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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세계에서 살아남기 2 ㅣ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47
달콤팩토리 글, 한현동 그림, 나영은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5월
평점 :
1편에서 미로같은 개미굴에 빠진 지오 일행과
그 앞을 가로막는 땅속 생물들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전편에 이어
상대가 휠씬 더 위협적인 땅속 생물이라 과연 친구따라 땅속 세계로 모험 떠난
겁많은 명수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두근두근 걱정반기대반.
지금쯤 개미굴에 갇혀 개미떼 공격을 어떻게 피할지 평소 손가락 한개의 힘으로 꾹-
얕잡아봤던 개미를 지금은 온몸으로 맞서도 쩔쩔매는 위기상황이죠.
그것도 한마리가 아니라 사방에서 가위턱으로 무장한 병정개미와 적을 향해
치명적인 개미산을 쏘아대는 일개미가 에워싸고 있고요. 이럴 때 탐사복에
몰랐던 방어기능이 있어 위기를 극복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찌 지오 혼자 영화찍는 분위기인데요.
아무리 그래도 작전이 뭔지는 알아야
꼼짝 말고 있어도 있는 거지. 하마터면 탐사복도 뚫을
개미산 공격에 모두가 당할뻔 했으니 작전이 멋지게 성공하고도 칭찬은 커녕
너도나도 우는 소리만 줄잇네요. 분명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기가막힌 타이밍을 노려
작전 성공시킨 지오의 배짱이 넘 대단한데요. 마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동료를 구하는 액션영화의 주인공같아요. "으하하하! 어떠냐, 내 작전이!"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면 안 되냐?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타박하는
친구들앞에서 큰소리칠만 한 걸요. 그 덕분에 무사히 도망칠 수 있는 시간도 벌고
지오 좀 짱인 듯. 그러나 가도가도 숨을 데를 찾을 수 없는 복잡한 개미굴에서
그들이 멈춰선 곳은 두 갈래의 길인데요. 보통 이런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쓰는 방법이란 게..카악~ 퉷!
의외로 이 방법을 쓰다 잘못하면 지오와 같이
얼굴이 침범벅이 될 수 있으니 그보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계속 한쪽 방향으로만
가야지 적어도 길을 잃지 않는다고 하네요. 똑똑한 뿌이박사님 말씀으로는
이건 개미들도 다 아는 상식이라고 하니 그 말이 지오에게는 상처가 된 모양이네요.
조금전 혼자 펄펄 날며 액션영화 찍던 지오가 아닌 듯 표정이 시무룩하네요.
그런데 복잡한 개미굴은 괜히 방이 많은 게 아니었어요. 우리가 안방, 부엌, 화장실 등
집의 공간을 나눠 쓰는 것처럼 개미들도 방마다 쓰임을 나눠 놓은 거죠.
아무리 숨기 좋은 빈방을 찾는 야무진 꿈은 안꾸는 게 좋겠어요.
그러다 죽은 개미가 득실득실한 시체방에 발을 디딜 지 몰라요. 뭐 따지고보면
산 개미보다야 죽은 개미가 낫긴 하지만 여긴 더 있으라 해도
있고 싶지 않은 으시시한 곳이죠.
그럼, 아예 이방저방 개미들이 이미 파 놓은 길로
다닐 게 아니라 길을 새로 만드는 방법이 통할까? 일단 천장과 벽을 무너뜨려서
입구를 막고 새 굴을 뚫을 시간을 번다는 건데 다행히 비가 온 뒤라
땅이 축축해서 땅파기도 힘들지 않게 진행되겠네요. 어찌 셋이 힘을 모아
열심히 땅파는 모습이 개미집 짓는 일개미같기도 하네요. 알고나면 더 신기한 개미굴은
그냥 무턱대고 방의 갯수만 늘려서 집을 짓는 게 아니라 환기, 배수, 온도 유지 등
굉장히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완성하네요. 지오가 거대한 여왕개미를 보고
괴물개미라 놀랄만한 이유도 개미굴 구조상 알을 낳는 여왕개미 방은
개미굴의 가장 안전하고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고 하죠. 그러니 한참 개미굴을
벗어난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개미굴에서 헤매고 있으니
이러다 바깥 세상은 영영 구경도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되네요.
사실 그런 걱정은 지오앞에서는 하덜덜 말아요.
이제는 이구동성 "또 뭐냐?" 지오가 어떤 기발한 생각을 할까
기대도 하지 않는 주위 반응인 게.. 저런다고 개미들이 깜빡 속을 거라 생각하는 건지
엉뚱하고 기발한 건 알아줘야겠네요. 그보다 땅속 생물에 대해선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뿌이 생각이 좀 나을까?? 이도저도 다 싫은 명수는 멘붕이 왔네요
게다가 개미군단에 먹잇감으로 잡힌 핑크를 구출해야하는 대위기가 찾아오고
이번에는 작전이고 뭐고 정면돌파가 답. 앞서 달려드는 지오가 핑크 꼬리쪽을 맡고
그 뒤를 따르던 명수가 머리쪽을 잡고 냅다 뛰고보는데요.
그 사이 빠져나갈 구멍을 확보한 뿌이와 자신이 애지중지 아끼는
애완 지렁이 핑크와 애틋한 상봉을 하고요. 고..고구마가
이렇게 절묘하게 쓰일 줄 몰랐네요.
그런데 고구마밭에서 웬 썩은 고구마 냄새가
이렇게 지독한지 누가 방귀라도 꿨나 냄새의 원인을 찾는데..
으아아아악~ 사나이 체면이고 뭐고 개거품 물고 쓰러진 명수가 본 건 꿈틀대는
애벌레처럼 생긴 송장벌레. 평소 벌레라면 기겁하는 명수가 제 몸 크기만한 벌레를
눈앞에서 봤으니 식겁할만 하죠. 그리고 벌레보고 놀란 가슴 진정도 되기 전에
뒤에서 급습하는 지네 공격에 정신이 혼비백산. 도저히 맞설 상대가 아니죠.
어디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엄청난 지네던데요. 거기에 앞발이 삽처럼 생긴
땅강아지까지 땅속 생태계를 주름잡는 신기한 땅속 생물들의
특징이나 습성을 제대로 공부하네요. 전 세계 다양한 이색 개미 소개도
재밌고 닮은 듯 다른 지네와 노래기의 다른 점도 재밌고 신기해요.
저도 처음 안 과학지식이 넘 많네요.
더 놀라운 건, 그 겁많고 꽁지빠지게 숨기 바쁜 명수가
달라졌다는 거예요. 자신도 모르게 친구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는 용기내어
벌레와 맞서고요. 이번 모험을 통해 고소 공포증도 극복하고 스스로도
최약체 꼬리표를 떼지 않았나 대견해 하는 거 같아요. 그만큼 명수에게는
육해공을 넘나드는 땅속 모험이 혹독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땅을 파다 파다
옆집 할아버지가 심어 놓은 고구마밭에 와서는 그 많던 벌레들이 눈씻고 찾아봐도 없어요.
이건 더 이상 지오 일행을 방해할 지하 생물이 없다는 건데 과연 좋다고 해야 하나
생각해 볼 문제네요. 그나저나 이렇게 살아서 이웃집 할아버지 얼굴을 보니
그제야 살 거 같네요. 그 순간 땅을 뒤흔드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 지오 일행을 하늘로 낚아채는데...
땅속 세계에서 살아남기라 땅속 생물만 생각했지
새나 벌이 등장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바로 벼랑에 굴을 파서
보금자리를 만드는 물총새랑 땅에 사는 벌, 땅벌의 공격도 피할 수 없겠네요.
간신히 쓰고 있는 헬멧으로 벌침을 막아내는 모습은 봐도봐도 넘 웃기고요.
마지막 장면에 원래 몸으로 돌아오는 대반전도 대단히 볼만하네요.
역대 살아남기 시리즈 중에서 손꼽이는 명장면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엄지척!)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역시나 이번에도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오의 맹활약이 빛났던 서바이벌 대모험이었어요.
지오와 함께라면 벌레 공포증은 쉽게(?) 극복해도
그 동네가 좀 시끄럽긴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