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발명왕 14 - 상상력 발명 게임 내일은 발명왕 14
곰돌이 co. 글, 홍종현 그림, 박완규.황성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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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발명 경진대회 마지막 대결만을 앞두고

현재 꼴등인 등수에 이래저래 걱정이 많은 발명 B반. 지난 대회자료를 참고로

다음 결선과제를 예상해 보는데 일등 상대팀이라고 마음의 부담이 없진 않은가 봐요. 

잠시 치열한 경쟁을 잊고 이곳 사이언스 월드에 숨겨진 보물 상자를 찾아서 

상상 발명품을 만들어 보는 이번 미션은 동화에서 발명 아이디어를 찾아요. 

지난 대회 마지막 대결 주제와 비슷하기도 하고 꿈 속에 금도끼 은도끼 나무꾼으로

변신한 유한이 꿈이 딱 예지몽이었네요. 그만 잘난체 대마왕

상대팀 갑수에게 1등 도끼를 빼앗긴 불길한 꿈이 얼추 들어맞네요. 

 

그도 그럴것이 이번 미션은 원래의 팀이 아닌

각 팀의 대표가 사다리 타기로 새로운 팀원을 정하는데요. 

어쩌면 이런 뽑기에서까지 꼴등인 비운의 주인공 유한이가 꿈에서 예견한 듯

누구와 한 팀이 되었을 지는 알만하네요. 왜..? 하필..! 서로가 서로를 별로라 생각하는 건

뭐..도찐개찐. 둘 생각이 처음으로 일치하고요. 팀 결정이 끝나자마자 

서로 팀 리더가 되겠다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벌써부터 걱정이 되긴 하네요.

제가 보기에도 이 중에서 지지리 운없긴 이 둘 사이에 낀 일류가 최고인 거 같네요.

이제는 좋든싫든 이또한 흥미진진한 팀 대결이 펼쳐지게 됐으니 

어떤 재미난 상상 발명품이 만들어질 지 기대해봐도 좋겠죠^^

  

일단 각자가 생각하는 동화로 만들고 싶은

발명품을 얘기해보는데요. 먼저 아라비안나이트의 요술램프에서 

하늘을 나는 양탄자로 1인용 비행체와 망원경과 만병통치약을 합쳐 보기만 해도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안경을 시작으로 신데렐라 유리구두에서 투명망토를 만드는 거까지..

이러고 말로 떠들다간 다른 팀들이 숨겨진 보물상자를 다 찾을 거 같네요.

팀별로 찾을 수 있는 보물상자는 최대 두 개까지 찾을 수 있고요.

갑수가 원했던 신데랄라는 발명 A반 리더 예나랑 아름이 팀이 먼저 찾았네요.

아름이 팀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는 신데렐라 옷이 드레스로 바뀌는 장면에서 

상황에 따라 색이 바뀌는 드레스 발명품을 생각. 같은 동화래도

기발한 발명 아이디어는 참 무궁무진하네요.

  

빨리 뭐라도 찾아야 하는데 아직 보물상자 한 개도

찾지 못한 유한 팀은 서둘러 식물원으로 향하는데요. 요즘 빌딩의 벽을

식물로 뒤덮는 수직정원도 보고 간발의 차로 사과나무에 매달린

보물상자를 찾는데 일류가 생각한 로빈 후드 동화가 맞을 지 모르겠네요. 아름이 팀이

마녀의 집의 숨겨진 수수께끼를 푸는 사이 유한 팀은 나머지 한 개도 어렵게 찾아 내는데요.

이번에는 인어공주가 숨겨져 있을 거 같은 아쿠아리움을 찾아서 인어를 닮은 

해양 생물도 만나고 인기있는 보트 체험도 하는데요. 이 때, 물 위에 장난스럽게

헤엄치는 해달이 가지고 있는 상자 중에 보물상자 하나 있어요. 

 

상자쪽으로 있는 힘껏 손을 뻗어도 손이 닿을 듯 말듯

그만 바지가 벗겨진 채로 물속에 풍덩 빠지고서야 가까스레

두번째 보물상자를 손에 넣게 되네요. 아이들이 이 장면에서 많이 웃더라고요.

유한이가 거의 신기술로 보트에 몸을 뻗어 상자를 집으려다 물에 빠지는 모습이

코믹하죠. 그 옆에서 놀란 해달의 표정도 익살스럽고요. 어느새 처음보다 서로를 챙기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모습도 보기 좋네요. 다만 상자에 들어 있는 동화제목이 

아이디어까지 생각해 둔 인어공주가 아니라 당황한 세 사람. 우리 전래동화

별주부전에서 어떤 새로운 발명 아이디어를 완성할 지.. 

남다른 그림실력을 유감없이 뽐내는 유한이의 상상력에 모두가 놀라네요.

  

한편, 발명 B반 에이스 대범이는 어디가서

뭘하고 있는지 동물원 구석구석을 이 잡듯 뒤져도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초췌한 얼굴에 고생만 했어요. 도대체 동물이 나오는 동화가 얼마나 많기에

고생한 보람도 없이 실망하던 그 순간, 미운 오리 새끼 주인공이 오리냐 백조냐 놓고

다음 장소를 찾아 나서는데요. 저 개인적으로는 미운 오리 새끼 동화에서 대범이 팀이 상상한

디지털 도장 발명품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손가락에 디지털 인주를 묻혀 물건마다

주인 인식하면 쉽게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잃어버린들 찾기도 넘 쉬울테니까요.

그 외에도 친구들이 1등으로 뽑은 3D아바타를 비롯해 어떻게 이야기로 접하던 동화에서

이런 멋지고 기발한 발명품을 만들었는지 정말 상상력의 힘이 대단한 거 같아요.

 

과학 발명실, 예나의 발명 일기에 나오는 유명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강조한 상상력을 평소에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잘 기억해둬요. 

당장 기술력이 뒷받침되어 우리 생활에 유용한 발명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제작이 어려운 한계를 두지 않고 상상만으로 발명의 새로운 즐거움을 느낀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상상 발명품 속에 담긴 과학적 이론도 쉽게 배우고요.

패트병만 있으면 촛불끄기 신공을 발휘할 수 있는 간단한 탐구활동이나

휴대폰 카메라로 직접 만드는 간이 현미경 발명키트도 쉽게 따라서 해요.

실제 이런 간단한 재료들로 복잡한 구조의 현미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넘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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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의 비밀 - 중세 공주는 어떻게 살았을까
박제성 지음, 박용진 감수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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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제 1회 만화왕 수상작」

중세 공주는 어떻게 살았을까《프린세스의 비밀》신작만화.

나도 한번쯤 꿈꾸는 공주의 삶을 살아 보고 싶은 소녀들을 위한 리얼 공주 이야기.

우연히 짝사랑하는 같은 반 친구를 따라 들어간 학교 도서관에서

펼쳐든 이야기책이 소원을 들어줘 진짜 중세 시대 공주가 된다면

예쁜 공주드레스에 멋진 왕자님을 만나 행복할까? 우리가 동화책에서나

보던 아름다운 공주의 삶은 실제와 어떻게 다른지

중세 시대로 함께 떠나요.

 

그전에 주인공 소개가 늦었네요. 이름 이유나.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좋아하는 이성친구가 생겨 가슴앓이중이에요. 

외모도 잘생기고 성격까지 다정다감해서 같은 반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고민이죠.

친구들이 우르르 교실을 빠져나가는 점심 시간 지금이 기회닷! 도서관으로 향하는

진영이 뒤를 따라가보는데요. 아직까지도 진영이랑 눈이 마주치면

가슴이 콩닥콩닥. 가까이 다가가 친해지고 싶은 마음 전하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는 첫사랑 상대. 용기내 다가갔다 한마디도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은 마음 속에 담아요.

'나도 예쁘게 꾸미고 다니면 진영이가 좋아해줄까?'

 

보통 이럴 때는 꿈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백마탄 왕자님으로 나와 결혼하는 꿈을 꾸곤 하는데.. 도서관에 혼자

남겨진 유나는 꿈이 아니라 진짜 공주가 된 듯 하네요. 그럼, 백마탄 진영왕자님을

만나는 꿈을 이루나요? 아깐 분명히 학교 도서실이었는데.. 눈을 떠보니 여긴 중세 유럽.

모두가 공주님~ 공주님~ 반갑게 인사건네요. 단, 공주예절을 엄격하게 교육하는 

전담 가정교사만 빼고요. 얼마나 깐깐하고 엄격한 지 공주곁에서

폭풍잔소리를 늘어놓네요. 어쩜 공주라고 ~해라 ~하지 마라 잔소리 듣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다 꾸벅꾸벅 졸고 야단맞고 여나저나 다를 게 없네요.

저..저 수업중에 책에 침 흘리며 조는 모습 좀 보세요.

공주체면이 말이 아니네요^^

 

당시 중세 유럽에서는 양피로 종이를 만들어

양 한마디당 나오는 종이 양이 많지 않았기때문에 책이

비쌀 수 밖에 없었고요. 그리고 인쇄 기술이 보급되기 전까지 사람 손으로 일일이

종이에 글씨를 써서 책을 만들었으니 공주를 지도하는 가정교사가

저리도 화낼만 하죠. 말은 "죄송해요. 이제 안 졸게요. 아니 침 안 흘릴게요."

해놓고 속은 '이런 재미도 없는 책이 그렇게 비싸다니!" 하품하고 딴생각중.

그래도 공주가 되고 첫날부터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재미없는 

공부만 하고 있을 순 없죠. 지금쯤 얼마나 세상밖 구경을 하고 싶겠어요.

무슨 수든 빨리 공부를 끝낼 생각에 아이구 배야~ 꾀병 부리기 시작하는데..

의외로 공주를 생각하는 가정교사가 더 호들갑스럽네요.

  

그런데 의사선생님한테 가자고 공주를 끌고

가던 가정교사가 병원이 아니라 이발소에 왜 가는 거죠?

중세 유럽 사람들은 피를 뽑으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믿어서 면도칼처럼

날카로운 물건을 다룰 줄 아는 이발사가 의사역할을 했던 거죠.

그러니 공부하기 싫어 꾀병부리다 이렇게 큰코 다칠 줄이야..병원 가서 소화제

몇 알 먹을 줄 알았던 유나공주님은 부리나케 줄행랑치고 마네요.  

머리에 쓴 왕관도 우는 아이 머리에 씌워주고 성 내 상점 구경에 이어

성 밖 구경도 넘 하고 싶어요. 급기야 성 밖 출입을 막는

경비병을 피해서 성 주변 화장실로 연결된 호수로 몰래 빠져 나가려 하는데

어찌 표정이 변기물에 빠진 찝찝함이 리얼하네요.

  

중세는 지금과 달리 집안 화장실이 집밖으로

뚫려 있거나 아예 화장실이 없는 집도 많데요. 그래서 제 기억에도 

중세 사람들이 하이힐을 신었던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나저나 막상 중세 공주가 되어보니 동화 속 공주들이 왜 성안에만 있었는지

몸소 깨닫는 유나공주님. 아침에 식사 예절이다 공부다 신경쓰느라 

밥을 먹는둥 마는둥 배꼽 시계가 요란하게 울리네요.

마침 숲 속 통나무집에서 풍겨나는 맛있는 빵 굽는 냄새에 이끌려

집안으로 불쑥 들어가는데  솔직한 마음은 숲속 마녀를 만나면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 모양이에요. 숲속 할머니를 보자마자

대뜸 마법부터 보여 달라는 못말리는 공주님이죠.

 

이정도 용기와 배짱이라면 첫사랑 고백도

어렵지 않을텐데.. 유나공주님에게도 사랑의 묘약이 필요할 거 같아요.

실제 중세에도 짝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던 사람들이 많았나봐요. 비둘기 심장,

늑대꼬리, 수선화 즙 등 사랑의 묘약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많이 남아 있데요. 

할머니표 특제 사랑의 묘약을 선물 받고 드디어 성으로 향하는 유나 앞에

사랑의 묘약 효과인지 백마 탄 왕자님이 등장. 여기요, 여기~

얘기만 잘 하면 백마를 태워 줄까 왕자에게 다가가는데 아니라다를까

공주는 무슨 숲속의 마녀로 오인하고 칼을 겨누고 마네요.

더 황당한 건, 공주 신분이 밝혀지자 결혼 승낙을 받으려는 이웃 왕자의 태도죠.

요즘 흔히 쓰는 말로 헐~ 대박~ 뭥미!

 

 알고나니 아버지가 왕이라 해도 둘째 아들부터는

자신의 지위가 보장되지 않기때문에 이웃 나라 공주와 결혼하여 그 나라의

왕이 되려는 왕자의 야망이자 숙명같은 거네요. 어찌보면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공주나 왕자로 산다는 건 그리 행복하지만 않은 거 같죠.  책에서 볼 때는

늘 예쁘고 행복하게만 보였다면 공주가 되어 공주가 느끼는 삶은 어려움이 많네요. 

진짜 공주로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그 중, 가엾은 할머니를 돕겠다는 스스로의 약속도 못 지키고

할머니에게 받은 선물도 잃어버리고 자신때문에 누군가가 대신 매맞고..

눈물로 지새우는 밤이 깊어만 가네요. 

 

참.. 어느 동화든 만화든 슬픈 공주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도 슬프게 해요. 마치 동화속 공주가 행복한 건

모두의 바램같은 게 아닐까 싶어요. 누구보다 공주의 행복을 바랄 거 같은

왕도 딸 걱정에 밤을 지새우긴 마찬가지. 하지만 공주의 행복보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우선이죠. 결국 공주의 결혼 상대자를 찾으려는 

마상시합을 개최하는데.. 경기는 가장 멋지고 용감한 왕자를 뽑는 대회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에는 왕의 정치적 음모가 숨어 있는 거였어요.

이대로 슬퍼하거나 잘못된 걸 뻔히 알면서 가만히 있는 건

공주 행세나 하는 가짜 공주나 다름없다는 거. 

  

진짜 공주처럼 살아 보고 싶은 소녀의

리얼 공주 체험기를 통해 중세 생활 문화를 접해요.

보통 학습만화에서 보던 지식, 정보 위주가 아니라 주인공이 겪는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지요. 현실과 동화라는 묘한 경계가

억지스럽지 않고 유쾌하게 펼쳐져 흔한 공주 얘기도 새롭게 느껴져 좋았어요. 

특히 주인공 유나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 애.

순정만화 특유의 '말랑말랑한' 소녀감성이 폭발하네요.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 비밀하나. <프린세스의 비밀> 책제목처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열쇠가 돼죠.

비밀을 간직한다는 건.. 둘 만의 특별한 사이가 되는 의미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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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세계에서 살아남기 2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47
달콤팩토리 글, 한현동 그림, 나영은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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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미로같은 개미굴에 빠진 지오 일행과

그 앞을 가로막는 땅속 생물들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전편에 이어

상대가 휠씬 더 위협적인  땅속 생물이라 과연 친구따라 땅속 세계로 모험 떠난

겁많은 명수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두근두근 걱정반기대반.

지금쯤 개미굴에 갇혀 개미떼 공격을 어떻게 피할지 평소 손가락 한개의 힘으로 꾹-

얕잡아봤던 개미를 지금은 온몸으로 맞서도 쩔쩔매는 위기상황이죠.

그것도 한마리가 아니라 사방에서 가위턱으로 무장한 병정개미와 적을 향해

치명적인 개미산을 쏘아대는 일개미가 에워싸고 있고요. 이럴 때 탐사복에 

몰랐던 방어기능이 있어 위기를 극복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찌 지오 혼자 영화찍는 분위기인데요. 

 

아무리 그래도 작전이 뭔지는 알아야 

꼼짝 말고 있어도 있는 거지. 하마터면  탐사복도 뚫을 

개미산 공격에 모두가 당할뻔 했으니 작전이 멋지게 성공하고도 칭찬은 커녕

너도나도 우는 소리만 줄잇네요. 분명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기가막힌 타이밍을 노려

작전 성공시킨 지오의 배짱이 넘 대단한데요. 마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동료를 구하는 액션영화의 주인공같아요. "으하하하! 어떠냐, 내 작전이!"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면 안 되냐?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타박하는

친구들앞에서 큰소리칠만 한 걸요. 그 덕분에 무사히 도망칠 수 있는 시간도 벌고

지오 좀 짱인 듯. 그러나 가도가도 숨을 데를 찾을 수 없는 복잡한 개미굴에서

그들이 멈춰선 곳은 두 갈래의 길인데요. 보통 이런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쓰는 방법이란 게..카악~ 퉷!

  

의외로 이 방법을 쓰다 잘못하면 지오와 같이

얼굴이 침범벅이 될 수 있으니 그보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계속 한쪽 방향으로만

가야지 적어도 길을 잃지 않는다고 하네요. 똑똑한 뿌이박사님 말씀으로는

이건 개미들도 다 아는 상식이라고 하니 그 말이 지오에게는 상처가 된 모양이네요.

조금전 혼자 펄펄 날며 액션영화 찍던 지오가 아닌 듯 표정이 시무룩하네요. 

그런데 복잡한 개미굴은 괜히 방이 많은 게 아니었어요. 우리가 안방, 부엌, 화장실 등

집의 공간을 나눠 쓰는 것처럼 개미들도 방마다 쓰임을 나눠 놓은 거죠.

아무리 숨기 좋은 빈방을 찾는 야무진 꿈은 안꾸는 게 좋겠어요.

그러다 죽은 개미가 득실득실한 시체방에 발을 디딜 지 몰라요. 뭐 따지고보면

산 개미보다야 죽은 개미가 낫긴 하지만 여긴 더 있으라 해도

있고 싶지 않은 으시시한 곳이죠.

 

그럼, 아예 이방저방 개미들이 이미 파 놓은 길로

다닐 게 아니라 길을 새로 만드는 방법이 통할까? 일단 천장과 벽을 무너뜨려서

입구를 막고 새 굴을 뚫을 시간을 번다는 건데 다행히 비가 온 뒤라

땅이 축축해서 땅파기도 힘들지 않게 진행되겠네요. 어찌 셋이 힘을 모아

열심히 땅파는 모습이 개미집 짓는 일개미같기도 하네요. 알고나면 더 신기한 개미굴은 

그냥 무턱대고 방의 갯수만 늘려서 집을 짓는 게 아니라 환기, 배수, 온도 유지 등

굉장히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완성하네요. 지오가 거대한 여왕개미를 보고

괴물개미라 놀랄만한 이유도 개미굴 구조상 알을 낳는 여왕개미 방은

개미굴의 가장 안전하고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고 하죠. 그러니 한참 개미굴을

벗어난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개미굴에서 헤매고 있으니 

이러다 바깥 세상은 영영 구경도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되네요.

  

사실 그런 걱정은 지오앞에서는 하덜덜 말아요.

이제는 이구동성 "또 뭐냐?" 지오가 어떤 기발한 생각을 할까

기대도 하지 않는 주위 반응인 게.. 저런다고 개미들이 깜빡 속을 거라 생각하는 건지

엉뚱하고 기발한 건 알아줘야겠네요. 그보다 땅속 생물에 대해선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뿌이 생각이 좀 나을까?? 이도저도 다 싫은 명수는 멘붕이 왔네요

게다가 개미군단에 먹잇감으로 잡힌 핑크를 구출해야하는 대위기가 찾아오고

이번에는 작전이고 뭐고 정면돌파가 답. 앞서 달려드는 지오가 핑크 꼬리쪽을 맡고

그 뒤를 따르던 명수가 머리쪽을 잡고 냅다 뛰고보는데요. 

그 사이 빠져나갈 구멍을 확보한 뿌이와 자신이 애지중지 아끼는

애완 지렁이 핑크와 애틋한 상봉을 하고요. 고..고구마가

이렇게 절묘하게 쓰일 줄 몰랐네요.

 

그런데 고구마밭에서 웬 썩은 고구마 냄새가

이렇게 지독한지 누가 방귀라도 꿨나 냄새의 원인을 찾는데..

으아아아악~ 사나이 체면이고 뭐고 개거품 물고 쓰러진 명수가 본 건 꿈틀대는

애벌레처럼 생긴 송장벌레. 평소 벌레라면 기겁하는 명수가 제 몸 크기만한 벌레를

눈앞에서 봤으니 식겁할만 하죠. 그리고 벌레보고 놀란 가슴 진정도 되기 전에

뒤에서 급습하는 지네 공격에 정신이 혼비백산. 도저히 맞설 상대가 아니죠.

어디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엄청난 지네던데요. 거기에 앞발이 삽처럼 생긴 

땅강아지까지 땅속 생태계를 주름잡는 신기한 땅속 생물들의 

특징이나 습성을 제대로 공부하네요. 전 세계 다양한 이색 개미 소개도

재밌고 닮은 듯 다른 지네와 노래기의 다른 점도 재밌고 신기해요.

저도 처음 안 과학지식이 넘 많네요.

  

더 놀라운 건, 그 겁많고 꽁지빠지게 숨기 바쁜 명수가

달라졌다는 거예요. 자신도 모르게 친구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는 용기내어

벌레와 맞서고요. 이번 모험을 통해 고소 공포증도 극복하고 스스로도

최약체 꼬리표를 떼지 않았나 대견해 하는 거 같아요. 그만큼 명수에게는

육해공을 넘나드는 땅속 모험이 혹독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땅을 파다 파다 

옆집 할아버지가 심어 놓은 고구마밭에 와서는 그 많던 벌레들이 눈씻고 찾아봐도 없어요.

이건 더 이상 지오 일행을 방해할 지하 생물이 없다는 건데 과연 좋다고 해야 하나

생각해 볼 문제네요. 그나저나 이렇게 살아서 이웃집 할아버지 얼굴을 보니

그제야 살 거 같네요. 그 순간 땅을 뒤흔드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 지오 일행을 하늘로 낚아채는데...

 

땅속 세계에서 살아남기라 땅속 생물만 생각했지

새나 벌이 등장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바로 벼랑에 굴을 파서

보금자리를 만드는 물총새랑 땅에 사는 벌, 땅벌의 공격도 피할 수 없겠네요.

간신히 쓰고 있는 헬멧으로 벌침을 막아내는 모습은 봐도봐도 넘 웃기고요.

마지막 장면에 원래 몸으로 돌아오는 대반전도 대단히 볼만하네요.

역대 살아남기 시리즈 중에서 손꼽이는 명장면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엄지척!)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역시나 이번에도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오의 맹활약이 빛났던 서바이벌 대모험이었어요. 

지오와 함께라면 벌레 공포증은 쉽게(?) 극복해도

그 동네가 좀 시끄럽긴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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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 매일매일 입는 속옷 이야기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35
김미혜 글, 유경화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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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세움 지식그림책으로 만나는 속옷이야기, 팬티!

매일매일 갈아입는 속옷에 대해 바로 알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습관을 들여요.

요즘 호흡기바이러스 메르스때문에 개인위생에 더 신경써야 할 때라 관심있게 봤어요. 

관심 보이는 건 아이들 그림책 제목이 팬티? 아이들 호기심이 폭발하네요.

우리가 아무리 속옷을 잘 차려 입어도 누구에게 보여주며 자랑하기 쉽지 않은데 

속옷에 관한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줄 지 기대되네요.

빨리 주인공 고양이 조이를 만나러 가볼까요.

 

냄새나는 빨래 바구니에서 덥석 팬티 하나 물고

도망가는 조이. 설마 그 냄새나는 팬티를 입으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설령 입는다 쳐도 조이가 입으면 그게 속옷인가요? 겉옷인가요? 보통 '내복' 또는 '내의'라고 하는

속옷은 겉옷 안에 입는 옷을 말하는 거니깐 조이는 속옷이 겉옷이고 겉옷이 속옷인 셈이네요.

그런데 팬티대신 허리에 천을 감고 나타난 조이. 옷을 입은 건지, 안 입은 건지

도통 모르겠지만 이것이 바로 인류가 처음 속옷을 입은 모습이라니 상상하기 부끄럽네요.

막 욕실에서 사워 끝내고 수건 한장 걸친 모습이랄까..

  

대체로 '속옷'하면 떠오르는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는 거 같죠. 하지만 우리가 속옷을 왜 입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속옷이 우리 몸에 바로 닿는 옷이기때문에 

땀이 나면 땀을 흡수해 주고, 추울 때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잖아요.

그리고 또 예민한 피부를 보호하고 소중한 우리 몸을 감싸주기에

매일매일 갈아입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겠죠. 특히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엄마가 쫓아다니며 잔소리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속옷의 청결 유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겠어요.

 

더욱이 속옷은 남에게 보여주는 옷이 아니기에

혹시 누군가 내 속옷을 보려하면 엄마, 아빠에게 바로 알려야 한다는 거 

성교육 예방교육도 효과적이네요. 그도 그럴것이 아이가 어렸을 때는

아이 목욕시키며 자연스럽게 했는데 아이가 사춘기 들어서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도 조심스럽잖아요. 이 책은 '내 꺼' 고집하는 유아부터 사춘기 초등 자녀가

모두 읽기에 좋아요. 부모님께서도 책을 통하면 일단 자녀와 대화하기가 쉽고 편하죠. 

재밌는 건 누구네 집에서든 아빠의 패션은 러닝셔츠 하나면 오케이.

러닝셔츠 3종 세트 그림보고 빵 터졌네요.

  

그렇다면 남자, 여자 다른 속옷를 비교해볼까요.

책에서는 엄마 몸이 아빠랑도 다르고 아이랑도 달라서 속옷을 후딱후딱

후닥닥 빨리 입을 수 없다고 설명해요. 그에 비해 남자는 속옷의 종류도 모양도

단순해 보이죠. 앞서 아빠의 러닝셔츠 3종 세트에서 봤던 만능셔츠와 

삼각, 사각 팬티로 설명이 끝나는데 여자 속옷은 다음장에서 계속 이어지네요.

몸에 맞는 브래지어 고르기, 착용법까지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 그림책은 처음 봐요.

거기에 1920년대 서양에서는 작고 밋밋한 가슴으로 보이게 하는

브래지어가 유행하기도 했다네요.

 

그리고 지금과 같은 짧은 팬티는

과거에는 치렁치렁한 치마형태에서 속바지로 바뀌고

다시 사각형 팬티로 점점 몸에 맞게 줄어드는 걸 알 수 있네요.

여기까지 봐서는 모양이 남자 트렁크 팬티랑 비슷한데요. 남자 팬티도 처음에는 거칠고

뻣뻣한 바지의 촉감때문에 긴 트렁크 팬티를 입었다가 바지 옷감이 부드러워지면서

트렁크 팬티의 길이가 점점 짧아진거라 하고요. 사각형 팬티는 그 마저도 길이가 줄어 

엉덩이에 착 달라붙는 지금의 팬티가 되었다고 하죠. 책을 보는 아이들도

팬티가 처음부터 삼각형, 사각형 모양 그대로 만들어졌을 거라

생각했을텐데 속옷에 숨은 이야기가 재밌네요.

 

좀 더 자세히 속옷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잘룩한 개미허리를 자랑하는 귀부인 조이가 산책중인데요.

치렁치렁한 치마가 얼마나 길면 거리에 떨어진 낙엽도 다 쓸어 버릴 정도고요.

날씬한 허리를 돋보이기 위해서 잔뜩 부풀린 속치마가 '페티코트'라 해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유명한 명장면이 떠오르네요. 

혹시 조이도 그 장면을 따라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몸을 단단히 조여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로 찜질방 모래시계가 되느냐 마느냐 기로에 선 듯 양볼이 빨갛게

숨 참은 모습이 우습네요. 누가 좀 말려야하지 않을까 걱정도 잠시

빨래줄에 널어놓은 고쟁이 하나를 물고 도망치네요.

 

이번에는 우리나라 조선시대 속옷을 살펴볼 차례.

고쟁이, 다리속곳, 속속곳, 단속곳, 무지기치마 뭐부터 입어야 하나요? 

긴 천을 허리띠에 달아서 가장 먼저 입는 다리속곳 다음에 고쟁이보다 짧고 얇은 속바지, 

속속곳 입고요. 그 다음에 그보다 긴 속바지 고쟁이를 입으면 끝인가 싶은데

거기에 가랑이 넓은 단속곳을 또 입고 마지막에 무지기 치마를 순으로 입었다고 하니 

도대체 속옷을 몇 가지나 입은 건가요? 왜냐하면 속치마 자체도 치마 길이를

다르게 해서 여러 겹으로 겹겹이 입은 거라 치마 안에 치마를 또 입고, 

저고리 안에 속저고리를 입으니 절로 몸가짐이 얌전해질 수 밖에 없겠어요.

요즘 치마는 속치마를 따로 입을 필요없이 안감에

속치마가 붙어있으니 새삼 세상 좋아진 거 느끼네요. 

  

그나저나 말썽꾸러기 조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잠시도 눈에서 안 보이면 어디가 조용히 사고치는 게 아닌가 불안한데요.

아니라 다를까 어마어마한 방귀 폭탄을 뿡뿡 꿔대고 있으니 큰 일이네요.

그 자리에 119구조대 소방대원까지 출동한 거 보면 곧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요.

방귀대장 조이의 자존심을 지켜줄 슈퍼 울트라 쫄쫄이 팬티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요?

대게 스포츠 선수들이 입는 속옷에 몸의 특정 부위를 받쳐주고 보호하는

특수 기능처럼요. 알면 알수록 속옷에 숨어 있는 놀라운 기능에 신기한 눈치예요.

그런데 화제 진압시 방한복을 갖춰입는 소방대원들은 속옷까지

진짜 불이 붙지 않는 속옷을 입는 지 몰랐어요.  

 

끝으로 미래에는 어떤 속옷이 우리를 더 놀라게 할까요? 

한번 상상해보죠. 흔히들 미래의 첨단 도시, 스마트한 집을 꿈꾸듯

자동으로 몸무게 측정이 가능한 속옷,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속옷, 중력도 뿌리치는 속옷

모두 아이디어가 좋은데요. 정말 첨단 기술이 결합된 미래 속옷 하나로 우주선대신

우주를 여행할 날이 올까요? 이런 재밌는 상상만으로 당장 입고 싶은

팬티쯤 직접 만들어 입은 조이. 음.. 솜씨가 넘 훌륭한데요.

저도 여름 시원하게 나라고 아이에게 예쁜 팬티 하나 선물할까봐요. 

최근에 삼각에서 사각으로 바꾼 아들 녀석이 좋아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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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비, 암행어사 되다 - 옛날 법과 제도로 배우는 우리 역사 처음읽는 역사동화 6
세계로.황문숙 지음, 최현묵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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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갓 쓰고 도포 입은 이선비가 조선 팔도를 누비며 

활약하는 역사동화. 이번에는 암행어사가 된 이선비 이야기를 통해 

조선 시대 법과 제도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봐요. 그런데 조선 시대 암행어사라 하면

왕이 직접 파견하는 비밀 특사답게 왕을 대신해 백성의 형편을 살피고 부패한 지방 관리들의

비리를 파헤치는 막중한 임무와 책임이 따르는 법. 평소 아이마냥 호기심 많고

긴장하면 허둥지둥 덤벙대는 새신랑 이선비가 잘 해낼 지가 걱정되네요.

다행히 좌충우돌 이세로를 도와 듬직한 수행원으로 돌쇠와

군관출신 마강해가 호위를 맡으니 안심이에요.

 

그럼, 떠나기전에 암행어사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봉서에 대해 살펴볼까요. 봉서에는 암행어사가 해야 할 일을 적은

사목과 마패, 유척 두 개가 들어 있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 임금의 명을 받았음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분증 같은 마패도 관직에 따라 다르게 지급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암행어사의 직무를 적어둔 책이 사목이고요. 사각 기둥 모양 놋쇠로 만든 자가

유척인데요. 하나는 죄인을 다스리는 형벌 도구가 규격에 맞는지 검사할 때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는 세금이 제대로 걷히는지 도량형을 감찰할 때 썼다네요. 

그 외에도 쌀, 콩, 굴비 먹을 거랑 광목천 같은 최소한의 경비가 

한 눈에도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네요.

  

그도 그럴것이 암행어사 수행 길에는 고을에서 여비를

구하거나 암행어사임을 내세워 숙식을 제공받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돈이 떨어지면 길에서 잠을 자고 음식을 빌어먹어야 하는 거지 신세가 다를 바 없어요.

그렇다고 출발 전에 집에서 옷이랑 곡식을 더 챙겨갈 수도 없는 노릇.

심지어 가족들에게조차 암행어사 임명 사실을 말해서도 안 되고 임명받은 즉시

암행 지역으로 출발해야 했다니 먼 길 떠나는 마음이 애처롭기 그지 없네요. 

마을 뒷산 언덕에 올라 불 켜진 집을 향해 전해지지 않을 작별인사를 하고

눈물을 훔치는 세로. 행색도 최대한 낡고 허름한 옷으로 갈아입고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루터로 향해요.

 

그런데 한양을 떠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나더니 

행색은 더 초라하고 하룻밤 묵을 잠자리 마련하기가 이렇게나 어려울 수가

그리운 집생각이 더 나네요. 오늘밤은 산을 넘어 허름한 빈집에서 잠을 청해야 할

처지가 산천초목 호령하는 암행어사가 맞나 신세 한탄이 절로 나오겠네요.   

더욱이 마을 장터에 들어서니 암행어사 체면이고 뭐고 사방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요. 평소 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세로에게는 "떡 사시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는 떡이 왔어요!

떡 사시오!" 떡장수 소리가 자신을 홀리는 듯 하네요. 그 때, 다짜고짜

 떡장수가 세로의 멱살을 잡고 고래고래 소리치는데요. 

"보아하니 땡전 한 푼 없는 모양이구먼! 에라, 이 도둑놈!"

 

떡장수는 좌판에 놓인 떡이 없어진 걸 발견하고

노발대발하는데 세로는 영문도 모르고 당하고 있어요. 구세주처럼 나타난

마강해가 세로에게서 떡장수를 떼어 놓고보니 돌쇠와 마강해도

할 말을 잃은 표정이네요. 그런데 잠시 뒤, 세로 일행을 뒤쫓아온 사내아이 둘이 

낯이 익은 모양이에요. 조금전 장터 떡 좌판에서 기웃거리던 아이들인데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떡을 훔친 범인이었어요. 세로는 아이들때문에 자신이 도둑으로

오인 받은 게 억울했지만 사정이 딱한 용이 형제의 사연을 들으니 가만 있을 수 없네요.

결국 용이네 고향에 도착한 세로 일행은 고을 사정을 살펴보기로 하는데요.

마을 흉년이 얼마나 심한지 동네 소나무가 성한 게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고요. 백성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굶주림만이 아니었어요.

 

새로 부임한 사또가 구휼미를 빼돌려 막대한 세금을 걷고 

죄 없는 사람을 옥에 가둔 뒤 돈을 받고 풀어 주는 가하며 매일같이 양반들과 

술판을 벌이고 있으니 속에서 천불이 올라와요. 그야말로 한 고을을 책임지는 사또라는

작자가 백성을 살피기는 커녕 온갖 폭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꼴이니 죄값을 치를 때가 온 거죠.  

"암행어사 출두요!" 돌쇠와 수십 명의 역졸이 관아로 들어닥치자 놀란 사또와 아전들은

넋이 나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도망치거나 숨느라 정신없고요. 천둥 같은 목소리로

호통 치는 세로 앞에서 끝까지 변명을 늘어놓던 사또는 납작 엎드려 바들바들 떨고 있네요.

세로가 유척으로 조사해본 결과 형구들이 규격보다 크고, 매에는 짐숭의 힘줄을

덧붙여 사용하고 있었고요. 세금을 거두는 되도 규격보다 컸어요.

드디어 세로의 명령이 떨어지자 마을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며 기뻐하죠. 

"만세! 만세! 암행어사 나리 만세!"

 

이 책의 큰 장점이 바로 좌충우돌 이선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역사와 문화를 터득할 수 있지요. 

앞서 암행어사에게 필요한 도구의 쓰임이 그렇고, 크게 다섯 가지 암행어사 임무도 

이야기에 잘 녹아있어요. 그렇다고 암행어사에게 혼쭐나는 나쁜 사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실제 역사 속 유명한 인물 중에 암행어사 출신이 많아요. 저도 춘향전 소설에 나오는 

이몽령 밖에 생각이 안 나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유명한 분들이라 놀랐어요.

어사 박문수,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인 이황, 조선 최고의 실학자 정약용,

추사 김정희 모두 암행어사로 활약한 분들이라네요.

그러니 힘없는 백성들에게 암행어사란 존재가 얼마나 대단하고 

존경받는 위인인지 이선비가 달리보이네요.

 

 처음부터 조금은 불안불안했던 이선비

세로가 이렇게 멋지게 잘 해낼 지 몰랐어요.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고

세계로선생님이 들려주는 암행어사 이야기에 다시한번 암행어사 임무가 쉽지 않다는 걸

알겠어요. 옛날에는 먼 지역을 이동하는 수단이 발달되지 않아 목적지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거기에 지방 수령들이 암행어사 파견 사실을 미리 알아 내

방해 공작을 펴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고요. 암행어사 제도가 왜 조선 시대에만

있었던 걸까요?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중앙 집권 국가였던 조선시대 법과 제도를 알면 

궁금증이 좀 풀리지 않을까요. 특히 주로 매로 다스리는 형벌 제도는

오늘날과 많이 다르네요. 옛날은 죄 지은 사람들이 감옥에 갇히는 일은 없었다고 하고요.

백성을 너무 엄하게도 다스리지 않고, 함부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원칙에 따랐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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