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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운의 힘 - 돈보다 운, 상위 1% 운의 비밀 ㅣ 운 시리즈 1
박성준 지음 / ㈜소미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얼마나 힘들면 이런 책을 내가 다 읽었을까... 그리고 이 책이 왜 좋았을까...
작년은 정말 이래저래 안 풀리는 해였다. 드디어 박사 졸업할 줄 알았는데 차일피일 미뤄졌고, 구직에 일년 내내 매달렸는데 정말 한 군데도 붙지 못했다. 그 와중에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 내가 20대에 이룬 건 대체 뭔지에 대한 허탈함도 생겼고, 공부하느라 경력도, 모아둔 돈도 없다는 사실이 허망했다. 그래서 유튜브 쇼츠나 보면서 허망해하고 있다가 박성준 역술가의 영상을 여러가지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솔직히 말해서 사주나 풍수지리가 그냥 내 삶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내가 될 사람이라고 말해주길 바랐다. 30대에 대박날 것이고 40대에 돈이 막 굴러들어올거라고. 우리 집 현관만 치우면, 아니 이사만 가면 이제 모든 게 다 풀릴 것이라고. 아니면 나는 원래 안되는 사람이니까 그냥 포기해도 된다는 허락을 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 내 사주에 나는 그냥 안될 그릇이라고.
그런 해답을 얻지 못했지만 다른 의미로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은 자연 속에서는 남을 질투할 필요가 없다는 구절이었다. 자연 속에서 꽃은 나무의 무성함을 질투하지 않고, 잔디는 꽃의 개화를 질투하지 않는다고. 왜냐하면 각자 자기 자리에서 맡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니까. 작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가장 힘들었던 점 중 하나는 남은 잘되는 모습을 계속 봐왔어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의 잘되는 모습은 사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우리는 같은 직종도 아니고, 삶에서 원하는 게 같지 않았으니까. 나는 토마토면서 담쟁이가 열심히 담을 넘는 걸 부러워해서 나도 억지로 내 키를 키우고, 해바라기가 만개하는 걸 보고 내 꽃도 억지로 키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내 열매를 더 크게, 붉게 키울 생각을 하지 않고.
또 하나 이 책을 읽으며 의미 있었던 것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기 삶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본다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신용, 정직, 친절, 자유, 발전, 성장, 절제, 추진력, 인내, 지혜, 건강, 돈, 변화, 창조, 신뢰, 개척, 용기, 효율성, 실용성, 화합, 성공, 자신감, 근면, 긍정. 이 책을 읽은 후, 이 가치들에 대해 매일 하나씩 반추하고 있다.
이 과정 중 나에게 신용과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롭게 깨달았다. 나는 양에 승부하느라고 한동안 정말 대충대충 이것저것 해왔다. 제대로 하는 것보다 내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무언가를 더 넣기 위해서. 그 와중에 나도 모르게 나는 나에게 많이 실망해왔던 것 같다. 물론 되돌아보면 자신감을 위해선 일단 해 보는 과정도 분명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으니, 믿음직스럽게 해내는 두 번째 과정으로 넘어갈 때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풍수는 "이 땅을 사세요!" 같은 세속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은 아니지만, 그래서 삶에 적용하는 게 더 쉬웠던 것 같다. 결국에 좋은 풍수는 공간에 예의를 다하는 일이라고 이 책은 이야기한다. 이사하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예의는 내가 갖고 있는 물건에까지도 전달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가 쓴 자리를 잘 정리하고, 내가 쓴 물건을 제자리로 옮겨놓는 일을 습관화하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내 삶을 편리하게 해주고 나를 지켜주는 물건과 공간들에게 조금이나마 예의를 다하고 싶어서.
이런 위안을 받고 나니 오히려 "오늘 나의 운은 어떨까?" 라는 질문은 잊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운이 나쁜 날 지원을 해서, 운이 나쁜 날 인터뷰를 해서 떨어진 것이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도 사라졌다. 그냥 나라는 정원을 가꿔가는데 안달이 나기 시작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