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행복 교과서
이종규 글, 이정태 그림,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원작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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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린 언제, 가장, 얼마나 행복할까? 괜히 이런 질문들 자체가 내가 지금 행복하지 않은가? 불행한가? 기분만 더 우울해지고 마는데요.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면서도 진지하게 행복의 의미나 가치를 대해서 생각하기란 참 어려운 거 같아요. 방학 중에 아이들이 재밌게 읽은 만화로 배우는 <행복교과서>를 보니 행복도 공부처럼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게 하나없어요. 

 

 반드시 행복도 배우고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학교에서 청소년들의 행복 수업 교과서로 채택된 이유가 있다고 생각들어요. 요즘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점점 연령대가 낮아지는 사회적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서 자식의 성공이 자식의 행복은 같지 않다는데 부모의 가치관도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 과연 우리 아이가 행복해지기 위한 9가지의 방법은 무엇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만화로 쉽게 배워봐요.

 

 

 

 

 멀리 아프리카에 의료봉사를 떠난 아빠와 편지로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열한 살 찬이는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면 학원에 가는 것보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는 것이 더 좋아요. 같은반 예슬이는 남몰래 찬이를 좋아하지만 그 마음을 숨기고 일부러 새침하게 굴어 둘 사이가 썩 좋진 않죠. 어느날 아빠의 편지를 받고 아빠의 바람대로 진지하게 행복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해요. 찬이네 학교 담임선생님은 찬이가 스스로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한가지 힌트를 알려주시는데요.

 

 우리가 흔히 '공부 잘하고' '몸 건강하고' '돈 많이 벌면' 행복하다는 건 행복과 다른 행복의 조건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수많은 조건들이 다 달랐던 거죠. 예를 들어 물잔에 물이 반밖에 없는 똑같은 조건에서 누군가는 물이 반밖에 없다고 인상을 쓸지,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 지는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생각으로 바라보는 태도에 달렸다는 거예요.왜, 자살을 거꾸로 뒤집으면 살자의 의미처럼요.

 

 

 

 

  행복은 스스로의 의지도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럼, 찬이와 같이 오늘부터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을 익혀요. 그러기 위해선 기본적인 행복의 9가지 원리를 잘 알아야 하는데 길 잃은 개, 해피에게 주인을 찾아주려 고군분투하는 찬이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린 친구들도 그 원리를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찬이가 사는 곳은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아파트라 당장 맡아 키우는 일도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대신 아파트 경비실에서 덩치 큰 해피를 맡아 주기로 하는데요.

 

 아이들 사이에서는 공포의 대상? 그리 친절해 보이지 않는 경비실 아저씨와 찬이, 해피는 과연 잘 지낼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서네요. 꿈에서까지 해피에게 주인을 찾아주지 못하고 결국 안락사를 시키는 악몽에 시달려 마음이 무지 불안해요. 해피에게는 해피를 아껴주는 주인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 다시 행복하게 예전처럼 지내는 게 가장 큰 행복일테니 찬이에게 없던 목표가 하나 생겼어요. 바로 해피에게 주인 찾아주기! 그래야 행복하는 해피를 보며 찬이의 마음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행복은 스스로 가치있게 생각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거래요.

 

 

 

 

 비좁은 아파트 경비실에서 전단지에 붙일 그림을 직접 그린다고 자꾸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해피를 야단치고 있는 찬이는  어느새 경비실이 내집처럼 편한 모양인데 반면에 경비 아저씨는 여간 성가신 게 아니죠. 차라리 빨리 해피 주인을 찾고 이곳에서 성가신 둘을 다 내보내는 게 가장 속 편할 거 같아 찬이를 적극 돕기로 하는데요. 아무리 해피 사진을 찍어 해피 주인을 찾는다는 전단지를 만들고 아파트내 안내방송을 해도 연락오는 이는 드문드문. 누군가 한번의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고 앞을 볼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세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행복을 찾는 혜연씨의 만남은 특별해요. 

 

 우린 때때로 어떤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평소 당연하다고 여기던 일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요. 어떤 소소한 일에도 고마움을 느끼고 표현하는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쉬운 방법이니까요. 절대 비교는 금물. 남이 가진 걸 부러워 말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되 상대를 남이 아닌 과거의 자기 자신과 비교를 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일은 없을 거 같아요. Strengths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고! Unconditional love 조건없이 사랑하며! Praise 아낌없이 칭찬하고! Positivity, Openness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Respect, Trust 존중하고 신뢰해라! SUPPORT의 숨겨진 뜻도 알아요. 

 

 

 

 

 그 외도 평소 친구와 가족과 더불어 정을 나누며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작은 기쁨을 충분히 즐기는 음미하기, 하고 있는 일에 최대한 집중하는 몰입하기 등 이런 여러 과정과 단계가 있는 지 처음 알았어요. 단순히 행복은 내 기분이 마냥 걱정없이 편안하고 행복한 게 아니었어요. 그 중 남을 이해하기로 마음먹는 용서의 단계가 가장 어렵네요. 용서가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란 행복 처방전은 순수한 아이들 보다는 나이들수록 남을 용서하는 일이 점점 인색해지는 어른들에게 더 필요할 거 같아요.

 

 그만큼 부모가 아이와 행복해지는 노력을 함께하면 더 좋겠어요. 하루에 한가지씩 실천할 원칙을 가족이 잘 볼 수 있는 거실 벽면에 써 붙여놔도 지금보다 휠씬 화목한 가정이 될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행복을 요리하는 행복 요리사라는 말이 참 좋아요. 앞서 감사, 음미, 목표, 몰입과 같은 각 장의 제목이 요리를 위한 재료들이라면 오늘은 어떤 재료로 행복이라는 요리를 만들어 낼지 오늘부터 누군가의 행복 요리사가 되어보는 다짐을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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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시간여행 50 - 위대한 마술사 후디니의 비밀 마법의 시간여행 50
메리 폽 어즈번 지음, 살 머도카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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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로 떠나는 세계 역사, 지리여행~비룡소「마법의 시간여행」시리즈. 그 50번째 이야기 <위대한 마술사 후디니의 비밀>이 전 세계 최초 출간! 신나는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 마음을 더욱 설레이는 신기한 마술의 세계로 초대. 

 

 지난번 고대 마케도니아로 떠났던 모험에서 위대한 말 조련사에 이어 이번에는 어떤 특별한 재주를 갖게 될지 벌써 기대되네요. 그리고 잭과 애니는 마법사 멀린 할아버지의 편지와 마법의 안개가 담긴 유리병을 배낭에 넣고 당시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놀이공원으로 유명한 '코니아일랜드'에 눈깜짝할 사이에 도착. 여기저기 위대한 마술사 후디니의 공연을 알리는 광고전단이 눈에 띄어요.

 

그러고보니 아직 공연 시간까지는  두 시간도 넘게 남았네요. 잭과 애니는 군침도는 핫도그 가게에서 솔솔 풍겨오는 냄새에 끌려 이리저리 한눈팔기에 정신없는데요. 그 와중에도 그만 한눈팔고 서둘러 후디니 쇼의 표를 사러 가자는 잭과 달리 타보고 싶은 놀이기구 한번 탄다고 무슨 큰 일이 날까 여유부리는 애니는 마냥 신이 났어요. 그도 그럴것이 거리는 온통 휘황찬란한 구경거리들 뿐. 

 

 오히려 눈에 보이는 갖가지 유혹에서 딴생각 들지 않는 잭이 아이답지 못한 건지 몰라요. 게다가 특이한 차림새를 하고 큰 소리로 놀이기구 표를 파는 사람들이 뭐든 다 최고다 외쳐대는 모습이 넘 웃긴가 봐요. 잭은 코니아일랜드에서 사람들이 최고다 말하는 게 그닥 특별해 보이지 않은 거죠. 따지고 들면 신기한 마법의 시간여행 자체가 어떤 놀이동산의 짜릿한 놀이기구와 비교가 안될 만큼 아주 특별할테니까요. 

 

 

 

 

  그나마 애니 등살에 못이겨 타 보는 워터 슈트에서 우연히 15년 전에 코니아일랜드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 해리와 베스 부부를 만나는데요. 그들역시 오늘밤 위대한 후디니 쇼를 관람할 예정이라  공연이 열리는 공연장 위치를 잘 알고 있어요. 잭의 기분도 유쾌한 성격의 해리와 베스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며 휠씬 좋아졌고요. 

 

 나중에 위대한 후디니 쇼에서 다시 만나자는 따뜻한 인사도 그렇고 아이처럼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이곳의 모든 보여지는 쇼가 전부 최고일 수는 없지만 때로 사람들이 위대하다고 하는데는 그만의 인정할 가치가 있다는 걸 강조하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네요. 그것이 세상 사람들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그 위대함의 비결일지 모르지만 잭과 애니는 베스 아줌마가 가르쳐 준 데로 공원을 벗어나 바쁜 걸음으로 서프 가로 향해요.

 

 그런데 극장 앞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어요. 아니라 다를까 매표창구에 붙은 안내문에는 빨리 표를 사고 싶은 아이들 마음 반대로 '매진'이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그것도 한 시간 전에 공연표는 다 팔렸다니 이제 무슨 수로 후디니를 만나 위대함의 비결을 찾을 지가 너무나 막막해요. 오죽하면 잭이 "이번에 우리가 찾아야 할 위대함의 비결은 바로 여동생의 말을 듣지 마라! 미리미리 표를 사라! 인지도 모르지!" 그렇게 동생에게 화를 내봐도~

 

 안내책자에서 후디니에 대한 정보를 더 찾아봐도 별 소용없어요. 애니가 생각해낸 그 기막힌 방법말고는 당장 뾰족한 수는 더 없을 거 같네요. 그건 멀린 할아버지가 주신 마법의 안개를 들이마시고 공연 마술사가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면 조금전 매표소에서 도둑질하다 도망친 밤비니 형제대신 마술공연도 하고 후디니를 만날 수 있는 건 식은 죽 먹기죠.

 

 

 

 

 마침 개막공연을 맡아줄 새로운 마술사가 필요했던 극장측은 아주 솔깃한 제안인 듯 일은 일사천리로 척척 진행되어 다짜고짜 안내판에 잭과 애니의 이름을 건 마술쇼가 걸리고 말죠. 그러나 이 일을 가장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가 다름아닌 잭이었으니 결국은 티격태격 둘 사이가 심상치 않네요.

 

 "아까 내가 빨리 표를 사러 가지고 했을때도 내 말을 듣지 않더니 이번에도 넌 내 말을 전혀 듣지 않았어." "우리는 한 팀이 되어서 맡은 일을 함께 해결하기로 했는데 너는 네 멋대로 이 일을 하겠다고 결정했으니 너 혼자서 잘해 봐." "나는 상관 안 할 거야." 잭이 펄쩍 뛰며 대기실 문을 박차고 공연장을 나와 버려요. 하지만 막상 극장 안으로 우르르 밀려드는 사람들이 자리를 두고 서로 밀치고 다투는 거친 모습에 솔직히 혼자 무대에 오를 동생이 걱정이긴 하죠. 

  

마법의 안개는 한 시간동안 소원하는 특별한 재주를 갖게 해주는 귀한 마법.

 

 더군다나 잭이 메고 있던 가방에 마법의 안개를 넣어 둔 게 뒤늦게 기억. 헐레벌떡 되돌아가는 길이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죠. 다행히 잭과 애니가 함께 무대에 오르기 전에 눈을 감고 안개를 들어 마시자 완전 새로운 사람이 된 거 같아요. 더 이상 극성 맞은 구경꾼들도 두렵지 않을만큼 마술도구를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거든요.

 

 잭이 경험이 많은 마술사처럼 자신있는 웃음을 지어 보이며 애니를 멋지게 소개하니 애니가 요술지팡이 하나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 이어 신기한 모자, 카드마술에서도 실수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지요. 단, 무슨 이유로 공연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후디니를 대신에 다음 무대에 다시 섰을때는 어느새 마법의 효과는 사라진 뒤라 토끼는 손에서 쉽게 잡히지 않고 카드마술은 한꺼번에 공중으로 휘리릭~ 스스로도 무슨 배짱으로 마술공연을 하겠다고 덤볐는지 어이가 없어요. 

 

 

 

 

 일제히 사람들의 비웃음과 야유소리에 엉망진창이 된 무대에서 도망치고만 싶은 그 순간, "후-디-니! 후-디-니!" 사람들의 열띤 환호를 받으며 드디어 위대한 탈출 묘기의 달인, 마술사 후디니가 무대에 섰어요. 그 자리에서 애니는 입이 딱 벌어졌고요. 관객들은 그 어느때보다 크게 박수치며 소리쳤고 잭은 손가락에 낀 진리의 반지를 보면서 곧 반지에서 빛이 나길 손꼽아 기다리지만 이상하게도 공연 내내 반지는 빛나지 않았어요. 

 

 멀린 할아버지가 진리의 반지는 위대함의 비결을 발견했을때에만 빛이 난다고 일러주셨는데 갈수록 그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가요. 얼마나 엄청난 비밀이기에 알듯말듯 알고도 속는 신기한 마술같이 놀라운 반전이나 아이들이 매우 흥미롭게 빠져들 만한 재밌는 요소가 넘 많네요. 무엇보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진리는 그 어떤 최고의 능력도 뛰어넘는 원칙이 있다는 걸 아이들이 이야기 속 주인공을 따라서 진짜 마술사가 되어 보는 기분이 참 특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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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 고구려 이야기 박물관
이흔 지음, 안은진 그림 / 비룡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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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우리 땅 북쪽에 주몽이 세운 나라, 고구려.

고구려의 세 번째 임금인 대무신왕 아들, 호동왕자와 사랑에 빠진 낙랑공주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통해 이웃 나라들과 전쟁을 벌이면서 한창 영토를 넓혀 가던

고구려 사람들의 용맹한 기상과 옛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고구려 유물, 유적을 찾아봐요. 

 

다가닥 다가닥, 호동왕자의 거침없는 말발굽 소리에

사납기는 둘째가는 호랑이 녀석도 놀라서 달아나는 꼴이란! 제아무리 날쌘 짐승도 말 잘 타고

활 잘 쏘는 고구려 사람에겐 당해 내지 못하네요. 호동왕자가 말 위에서 휙휙 화살을 날리자

그 날쌘 호랑이도, 사슴도 비틀비틀 맥을 못 추고 풀썩 꼬꾸라지고 말아요.

 

 

 

 

 

"허허, 참으로 빼어난  솜씨구려, 그대는 혹시 고구려의 왕자가 아니오?"

마침 근처 숲으로 사냥을 나온 이웃나라의 낙랑 왕이 호동왕자를 알아보고

그를 자신이 다스리는 낙랑으로 초대. 성대한 잔치를 열어 주는데요. 머리에 새 깃털을 꽂은

호동왕자와 마주한 낙랑 왕 사이는 손님 시중을 드는 하위계급의 하인을 작게, 

흥겨운 악기 연주에 맞춰 긴 소맷자락을 펄럭이며 춤을 추는 무용가들의 모습은 낯익은 모습이네요.  

 

잔치가 뮤르익을 무렵, 낙랑 왕이 무슨 꿍꿍이로 딸을 부르는데요. 

아리따운 낙랑 공주와 늠름한 호동왕자는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말죠.

그 모습을 본 낙랑 왕은 슬그머니 고구려 왕자와 자신의 딸을 혼인을 시킬 본심을 드러내며

호동왕자와 낙랑공주가 다정하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걸 허락해요.

 

 

 

 

 

유난히 별이 총총한 날 밤,

오래동안 고구려를 떠나 있었던 호동왕자가 낙랑공주에게

작별인사를 할 시간. "이제 고구려로 돌아가야 하니 다시 그대를 맞으러 올 때까지 기다려 주겠소?"

낙랑공주는 슬픈 얼굴을 애써 감추며 "저 하늘에 달이 어김없이  떠오르듯,

왕자님을 향한 제 마음은 변치 않을 거예요." 자신또한 변치 않을 사랑을 약속하죠.

 

그러나 고구려로 돌아간 호동왕자에게 낙랑에서 있었던

일을 전해 들은 고구려 왕은 아들의 사랑에는 관심이 없어요. 오로지 고구려가 남쪽으로

세력을 떨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여길 뿐. 대무신왕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호동왕자에게

"낙랑공주를 시켜 북과 뿔 나팔을 부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려요. 

 

 

 

 

 

낙랑에는 예로부터 적이 쳐들어오면 스스로 울리는

전설의 북과 뿔 나팔이 있어 용맹한 고구려군도 낙랑만은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았던 터.

호동왕자는 낙랑공주에게 몰래 편지를 보내서 공주로 하여금 자신을 낳아 준

부모를 배반하고 낙랑을 멸망시킬 죄를 짓게 하는데요.  

 

결국 별도 달도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

낙랑공주는 숨을 죽인 채 작고 날카로운 칼을 들어 북을 찢고 나팔을 부숴 버리자 

며칠 뒤, 엄청난 수의 고구려군이 낙랑을 쳐들어 와도 북과 뿔 나팔의 소리는 울리지 않죠.

그제야 비로소 사랑에 눈 먼 낙랑공주가 한 짓을 알고 난 낙랑 왕은 분을 참지 못하고 

"나라를 이 꼴로 만들다니 너는 내딸이 아니다." 공주를 용서하지 않는데요. 

 

 

 

호동왕자가 나타났을 땐 낙랑공주는 이미 숨을 거든 뒤.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슬픔에 호동왕자의 눈에서 눈물이 가득 차올랐어요.

하지만 궁궐 곳곳에 전쟁의 승리를 기뻐하는 고구려 병사들의 우렁찬 함성 소리에 

이대로 슬퍼할 수만은 없는 그가 용맹하기 이를 데 없는 고구려 왕자임을 외쳐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네요.  그리하여 고구려는 둥북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나라로 우뚝 서게 돼죠.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인 삼국유사에 전해오는 옛이야기를

실제 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백제, 고구려, 신라의 대표적인 유물, 유적을

함께 감상.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고구려편에 나오는 무용총의 수렵도, 덕흥리 고분의 마사희 등

각 유물의 특징을 살펴보고 고구려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과 역사를 이해하는 도움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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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부란다 - 농부 일과 사람 9
이윤엽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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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과 과정에서 다루는 일과 직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담긴 지식책이자 우리 동네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서로 돕고,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중국집 주방장, 우편집배원, 소방관 등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어린이 인문교양 그림책. 사계절 '일과사람' 은 몇가지 직업에 편중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업의 공간과 도구, 일하는 과정을 꼼꼼히 관찰하며 자칫 지나치기 쉬운 값진 노력과 희생이 어떤 감동과 보람으로 다가오는지 세상을 움직이는 숨은 능력자,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직업을 소개해요.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묵묵히 그 일을 해내는 농부의 땀과 노력이 잘 묻어나는 <나는 농부란다>는 목판화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강렬함이 인상적이죠. 작가는 처음으로 목판화 나무에 새긴 그림또한 농부였다고. 우연히 길을 가다가도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를 보면 흙을 밟고 곡식과 채소에 둘러싸여 땀 흘려 일하는 농부가 멋있어 보였다고 하네요. 저역시 집에서 기르는 작은 화분의 식물 하나도 잎은 금방 시들고 뿌리는 말라 죽곤 하는데 그 넓은 땅에서 씨 뿌리고 곧게 자란 온갖 곡식이며 채소가 그리도 풍성한 열매를 맺는지 감탄이 절로 나오죠. 만약 우리의 풍성한 밥상에 농부란 직업이 없다면 매일같이 사람들은 힘들게 열매를 따고 사냥하러 다녀야 했을지 모르니까요.

그도 그럴것이 아주아주 옛날에는 사람들이 들에 산에 저절로 자란 풀이나 열매를 찾아서 따먹지 직접 농사를 지을 생각을 못했을 땐,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농사짓는 법을 터득했을 터. 영어나 수학처럼 학원이 있는 게 아니니깐 바로 부모의 어깨너머로 배운 경험에 스스로 깨우친 지혜가 더해져 제대로 된 농사꾼이 되었겠죠. 그러니 매일 우리 밥상에 오르는 싱싱한 먹을거리는 어느 것하나 거저 얻어진 게 아니에요. 대부분 땅에서 나고 부지런한 농부의 손에 모두 길러지는 것들이기에 농부가 콩을 심으면 콩이 나오고, 벼를 심으면 벼가 나오고, 고추를 심으면 고추가 나오듯 땅은 농부의 마음을 잘 읽어서 모든 걸 받아주고 모든 걸 키워내요. 그렇다고 고추 심고, 가지 심고, 벼 심은 땅에 아무거나 막 심었다간 혼나겠죠. 특히 순하디 순한 멍멍이는 그렇다고 새끼 줄줄이 낳는 거 아니니깐 제발 참아주세요. 그럼 지금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농사일을 가르쳐 주실 농부 아저씨를 만나러 가 볼까요.

먼저 모름지기 농부라면 땅을 알고, 때를 잘 알아야 하는 법. 땅이라고 다 같은 땅이 절대 아니래요. 물을 가두어 벼를 기를 수 있는 땅이 논, 물이 잘 빠져서 배추, 딸기, 옥수수, 고추를 심을 수 있는 땅이 밭. 어떤 땅에 뭘 심어야 하는 지부터 차근차근 일러줘요. 심지어 밭에 따라서도 참깨가 잘 되는 밭이 따로 있고 콩이 잘 자라는 밭이 따로 있고, 어느 밭은 땅 힘이 좋아서 참깨, 콩보다 고구마를 심어야 맛있는 고구마를 수확할 수 있다는 것도 훤히 알아요. 그런 다음에 헛간에서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고 고장 난 경운기도 고치면서 농사 준비를 하는데요. 꽁꽁 얼었던 땅이 녹아 쑥이며 냉이가 얼굴을 속 내밀면, 드디어 논밭에 거름을 뿌리고 농사를 시작하죠. 이때 씨앗을 심기 전 풀과 똥, 음식 찌꺼기 하나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모으고 썩혀서 만든 거름을 밭에 뿌리면 나중에 거름을 먹고 곡식들이 무럭무럭 자라 다시 그걸 우리가 먹고 남은 음식 찌꺼기와 똥이 거름이 되는 순환의 연속.

도시에서는 마트에 포장된 하얀 쌀이 맨들맨들 윤기나는 그 모습 그대로 사과나 바나나 같이 쌀나무에서 열리는 가 싶어도 그야말로 꽃피고 새 우는 오월이 되면 농가에선 그동안 씨앗을 틔워서 고이고이 키운 고추, 옥수수, 가지, 호박 모종을 밭에다 옮겨 심는 일손이 분주해요. 그중 쌀의 씨앗인 볍씨를 틔워 모를 기르는 일이 가장 복잡하고 힘들어서 이웃 농부들과 같이 하는 편. 역시나 건강한 모를 심어야 튼실한 벼가 되고, 무럭무럭 잘 자란 벼에서 알찬 쌀이 여물기때문에 잘자란 모를 논에 옮기는 날은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첫 걸음인 셈. 겨우내 비어 있던 논에 어린모를 콕콕 심어 놓으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고. 그리고 옛날에는 누런 황소가 논을 같고, 마을 사람들이 줄 맞추어 모를 심었지만 그에 비해 요즘에는 이앙기가 있어서 혼자서도 금방 갈고 금방 심는데요. 그렇지만 자식 다루듯 애지중지 키우는 농부의 마음은 한결 같을 거라 생각들어요.

향긋한 아까시나무 꽃 내음이 물씬, 온 마을이 연둣빛으로 물드는 유월엔 논밭에 벼와 콩, 고추, 옥수수, 고구마가 무럭무럭 자랄 시기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때에 일을 마쳐야 해요. 주로 새벽같이 논에 나가 무너진 논두렁도 손보고, 밭에 가서 고추나 가지 곁순도 따고, 김매기도 서둘러 끝네요. 아니면 잎 뒤에 다닥다닥 붙은 진딧물도 생기고 잎을 갉아먹는 작은 벌레가 농작물을 망쳐놔요. 그러니 매일매일 날마다 농부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먹음직스런 방울토마토의 새빨간 토마토도, 자주빛 가지도 다닥다닥 콩도 주렁주렁 고추도 열리지 못하겠죠. 그레서 외갓집이 시골이면 아이들 여름방학 체험 학습장소로 이만한 곳이 없어요. 요즘은 친환경, 유기농, 이동거리 계산 등의 인식변화로 내집부터 옥상, 베란다를 활용한 나만의 텃밭 가꾸기도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가까이 마주하는 교육이잖아요. 자고로 부지런히 논두렁 밭두렁을 오간 농부의 딴딴한 장딴지에서, 날마다 풀을 뽑느라 호미처럼 휘어진 허리에서 풍성한 먹을거리가 나오는 건 틀림없네요.

그런데 자세히 알고보면 농부가 혼자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에요. 바로 자연에서 얻은 햇빛과 물과 바람과 흙,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들이 함께 농사를 짓는 거예요. 요즘처럼 장마철에는 비가 너무 오랫동안 내려도 비로 인한 병충해를 입거나 집채한 한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강한 비바람에 벼와 고추, 토마토와 옥수수가 한순간에 물에 잠기고 흙더미에 파묻혀 줄기는 부러지고 어린 열매가 다 떨어져 버리면 농부 아저씨의 마음도 같이 무너져 내려요. 무엇보다 강한 비바람에 힘없이 쓰러진 벼와 고춧대를 힘겹게 일으켜 세우면서도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절대 보살피고 가꾼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농부의 정신력이 대단하게 느껴져요. 반대로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아도 걱정,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도 기온과 강수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농작물은 큰 피해를 입기 마련. 농부는 날마다 일기예보를 보고 미리미리 큰비나 바람을 대비해야 하죠.

마침내 논에는 벼 이삭이 나오고, 밭에는 호박이 큼지막하게 자라고 모든 것이 알차게 여무는 시기가 되면 농부아저씨 볕 좋은 앞마당에 빨갛게 잘 익은 고추를 따서 널어요. 농부는 고추를 기르는 것뿐만 아니라 잘 익은 고추를 말리고 빻아서 고춧가루를 만드는 것도 농부의 일이에요. 그리고 들깨, 콩도 털어 햇볕에 말기고 겨우내 두고두고 먹을 호박이며 가지며 토란대도 모두 말려서 보관해요. 물론 그 전에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의 낟알을 수확하는 가을걷이가 중요하죠. 처음에 모를 심을 때와 같이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낫으로 그 많은 벼를 다 베고 탈곡기에 벼를 넣어 낟알을 털었지만 지금은 콤바인으로 한번에 일꾼 몇 사람의 몫을 해내는 지 몰라요. 비록 농사일을 돕는 기술의 발달로 예전에 비해 수월하게 농사일을 해도 주름진 농부의 굵은 밭고랑사이 활짝 핀 웃음꽃에서 벼를 거두는 기쁨이 그때나 변한 게 없어요.

이제 남은 일도 힘들게 농사한 것들을 가족과 이웃과 나누는 것. 일단 추석때 멀리서 오는 식두들한테 나누어 줄 참기름도 짜놓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게 호박, 가지 같은 채소도 일일이 썰어 말려 놓고요. 도리깨나 막대로 두드려서 탁탁 알맹이들이 속쏙 빠져나오게 콩깍지에 든 콩이나 깨도 깨끗이 손질해 놓은 걸 곳간에 차곡차곡 쌓아두면 이보다 마음이 흐뭇할 수가 없어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곡식 한 알, 한 알이 얼마나 예쁜지 커다란 포대 자루마다 인천 큰아들네로, 서울 막내 아들네로 바리바리 퍼주는 부모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여요. 이 모든 게 좋은 거름으로 기른 곡식들이라 맛도 좋고 몸에도 좋아 시장이나 가게에 내놓으면 너도나도 사 갈테지만 그보다 자식들 먹을 거 먼저 챙기는 자식사랑도 넘쳐나요.

거기에 열매 가운데 가장 튼튼한 놈을 골라 내년 봄에 씨앗으로 쓸 걸 남겨 두고요. 깊은 밤 반달곰이 겨울잠 자는 추운 겨울에는 한동안 쓰지 않을 호미며 경운기도 깨끗이 정리. 이른 봄에 쓸 거름도 쉬엄쉬엄 마련해두면 그동안 애쓴 땅이 하얀 눈 덮고 쉴 시간에 농부 아저씨도 따뜻한 아랫목에서 두 다리 쭉 뻗고 좀 편히 쉬어요. 그래도 내년 농사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면 되니깐 문제없어요. 해마다 봄, 여름, 가을,겨울 계절이 되풀이되듯이 농부가 하는 일도 계속 되풀이되니깐 더 궁금한 농사일에 대해서는 '농사일 더 알아보기' 코너를 참고해요. 농부한테 손이나 마찬가지인 여러 농기구부터 본문 내용을 보충 설명하는 알찬 정보가 가득해요. 끝으로 앞서 농부 아저씨가 정확히 일할 때를 알고 열심히 일을 하듯 여름방학을 맞은 우리 친구들도 열심히 공부할 때, 조용히 책을 읽을 때, 신나게 뛰어 놀 때를 잘 알아서 알차고 보람있는 방학을 보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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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과 납작코 오빛나 콤플렉스 극복 동화 2
안명옥 지음, 이덕화 그림, 임영주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주니어김영사, 콤플렉스 극복동화02 <강감찬과 납작코 오빛나>는 부쩍 외모에 관심이 많은 사춘기 자녀를 위한 고민 해결사로 역사상 가장 못생긴 강감찬 장군에게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창작동화. 시작부터 최강 여신 미모를 자랑하는 같은 반 친구와 비교 당하는 말 못할 고민이 이해. 

 

 3년 내내 회장 자리를 한 번도 놓쳐 본 적 없는 '모태 회장' 오빛나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면서 빛나의 반 아이들은 두 분류로 나눠요. 아라에게 잘 보이려고 아라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아이들과 아라를 힐끔힐끔 훑어보면서 시기하는 여자아이들. 그러나 얼마 후 여자아이들도 하나둘 아라와 친해지려고 다가가는 분위기가 아무래도 전학 온 지 얼마 안 된 최강 미모 고아라의 인기가 부담인 듯 해요. 

 

 그도 그럴것이 드디어 회장 선거 날, 후보로 나선 빛나와 아라의 선거 공약은 서로 다르지 않았음에도 아라의 말에 아이들의 반응이 더 좋았기때문에 빛나는 불안할 수 밖에 없었어요. 빛나가 애써 태연한 척해도 결과는 열 표 차이로 아라의 승~ 선생님이 아라의 당선을 알리자 남자아이들의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빛나는 겨우 눈물을 참을 만큼 엄청 속상했지요. 

 

 

 

 

 어느새 친구들이 몰려와 빛나를 위로한다고 남자아이들과 티격태격 말다툼하는 꼴이 빛나에게는 더 큰 상처가 될 줄은..평소와 다름없이 빛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엄마는 이런 일을 전혀 알지도, 눈치채기도 힘들어 그저 아이 기분 살피기에 여염이 없는데요. 그러다보니 "엄마도 네 나이때 겪어 봐서 아는데..지금은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어." 대충 아이가 크면 다 해결된다는 식으로 아이의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위로하는 엄마가 못마땅하죠.

 

 아니 솔직히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어떤 이유에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지 잘 모를 때가 있으나 항상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은 한결 같을 터. 어느 부모가 부모닮은 자식을 안 예뻐할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단, 자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을 삐딱하게, 그것도 늘 똑같은 사탕발림같은 소리로 울컥하는 빛나가 엄마 눈에는 더 유난스러워 보일 뿐. 

 

 더이상 그런 엄마의 위로가 도움이 되긴 커녕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 걱정스럽네요. 여전히 회장이 되면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넘치는 빛나는 그동안 회장으로서 잘해 왔다고 믿었는데 많은 친구들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게 창피해 학교에도 가고 싶지 않았어요. 오죽했으면 자신을 이렇게 못생기게 낳아 준 엄마 아빠를 원망할 정도로 쉽게 그 답답한 마음이 풀리지 않을 거 같아요.  

 

 이렇게 빛나가 외모에 열등감을 느끼게 된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니에요. 작년만 해도 빛나는 외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올해 같은 반 남자 친구를 좋아하면서부터 외모에 신경이 쓰이더니 회장 선거에 떨어진 뒤로 더 심해진 거래요. 특히 빛나가 짝사랑하는 바름이는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얼굴도 잘생겨 인기도 많아 그 애 앞에 서면 자동적으로 주눅이 들어 할 말도 못하고 힘없이 돌아서요.

 

 

 한번은 집에 오자마자 돼지 저금통의 돈으로 뭘 해야 더 예뻐 보일까?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빛나는 거리에 줄지어 있는 예쁜 옷, 구두, 화장품 가게를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다 미용실 잡지에서 봤던 모델처럼 염색을 하게 되는데요.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넘 귀엽네요. 그때 걸어오는 누군가와 부딪쳐 인사를 나누는 그가 바로 장난기 가득한 '귀주대첩' 인디밴드의 강감찬 아저씨!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외모 열등감을 극복한 아저씨는 빛나에게 해주고픈 말이 넘 많아요. 

 

 그 중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너의 외모에 대해 하는 말에 상처받지 마라."는 사람들이 외모뿐만 아니라 그 밖의 것들로 평가받을 만한 가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무언가에 깊이 파고들어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아요. 구체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공책을 채워 나가는 방법에 따라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자신의 장점을 알고 나면 그 부분들이 진짜 예뻐 보이고 자신감도 생겨나죠.

 

 그러고보니 매주 주말 공연 무대에서 열심히 기타를 치며 노해하는 아저씨의 모습은 빛나가 봐도 참 매력적이에요. 사람들이 그냥 '키가 작고 못생긴 아저씨'로 볼 때와 그런 생각을 완전히 바꿔 버리는 게 그 사람이 가진 매력이라는 걸 강조. 사람은 누구나 생김새나 성격이 다르듯이 각자 가지고 있는 장점도 천차만별이기에 좀 더 자신의 매력을 찾는 일에 열정과 확신을 가져봐요.

 

 

 이젠 방학이면 성형외과 병원으로 유학을 간다는 말이 낯설지가 않죠. 그만큼 요즘 청소년들은 타고난 자신의 외모에 불만이 없는 친구가 없어요. 저희 딸아이도 얼굴에 난 주근깨가 콤플렉스여서 아침 등굣길에 션크림을 바르고 어떤 약이 주근깨 없애는데 좋다더라 약 얘기를 하길래 처음에 무척 당황했죠. 빛나도 부모님이 외출한 사이 오빠랑 TV 가요 프로그램을 보는데 자신의 얼굴이 동그랗고 코가 납작하다며 자꾸 걸그룹과 비교하며 놀리는 오빠가 얄미워 짜증나요. 

 

 그럴때마다 커서도 계속 이대로 코가 납작할까봐 걱정이고요. 빛나가 화가 나서 TV채널을 여기저기 돌려봐도 세상은 온통 날씬하고 예쁜 외모를 가꾸는 사람들을 위한 각종 쇼장같아요. 인기있는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남자들도 올해 유행하는 화장법을 배우고 목주름 제거에 탁월한 기능이 있는 제품을 광고하고 한 주 동안 어느 팀이 더 많은 체중을 줄었는지를 겨루는 다이어트 오디션이 넘쳐나는 이상한 세상~ 말로는 외모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 사람들 관심은 말과 다른 외모지상주의를 추구하죠.  

 

 알고보면 아라처럼 예쁜 친구들도 말 못할 고민도 심각. 이미 학교에서 제일 예쁜 친구로 보는 시선이 부담인 아라는 TV에 나오는 연예인처럼 되려면 지금보다 더 살을 빼려는 강박증이 심해 먹고 싶은 것도 맘대로 못 먹고 다이어트 중. 그만큼 얼굴도, 몸매도 성형 수술로 예뻐진 외모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을 부추기는 건 아이들 잘못이 아닌 거 같아요. 

 

 

 한창 먹고 클 청소년기에는 올바른 식습관과 즐거운 신체 활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란 걸 우리 아이들이 잘 알아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분명 예전엔 화려한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빛나에게 놀라운 변화는 지금부터예요. 그동안 써왔던 장점 공책의

내용으로 직접 작사한 노래로 수련회 장기자랑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는 가 하며 짝사랑하는 남자친구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도 받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수상소감을 말하는 빛나는 항상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강감찬 아저씨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역사 속 위대한 강감찬은 어떤 인물인지도 알아봐요. 강감찬 장군의 어릴때 이름은 은천. 어려서 어디에 가든 못생긴 외모 때문에 항상 놀림을 당하던 은천이는 슬퍼할때마다 아버지가 해주시던 말씀을 떠올려봐요. "겉모습이 잘생긴 사람은 주변에 갖가지 달콤한 꾐이 많은 법. 또한 겉모양만 꾸미느라 정작 갈고 닦아야 하는 학문이나 무예는 뒷전이 되기 쉽지."

 

 그 뒤로 열심히 병법 책을 읽고 무술을 연마한 나머지 우리나라의 '3대 대첩'으로 손꼽히는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훌륭한 위인으로 역사에 기록.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역사책이나 위인전으로 아는 위엄있는 위인보다 함께 어려운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할 지혜를 나눠주는 특별한 멘토로 휠씬 가까워지고요. 더욱이 아동문학가이자 부모교육전문가 선생님이 전하는 따뜻한 힐링 메시지는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인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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