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까? 말까?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23
하이케 브란트 지음, 송소민 옮김, 수잔네 괴히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주니어김영사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23 <말할까? 말까?> 금방이라도 입이 간질간질, 터져 나올 거 같은 비밀때문에 고민에 빠진 한 소녀가 혼자 감당하기 힘든 비밀을 누구와 어떻게 풀어나가는 지 그 과정을 통해 답답한 속내는 감추기보다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해결해나가며 또한 정직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네요. 얼덜결에 이웃집 아주머니 집에서 몰래 먹은 서랍 속 초콜릿을 먹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 버린 뒤로 밤에는  머릿속에 모기가 웽웽거리는 거 같아 잠을 잘 수 없고 낮에는 천근만근 같은 무거운 돌덩이가 하루종일 가슴을 짓눌러 답답하기만 한 주인공 야나는 비밀이 생긴 뒤로 비밀을 마음 속 깊숙이 파묻어 버리고 싶어져요.

 

 어디론가 꼭꼭 숨겨 더는 성가시지도, 마음이 쓰이지도, 걱정스럽지도 않았으면 하는데...따지고보면 이웃집 아주머니의 집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을 한 셈이니 일주일 전부터 이웃집 아주머니 눈을 피해다닌들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것이 어찌 마음이 괴롭지 않겠어요. 혹시 이웃집 아줌마와 집밖에서 마주치지 않을까 내심 노심초사 안절부절 못했을 터. 게다가 이웃집 이들 아주머니는 서랍 속 초콜릿 개수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서 계속되는 야나의 거짓말에 머릿속이 혼동스럽기는 마찬가지죠. 그래서 야나에게 답장을 요구하는 편지를 써 보내는데요. 

 

 

 

 

 그러나 야나는 답장을 미루다 점점 답장하는 게 더 어려워졌고 처음엔 답장도 필요없이 아줌마네 초인종을 누르고 '아줌마 죄송해요. 제가 초콜릿을 먹었어요. 제 용돈으로 갚아 드릴께요.' 말할까? "아니에오, 전 정말로 초콜릿을 먹지 않았어요." 라고 할까? 이런저런 궁리를 하기 시작하죠. 그로 그럴것이 마음 착한 이들 아줌마 편지에 야나가 무슨 대답을 하든 야나를 믿는다고 했기에 더 더욱 뭐라고 해야 할지 정말 알 수가 없었어요. 그저 야나생각엔 초콜릿을 먹은 걸 아는 사람은 자신 말고는 아무도 없으니 자신이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테고 야나는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누군가 "초콜릿 먹을래?" 초콜릿 얘기만 꺼내도 사르르 배가 아프기 시작할 뿐 아니라 통화 중이던 엄마 입에서 이들 아줌마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고 이들 아줌마가 엄마에게 초콜릿 얘기를 했을까 마음이 콩닥콩닥 뛰어요. 여전히 야나의 답장을 기다리는 이들 아줌마에게 정말로 자기가 초콜릿을 먹지 않았다고 또 한번 거짓말을 해야 할까? 아무리 이들 아줌마가 괜찮다고 해도 야나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 되면 실망할 거란 생각에 두렵기까지 해요. 한편 학교에선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하려는 친구들의 비밀을 엿듣게 되면서 남의 비밀을 말하는 것이 고자질하는 거 같아 말하긴 싫고 차마 선생님한테 일러바칠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그들 얘기가 마치 자기 얘기인냥 무척 심각하게 느껴져요. 

 

 

 누구보다 양심에 찔려서 마음이 편치 못한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잘 아는 야나는 더 이상 비밀을 숨길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이젠 이들 아줌마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정해야 할때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용기내어 아줌마한테 편지를 썼어요. 당장 이들 아줌마가 뭐라고 하실까 걱정하기 보단 지금보다 더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을 고쳐먹고 꼭꼭 접은 편지를 우편함에 넣었어요. 그러니 그 이후엔 더 이상 이들 아줌마가 야나에게 화를 낼 일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매일 아침 아프던 배가 아프지 않으니 완전히 새 세상이 펼쳐지는 듯 갑자기 모든 일이 즐거워졌어요.

 

 단,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가출을 결심한 오빠의 또 다른 엄청난 비밀때문에 다시 겁이 났던 야나는 오빠와의 비밀을 지켜 주기로 약속은 했지만 스스로 비밀을 지킬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네요. 왜냐하면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가출한 오빠때문에 엄마 아빠가 얼마나 슬퍼하실지, 얼마나 많이 걱정하실지 잘 알기에 오빠의 협박에도 '항상 몹쓸 비밀이 말썽이지!' 야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줬던 이들 아줌마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결심하죠. 그 누구보다 비밀따윈 지키기 어렵다는 걸 잘 아는 야나이기에 마침내 야나의 결심으로 무사히 오빠가 다시 집에 오고 더는 비밀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다행인지 몰라요. 다신 골칫덩어리 비밀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을 테지만 그럼에도 쉿, 오빠가 큰 소리로 "내동생 완전 최고!" 말해주는 기분좋은 비밀은 자꾸자꾸 들어도 전혀 싫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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