 아니라 바이오주들 도 재무제표 상으로는 수익이 적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주가는 실적의 몇 십배에 달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재무제표로는 표현되지 않는 미래 가치가 투자자들에게 인정받고 있기 때문인데, 만일 재무제표에만 의존해 기업을 평가하는 투자자라면 이런 기업들의 가치를 알아보기가 어렵다.

두 번째는 "PER가 아닌 멀티플에 집중하라." 이다. 일반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려면 그 기업의 PER가 몇 인지 정도는 무조건 보고 들어가야 한다고 할 정도로 주식 투자자들에게 PER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저자는 PER가 아닌 멀티플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PER과 멀티플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PER은 현재 주가가 이익 대비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계산한 지표인데 저자는 이 수치가 바로 시장에서 그 기업이 평가받는 수준을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 단순히 주가가 이익 대비 몇 배냐하는 PER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 밸류에이션을 의미하는 "멀티플"이라고 불러야한다는 것이다. 같은 수치라도 PER이라고 보는 것과 멀티플이라고 보는 것에는 차이가 있는데 PER이라고만 보면 수치가 낮을 때 주가가 이익 대비 저평가라고 여기고 해당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수치를 멀티플로 봤을 때는 오히려 수치가 낮은 것이 시장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밸류를 낮게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여겨 이익이 많은 기업이라도 선뜻 투자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세 번째는 "물타기가 아닌 불타기만을 하라." 이다. 물타기란 종목이 하락한 상태에 추가로 투자하여 매수 평균단가를 낮추는 것으로 10,000원에 매수한 주식이 8,000원이 됐을 때 8,000원에 1주를 더 매수하면 총 2주의 평균 매수 단가가 9,000원이 되어 손실의 일부를 만회하는 것이다.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해 계속 매수하는 것인데, 주식에 오래 투자한 투자자들도 많이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 반대인 불타기를 하는 것이 주식 투자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한다. 물타기의 반대인 불타기는 주가가 10,000원에서 11,000원으로 올랐을 때 추가 매수하는 것으로 주가가 상승할 때는 오히려 불타기가 수익성 개선에 더 좋다고 한다. 물론 불타기든 물타기든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것인지, 고평가된 것인지, 그리고 미래에 성장성 있는 기업인지, 기업의 목표대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판단하고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을 때야 빛을 발하는 것이다.

3장에서는 2020년 현재보다 앞으로 100년 뒤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로 급격한 관심을 끌고 있는 제약,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산업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산업 등에 대한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고 각 산업군의 키팩터, 즉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지금 현재의 주가보다는 미래 먹거리 산업의 길목을 선점하려는 투자자라면 3장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다.

4장에서는 잃지 않는 투자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주로 성장주 투자에 대해 다루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성장주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것은 미래에 이미 충분히 성장한 후 주가가 비싸진 뒤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별 볼일 없을 때 저렴한 가격에 사서 나중에 큰 수익을 보길 원해서이다. 그렇다면 고도로 성장할 기업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가 관건인데 책에서는 첫 단계로 멀티플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기업을 찾아내고 두 번째로는 상승하기 시작한 멀티플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는지 예측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에서는 JYP 엔터테인먼트와 테슬라,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등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니 성장주 투자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마지막 장에 집중해야한다.

최근 서점가에는 주식 투자와 관련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는 이미 오랜 세월 주식시장에 투자해 왔던 독자들을 위해 각종 이론과 차트들이 빼곡하게 실린 전문적인 책들도 있고, 완전 초보들을 위해 대중적으로 쉽게 쓰인 책들도 있다.

이 책은 초보자들을 위해 어려운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지만 내용 면에서는 초보자들만을 타겟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이미 습관적으로 틀에 박힌 원칙대로 투자하고 있는 기존 투자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막 주식에 입문하는 초보자 뿐만 아니라 기존 투자자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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