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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
김새별.전애원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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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무브 투 헤븐>을 보고나서 이 책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사한 이후 정리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신파극이지만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요즘 넷플릭스 작품들이 그러하듯, 아쉽고 애매하게 드라마가 끝나버리는 바람에 조금이나마 그 여운을 느끼고 싶어 원작 아닌 원작을 찾아 읽게 되었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은 유품정리사로 일하는 저자 김새벽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그가 정리하는 현장은 다양하지만 특히 고독사 현장에 대한 글이 많다. 혼자서 견디다 돌아가신 분들의 이야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외로운 청년들과 어르신들을 동정하는 마음이 가장 많이 들었다. 정말 한 명만 더 관심을 가져줬어도... 특히 젊은이들의 죽음이 아쉽다. 세상이 들이대는 성공과 "살아도 되는 삶"이라는 잣대를 정말 살짝만 밀어 줄 사람이 있었으면 행복을 찾았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홀로 돌아가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보면 자식들이 참 매정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키워주신 조부모님을 외국에서 공부한다고 모른 척 하는 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이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를 위해 원한 삶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지만, 그것만으로 외로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기에. 이 책에 등장한 한 할머니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신지 사흘이 지나서야 발견되었다. 


사흘 이상 할머니를 보지 못하고도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것이 오랫동안 할머니를 대해온 이 가족만의 방식이다.

마음이 아프면서 죄책감도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저자의 산문은 담백하기에 이 책의 내용과 잘 들어맞는다. 여러가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지만 그 사유가 거창하거나 겉멋만 들지 않았다. 정말 죽음과 그 이면의 삶과 부딪혀 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상머리에서만 세상을 접하는 나 같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그래서 적어도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부록으로 포함된 <유품정리사가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을 일기장에 옮겨적었다. 나의 죽음은 머나먼 미래의 일이라면 좋겠지만, 사람 사는 일은 아무도 모르니까. 나는 인문학의 가장 큰 가르침은 죽음에 대한 준비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언젠가 경험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이해하고 그 순간이 두렵지 않게, 후회없이 살 수 있도록 나의 가치를 정립하는 과정.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은 그 중요한 수업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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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운의 힘 - 돈보다 운, 상위 1% 운의 비밀 운 시리즈 1
박성준 지음 / ㈜소미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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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면 이런 책을 내가 다 읽었을까... 그리고 이 책이 왜 좋았을까...

작년은 정말 이래저래 안 풀리는 해였다. 드디어 박사 졸업할 줄 알았는데 차일피일 미뤄졌고, 구직에 일년 내내 매달렸는데 정말 한 군데도 붙지 못했다. 그 와중에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 내가 20대에 이룬 건 대체 뭔지에 대한 허탈함도 생겼고, 공부하느라 경력도, 모아둔 돈도 없다는 사실이 허망했다. 그래서 유튜브 쇼츠나 보면서 허망해하고 있다가 박성준 역술가의 영상을 여러가지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솔직히 말해서 사주나 풍수지리가 그냥 내 삶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내가 될 사람이라고 말해주길 바랐다. 30대에 대박날 것이고 40대에 돈이 막 굴러들어올거라고. 우리 집 현관만 치우면, 아니 이사만 가면 이제 모든 게 다 풀릴 것이라고. 아니면 나는 원래 안되는 사람이니까 그냥 포기해도 된다는 허락을 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 내 사주에 나는 그냥 안될 그릇이라고.


그런 해답을 얻지 못했지만 다른 의미로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은 자연 속에서는 남을 질투할 필요가 없다는 구절이었다. 자연 속에서 꽃은 나무의 무성함을 질투하지 않고, 잔디는 꽃의 개화를 질투하지 않는다고. 왜냐하면 각자 자기 자리에서 맡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니까. 작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가장 힘들었던 점 중 하나는 남은 잘되는 모습을 계속 봐왔어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의 잘되는 모습은 사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우리는 같은 직종도 아니고, 삶에서 원하는 게 같지 않았으니까. 나는 토마토면서 담쟁이가 열심히 담을 넘는 걸 부러워해서 나도 억지로 내 키를 키우고, 해바라기가 만개하는 걸 보고 내 꽃도 억지로 키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내 열매를 더 크게, 붉게 키울 생각을 하지 않고. 


또 하나 이 책을 읽으며 의미 있었던 것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기 삶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본다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신용, 정직, 친절, 자유, 발전, 성장, 절제, 추진력, 인내, 지혜, 건강, 돈, 변화, 창조, 신뢰, 개척, 용기, 효율성, 실용성, 화합, 성공, 자신감, 근면, 긍정. 이 책을 읽은 후, 이 가치들에 대해 매일 하나씩 반추하고 있다.


이 과정 중 나에게 신용과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롭게 깨달았다. 나는 양에 승부하느라고 한동안 정말 대충대충 이것저것 해왔다. 제대로 하는 것보다 내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무언가를 더 넣기 위해서. 그 와중에 나도 모르게 나는 나에게 많이 실망해왔던 것 같다. 물론 되돌아보면 자신감을 위해선 일단 해 보는 과정도 분명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으니, 믿음직스럽게 해내는 두 번째 과정으로 넘어갈 때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풍수는 "이 땅을 사세요!" 같은 세속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은 아니지만, 그래서 삶에 적용하는 게 더 쉬웠던 것 같다. 결국에 좋은 풍수는 공간에 예의를 다하는 일이라고 이 책은 이야기한다. 이사하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예의는 내가 갖고 있는 물건에까지도 전달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가 쓴 자리를 잘 정리하고, 내가 쓴 물건을 제자리로 옮겨놓는 일을 습관화하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내 삶을 편리하게 해주고 나를 지켜주는 물건과 공간들에게 조금이나마 예의를 다하고 싶어서. 


이런 위안을 받고 나니 오히려 "오늘 나의 운은 어떨까?" 라는 질문은 잊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운이 나쁜 날 지원을 해서, 운이 나쁜 날 인터뷰를 해서 떨어진 것이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도 사라졌다. 그냥 나라는 정원을 가꿔가는데 안달이 나기 시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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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첫 출근한 50대 일용직 노동자 사망

https://www.khan.co.kr/economy/market-trend/article/2023010809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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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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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한편 읽고나서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단편 소설집. 정보라의 이(異)세계가 너무 익숙한 이유는 이 세계와 너무 닮아있어서겠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사이에서 뒤틀린 괴물들과 홀로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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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글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릴 때부터 나는 글쟁이가 되고싶었다. 하지만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하느라 늘 벽에 부딪혔다. 한 번에 대단한 글을 써내야만 했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쓰는 것 자체가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극복해내지 못해 늘 쓰다지우다를 반복했다. 


하지만 2022년, 처음으로 그저 그런 글이라도 꾸준히 써보자고 생각했다. 늘 완벽한 서평을 쓰려고 벼르다보니 아무 글도 못 썼다. 하지만 100자 정도면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돌아보면 한심하게 쓴 평도 참 많고, 어쩌다가 알라딘 사이트에서 다른 사람들이 남긴 평을 보면 "아, 이렇게 책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군" 배운 점도 있다. 부족한 점이 있지만 어쨌든 9월부터 꾸준히, 읽은 한국어 책은 전부 기록했다. 작지만 해냈다. 


2023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읽은 책에 대해 한 문단씩 쓰려고 한다. 100자 안에는 못다한 말이 많았으니까. 그 말들은 한 문단으로 정리해서 올려야지.


이미 며칠 전부터 영어로는 읽은 책, 본 영화에 대해 한 문단씩 쓰고 있다. 근데 참 신기하게도 한 문단'만' 쓰려고 앉아도 그게 두 세 문단이 된다. 한 장을 쓰려고 하면 잘 안되는데. 


이게 내가 늘 바라던대로 글을 쓰면서 살아가는 첫 걸음이길 바란다. 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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