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화

커버링

7장 권리를 발명하다
사회권과 자유권
배려와 침해
이동권이라는 신조어

8장 아름다울 기회의 평등
매력 불평등


정체성과 이야기서사 구체적인 삶의 언어 화 존엄

앞에는 개념정의로 이래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은 뒷부분에ㅠ전개되며 충분히 이해가능하고 설득당한다.

p.5
자신의 삶과 오롯이 대면하는 순간을 겪고난 이후의 사람에게서 보이는, 감히 위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이책은 삶으로 쓴 텍스트다.

p.14-15
요컨대 ‘잘못된 삶‘이란 착하지 않거나 나쁜 짓을 저지른 삶이아니라 존중받지 못하는 삶, 하나의 개별적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는 실격당한 삶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아무리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도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하고, 장애나 질병이 심하고, 다수가 혐오하는 성적 지향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잘못된 삶‘이 되기 쉽다. 이들은 자기 삶의 이야기를 최선을 다해 작성해나가는 삶의 저자uthor‘들이지만, 이들을 배제하고 밀어내고 낙인찍는 사회적 관행과 정치적인 힘, 그리고 자기 존재를 발전, 확장, 농축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정치경제적 구조 때문에 ‘잘못된 삶’이라는 낙인을 안은 채 사회 밖으로 밀려난다.

결국 우리에게는 각자가 가진 생생한 고유성과 숨겨진 ‘아름다움’을 전개할 무대와 관객이 필요하다.

p.66-67, 69
사람들이 품격을 위해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퍼포먼스와 존엄을 위해 만들어내는 퍼포먼스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이를 직관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존엄을 구성하는 퍼포먼스에서는 그에 참여하는 모든 행위자가 실재(진실)를 공유한다. 그 공유하는 실재 위에서 서로가 서로의 연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대등하게 퍼포먼스에 참여한다. 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만 아이가 없는 대학 동기 앞에서 육아가 화제가 되었을 때 신속하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는 친구,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가족 앞에서 평소처럼 대화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하는 가족들, 카페 옆자리에서 시끄럽게 소음을 내는 자폐 아동에게 무관심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책으로 눈길을 돌리는 대학생. 이들은 모두 서로의 연기가 품고 있는 의도를 공유한다. 친구가 나를 배려해서 화제를 돌리고 있다는걸 나는 안다. 아픈 사람도 아프지 않은 사람도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평범한 일상을 조금이라도 더 함께하고 싶기에 시답지 않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저녁 식탁에 마주 앉는다. 자폐 아동의 부모는 소란 속에서도 태연히 책을 읽는 대학생이 무관심한 척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안다.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하는 상호작용은 실재를 공유하면서 그 존중을 강화한다.

반면 품격을 위한 퍼포먼스에서는 그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실재를 공유할 필요가 없고, 서로의 반응에 다시 반응하는 상호작용이 필요하지도 않다. 품격 있는 권력자의 고매한 태도를 연출할 때, 의전을 수행하는 실무자는 그 무대에 굳이 모습을 드러내 지 않는다. 때로 장애인, 노숙인, 빈자들이 권력자의 도덕적 선량함

p.99
당신은 장애인을(그리고 이 책이 말하는 ‘잘못된 삶의 어느 경우에 해당드) 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에 대한 어떠한차별에도 반대하며, 그들의 삶이 어려움이 따르기는 하겠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불행하거나 가치 없는 건 아니라고 믿는가? 그런 당신은 장애아가 태어나는 순간도 비장애아의 탄생과 마찬가지로 축복 과 기대,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한 경이로운 시간으로 기억할 자신이 있는가? ‘잘못된 삶‘도 존엄하고 매력적이고 풍성한 삶이라는것을 ‘변론‘ 하려는 나는, 간단한 시술로 내 장애를 고칠 수 있고 나와 같은 장애아를 출산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에도 거리낌 없이 그시술을 거부할 자신이 있는가?

p.137
우리는 종종 하루에도 몇 번씩 장애가 손해‘라는 생각과 나의 정체성을 이루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 사이에서 혼란을겪는다. 이는 우리가 장애를 온전히 수용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이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장애를 수용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장애를 수용한다는 말은 장애를 문화적 다양성이자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이라고 ‘믿는’ 것과는 구별된다.

p.139
객관적인 근거에 기초한 믿음이든 처한 상황에 따른 믿음이든,
‘믿음‘의 특징은 내 마음대로 믿거나 믿지 않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가 무엇인가를 수용한다.accept‘고 말할 때, 그것은 철 저히 자발적인 선택을 의미한다. 믿음은 나의 의지에 따라 믿거나 믿지 않기가 대단히 어렵지만, 수용은 오로지 나의 의지에 달려 있다.

p.139-140 앤드류솔로몬 [부모와 다른 아이들 1]
나는 우리가 신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 지금 같은 관점을 갖게 된 것은아니라고 실제로 생각해요. 사람들은 상투적인 말로 우리를 위로하려고 해요. "하느님은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주십니다" 라는 말처럼요. 하지만 샘이나 줄리아나 같은 장애아는 애초에 부모에게 선물이 될 운명으로 태어나지 않아요. 그럼에도 그 아이들이 우리에게 선물인 이유는 우리가 그들을 선택했기 때문이죠.

위의 진술에서 믿음과 수용은 명료히 구별된다. 침대 위에서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샘과 줄리아나)이 정말로 신의 선물이라고 여길 때 우리는 루스가 그러한 ‘믿음‘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아를 둔 어머니 루스는 신이 아이를 선물로 주었다고 믿을 객관적인 근거는 없음을 분명히 한다. 루스는 아이를 선물이라 믿어서가 아니라, 그 아이를 자기 삶의 선물로 ‘선택‘하기를 실천할 뿐이다.

수용은 객관적 근거에 의존하는 믿음과 다르기 때문에 맥락 의존 적context-related일 수 있다.

p.233 경남대학 장애인 편의시설 손해 배상 청구 판결2008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더는 가진 자들의 은혜적 배려가 아닌 전 국민이 함께 고민하며 풀어가야 할 사회적 책무로서 막연히 예산상의 이유만을 들어 그러한 의무를 계속적으로 회피할 수는 없다. .… 모든 인간은 자신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방법으로 일상생활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일상생활에 있어 아무런 제약이 없어 비장애인에게는 그 존재의 가치조차 논의하지 아니하는 이동권이 단순히 예산상의 이유만으로 제약을 받는 것은 이 시대의 모순일 수밖에 없는 바, 이러한 모순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결할 문제로서 조그마한 노력과 비용의 부담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이므로 더는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여 그 시기를 늦출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초적인 이동권마저 비장애인과의 형평성 및 예산상의 문제 등을 거론하며 그 시기를 늦추려고 하는 것은 비장애인들의 편의적인 발상에 불과하다고 할것이다.

p.255
신체적으로 아름다운 인간은 낭만적 사랑으로 더 쉽게 돌진하고, 나아가 그런 인간이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정의롭고 윤리적일 때 그아름다움은 더욱더 빛났다.

p.265-266 빙구, [고쳐쓴 이야기] [제자리, 제 자리] 턴투에이블 2017가을호 40-42p

네게 현실울 외면한 듣기 좋은 말들을 해줄 수 없어 슬프다

나의 현실은 무엇이며 엄마가 생각하는 현실과는 얼마나 다를까요? 나는 엄마가 걱정하는 ‘현실‘을 아마도 ‘근육병‘이라는 말로 바꿀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근육병에 대해서라면 제게는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습니다. …… 시간이 갈수록 근육이 약화되는 질병이라는 것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고, 원인도 치료 방법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발병 시기부터 진행의 양상과 속도 등등 모든 것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병원이나 의사 선생님도 무엇 하나 정확히 말해주지 못합니다. ……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근육병이 꼽슬의 몸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현실을 근육병이라고 말할 때, 나는 만성적이고 총체적인 우울감과 싸워야만 합니다.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고 않는 것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일은...... 언제나 실패와 좌절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근육병‘이라는 말과 꼽슬‘을 동일한 것으로 여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근육병과 꼽슬은 아주 다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를 만지면 얇고 물렁한 팔이 만져지고, 손을 잡으면 까칠하고 따뜻합니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 포스코 수영장에 가서 나무늘보처럼 느릿느릿 헤엄칩니다. …… 옆구리를 간질이면 몸부림을 치며 웃습니다. …… 말하자면 나는 이렇게 항변하고도 싶습니다. 나의 현실은 근육병이 아니라 꼽슬이라고. 나는 꼽슬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아주 많고, 아예 그를 데려와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p.276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콩깍지’는 어쩌면 알 수 없는 비합리적 힘에 도취된 상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섬세하게 분별한 그 사람의 미적 요소들이 완전하게 통합된, 그 사람의 초상화가 주는 아름다움을 말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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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프랑스 문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찾아 읽는 편도 아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나에게 딱 그런 위치다. 이번 북런치 책이 아니었다면 읽고싶은 목록에는 존재하지만 영원히 안 읽었을 책이다.

프랑스 문학은(연극을 포함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못찾겠고 무엇보다 유머코드가 나랑 전혀 안맞다... 게다가 단편이라니..! 예상대로 [나무]의 많은 작품들은 깊은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신기한 상상이네 하고 넘어갔다.

투명피부 수의 신비 황혼의 반란

내가 책을 읽는 방식에 대한 고찰


수의 신비 p.143-
어떤 숫자를 제일 좋아하는가
선입견에 대해 자유로움이 무엇인가

p.166
바닥이 무너져 내리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투명피부 p.59

나는 내 목숨을 구하기 위한 반사적 행동으로 외투를 활짝 열어젖혔다. 나를 공격하던 자는 내 알몸 정도가 아니라 한창 팔딱거리고 있던 내 혈관과 대부분의 장기를 보았으리라.
그는 비틀거리다가 스르르 허물어져 버렸다. 그러자 구경꾼들이 그를 도우러 와서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렇듯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누가 폭력을 당하는 광경은 견뎌 내지만, 어떤 사람이 자기들과 다르다는 것은 참지 못한다.
구경꾼들은 공격당한 나를 돕기보다 공격자를 보살피는 데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문득 그들에게도 나의 기이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그들의 반응은 턱없이 과도했다. 나는 가까스로 몰매를모면했다.
그들은 내 모습에서 그들 자신의 이면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인간이 순전한 정신적 존재가 아니라 살아움직이는 살덩이이자 갖가지 빛깔의 기관들 속으로 이상한 액체들을 순환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활동하는 장기들의 집합체이기도 하다는 것을 상기했으리라. 말하자면 나는 살가죽을 한두 꺼풀 벗기고 보면 우리 인간의 모습이진정 어떠한지를 그들에게 일깨워 준 셈이다. 내 모습은하나의 진실이지만, 아무도 그것을 정면으로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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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
넓은 의미에서 성경적인 ‘영혼 돌봄 사역’은 다른 사람의 신앙과 삶에 언제든 도움이 되고싶은 마음과 은사가 있는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p.20
영혼을 돌보는 상담가란,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여 주고, 그를 존중하면서도 실수를 바로잡아 주고, 그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는 모든 사람이다.

p.37
경청은 ‘적절한 대답’을 해주려는 강박에서 자유롭게 만든다.

p.43
영혼을 돌보는 일상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는 자신이 이해한 바를 상대방에게 다시 확인하며 물어보는 자세와, 상대방이 자기 의견에 동의해 주기를 기대하거나 강요하지 않으면서 자기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p.153
영혼을 돌보는 일상 상담이란 한 사람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선하심과 능력을 전하려는 노력이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하는 것"이 그 바탕이다. 우리가 자신과 남을 돌보는 토대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며 우리는 그 사랑에 반응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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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거래소
김상균 지음 / 알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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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
나는 무엇을 꿈꾸는 사람일까? 나는 어떤 기억을 만들어 가는사람일까? 이제껏 내가 발표했던 전문 서적과 창작했던 게이미피케이션 관련 콘텐츠들은 결국, 이 질문들에 관한 내 미완의 답변인 셈이다. 이 질문들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
당신은 무엇을 꿈꾸는 사람인가? 당신은 어떤 기억을 만들어가는 사람인가? 우리는 무엇을 꿈꾸는 존재인가? 우리는 어떤 기억을 만들어 가는 존재인가? 이런 질문들을 나누려는 욕심으로, 부족한 구성력과 문장력을 알면서도 이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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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의 청소부
박생강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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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어비앤비가 배경이라니. 작가의 친구는 망할거라고 했다지만 나는 에어비앤비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다. 사실상 현대문학의 현대와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가 다르다는 느낌을 계속 받아왔는데 마치 [쇼코의 미소]처럼 책의 주인공이 나와 같은 시대, 그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느낌을 주었다.
2.
여행을 갈 때, 게다가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정했다면 들고 갈 만한 책이다. 이를 빌미로 호스트와 친해질 수 도. 책도 얇고 무엇보다 빨간 표지 색깔이 마음에 든다. 여행에 가면 무릇 들고 다니는 모든 것에 신경을 써야하니 말이다.
3.
도입부는 읽기가 좀 힘들지라도 운의 이야기는 충분히 빠져들만 하다. 약간의 추리소설 카타르시스를 맛 볼 수도 있다. 작가의 다른 책도 궁금해진다.
ps. 왜 3점을 줬는지 기억이 안나네. 4점으로 수정.

p.90
나는 화가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불편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아버지는 계속해서 세수하듯 얼굴을 쓸었는데 얼굴에서 뚝 뚝 슬픔의 살비듬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p.116
"사실은 그래. 내 머리에서 사랑이 차지하는 영역은 아주 작은 것 같아. 내 일보다, 내 연봉보다,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하지만 내게 사랑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 나머지가 너무 부질없어 보일 때가 있어. 사랑은 약간의 레몬즙이나 바질 같은 거라서 그게 없으면 삶에 향기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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