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를 눌러줘!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5
토마스 파이벨 지음, 함미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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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에 중독되어 진정한 우정과 정체성을 잃어버린

십대들의 자화상. Post the most! 최대한 많은 게시물을 올려야 웹TV '온 쇼'를 진행할

핫한 스타앵커가 될 수 있어요. 그럴려면 어딜 가나 항상 사진찍고 글쓰기가 가능한

 스마트폰은 필수. 요즘 우리 아이들마냥 친구사이 스마트폰이 우정 필수품인가?

인기 척도인가? 여름방학이 끝난 뒤 함부르크에서 새로 전학 온

야나와 짝궁이 되고 비밀이 생기기 시작한 카로, 에디를 만나봐요. 

 

긴 금발 머리에 늘 다른 스타일로 멋내고 굽 높은 구두만 신는 멋쟁이

야나는 같은 반 여자애들의 부러움 대상. 단 학교에선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함에도 끊임없이 아이폰을 확인하죠. 심지어 수업시간 중에도 선생님 눈을 피해

쉬지 않고 휴대폰을 갖고 놀기때문에 주인공 카로와 짝궁이래도 고작해야

한두 마디나 하는 어색한 사이예요. 그에 비하면 카로의 낡고 오래된 휴대전화는 

고물에 불과해 대개는 휴대전화를 끈 채로 가방 깊숙이 넣어 두죠. 

 

한편으로 카로가 보기에 멀리 이사와서 예전 친구들이 그리워

그럴까 딱하기도 한데 그런 야나와 친해진 계기가 소셜네트워크인 '온'에

가입하게 되면서부터 금방 친해져요. 대부분 야나가 올려놓은 사진에는 

돛단배와 공원같은 정원, 대형 수영장 사진들에 벌써 400명이 넘는 친구들이 있어요.

반면에 카로는 '온'에 가입한 지 하루만에 고작 열두 명과 넘 비교가 되요.

더군다나 아빠의 직업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 에이전시 대표란 게 

한마디로 야나는 모든 걸 가진 완벽한 부자집 공주처럼 보여요.

 

아니면 남들 눈에 그렇게 보이고 싶어 화려하게 포장하는 지 몰라요.

마치 다른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과 시선을 끌기 위한 쇼윈도우처럼 화려하게 꾸미려해요.  

문제는 '온'이 '온 쇼'로 바뀌고 학교 학생들 전체가 거대한 '온 쇼' 열병을 앓고 있는 듯 

새로운 친구 맺기에 열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인터넷에 매달려요. 

나중엔 더 많은 친구 맺기에 혈안이 되어 하다 하다 누가 누구인지

얼굴도 모르는 엄마 아빠의 친구분들, 그분들의 자녀, 동네 소아과 의사선생님에게도

친구 신청을 보내는 등 은근히 경쟁이 심해져요. 하지만 몇 백명 차이가

나는 야나를 따라잡기에는 뭔가 엄청난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일단 야나의 힌트대로 프로필 사진을 예쁘게 찍기로 하는데요.

여태 한 번도 해 본적 없는 화장도 하고 카로가 가장 좋아하는 블라우스도 입고

엄청 공들어 새 프로필 사진을 찍어 올려요. 그만 서커스 분장같은 화장을 지우는 걸

새까맣게 잊을 정도로 '온 쇼'에 올라올 반응들이 궁금한 카로는 흥분을 감출 수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 추천도, 용기를 북돋아 주는 댓글도 달리고 포인트도

엄청나게 많이 쌓여요. 밤사이 새로운 친구 신청만 약 300명.

새 프로필 사진이 이렇게나 인기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  

카로는 소리죽여 환호성을 질러요.

 

세상이 날 주목하는 이 짜릿한 기분, 야호! 

인기스타가 된 기분이에요. 이제는 '온 쇼'에서 이렇게 포인트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진짜 인기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 

더 멋지고 더 자극적인 장면을 찍어 마구잡이 올려 포인트를 쌓는데 상대의 마음이

상할까 양심의 가책 따윈 필요치 않아요. 오히려 '온 쇼'의 훌륭한 앵커가 되려면 

사소한 감정은 그냥 넘길 수 있어야 한데요. 무조건 포인트를 사냥하듯 

몰래 도촬(도둑촬영)은 기본이고 좀 더 사건을 그럴싸하게 조작하기도 해요. 

그래야 '이 주의 클릭왕' '화제의 동영상'으로 선정 후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포인트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점점 야나의 말과 행동에 문제가 많아요.

겉으로는 슈퍼스타란 화려한 꿈을 쫓아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십대 소녀같지만

내면은 그보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부정하고 허황된 나를 쫓는 아바타로 살아요. 

현실에서 자신이 받은 고통이 너무 아파서 남의 고통은 무시하고 무책임하죠.

그래서 단 한번도 친구에게 사과하거나 고맙다 인사한 적 없어요. 어쩌면 야나와 카로, 에디

세 친구 사이 서서히 우정에 금이 가는 게 당연해요. 카로가 자기 고백처럼

그 때 그 일이 얼마나 겁나고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까 두려웠는지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깊이 뉘우치는 장면에서 쉽게 자신의 힘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소용돌이란 표현을 썼어요.

그럼에도 카로는 누구처럼 비겁하게 숨지 않았죠. 

 

카로가 가장 고통스러운 건 아무리 애를 써도 

한 번 일어난 일은 다신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거예요.

스스로 우승문턱에서 '온 쇼' 탈퇴를 결정한 카로가 했던 말들이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에게 위로가 되요. 이 또래엔 나도모르게 소용돌이에 휩쓸려 갈 때도 많고

처음엔 소용돌이 속에 있어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고.. 

그러니 아이의 손을 먼저 잡아 줄 준비를 하면 어떨까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딸아이가 입학하자마자 후덜덜 학교생활에 바짝 긴장 할 수 밖에 급훈이

생각나는 이유이기도 하네요. '한 사람의 잘못은 모두의 책임이다'

과연 야나 한 사람의 잘못을 우린 어떻게 나눠 질 수 있을까요.

오늘만큼은 카로네 반 친구가 되어 이 문제를 같이 고민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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