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아 - 제8, 9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사계절 1318 문고 142
채은랑 외 지음 / 사계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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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작품집 "사라지지 않아"는 우리나라 최초로 과학소설을 썼던 한낙원 작가님을 기리며 세상에 선보이는 과학소설집이다. 요즘 학교에서 가장 핫한 주제인 인공지능, 미래 세상, 로봇이 소재로 쓰인 소설은 낯선 주제가 아니다. 수업시간에도 자주 읽혀지고 아이들에게 호응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먼 미래의 손에 잡히지 않는 세상의 일이 아니라 나의 주변에 누군가가 경험하고 있을 법한 현실의 문제가 된 것이다.

수상작인 "사라지지 않아"는 채은랑 작가의 작품으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관심으로 출발한 소설이라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부서진 우주선 사이로 여자 아이의 모습이 보이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우주선이 터질 지도 모르는 위기의 순간 있는 힘을 다해 아이를 끌어내자 머리 위에는 작은 별이 반짝인다. 닉네임 이상아. 여기까지 어떻게 온 것인지 궁금하던 순간 현지는 상아와 아주 작은 별에 함께 지내게 된다. 이곳은 게임 세계. 현재 현지는 휴면 계정상태. 상아의 우주선을 고쳐줄 수 있는 각종 아이템은 다행히도 비행사가 되고 싶었던 현지의 바람에 따라 상아의 우주선을 고쳐주고도 남을 정도이다. 3년 전 우주선을 만들어 더 먼 우주로 가려고 했지만 우주선은 잿더미가 되고 말았고 현지도 언제가 사라지고 만다. 더 이상 접속하지 않을 경우 영구 삭제 된다는 메일이 쌓이고 있었고 이제 영구 삭제까지는 2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 상아는 현지의 이야기를 듣고 현지를 찾는데 열심이었지만 플레이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저 별이는 누가 살고 있었을까?

<사라지지않아>21쪽

상아의 물음은 오래 전 게임을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 어느 날 이런 캐릭터가 있었지하고 기억은 하지만 다시 접속하지는 않을 수많은 게이머들을 떠오르게 한다.

현지의 플레이어가 현지를 기억해내길 기대하지만 이제 남은 시간은 단, 2주. 상아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청소년 우주 탐사단 30기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예지를 찾기 위해서이다. 우주탐사단 교육프로그램을 서로가 도와가며 힘겹게 마무리 하려던 차에 시스템의 파손으로 인한 우주선의 위기상황에서 구조선의 자리를 상아에게 예지는 양보하고 행방불명된다. 상아는 이 일 이후 우주 어딘가로 사라진 예지를 찾기 위해 예지가 생전에 하던 게임을 찾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게임이나 해 볼 생각이었어. 그런데 잊힌 자들의 은하를 찾게 된거야. 여기에 예지의 캐릭터가 남아있다면, 예지도 어딘가 살아있다는 거잖아.

<사라지지않아>26쪽

상아의 접속이 뜸해지며 어느새 영구계정 삭제가 이틀앞으로 다가온 어느날 상아가 접속한다. 예지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한 상아는 현지와 동일한 코드명을 가진 미지의 행성을 찾아낸다. 어딘가 있을지 모르는 세계. 항구라는 이름을 가진 "마리나 은하의 M-3270K".

영구삭제가 임박한 순간 현지의 행성은 서서히 무너져가고 현지가 상아의 우주선을 고치게 된 순간 상아는 현지에게 우주선 열쇠를 쥐어준다.

알잖아, 우리는 가야 할 곳이 있어.

<사라지지 않아> 35쪽

상아는 우주 탐사단에 지원하여, 현지는 게임 세상에서 우주선을 타고 미지의 행성으로 향하기로 결심한다.

두 사람의 만남의 공간부터 이별의 순간까지. 휴면 계정 상태의 게임 캐릭터가 미지의 행성으로 사라진 존재를 찾아간다는 설정이 인공지능 세상에서 너무나 많은 잊혀진 것들이 떠올랐다. 이메일이란 것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신기함. 고등학교 시절 정보 시간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야후"라는 검색툴도 너무 신기했고 처음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해본 활동이 내이름을 이집트문자로 바꿔보기였다. 그렇게 바꾼 이집트 문자를 소중하게 집에 가져가서 좋아하는 책 커버에 넣어둔 기억이 새록새록난다. 지금은 1인 1테블릿은 물론 접속이 쉬워진 세상이라 이렇게 소중하지도 애틋하지도 않은데 얼마나 많은 것들이 휴면되어갈까..

작가는 사라져야만 하는 아이가 사라지지 않을 미래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 우리모두 언젠가는 사라져가겠지만 사라지지 않을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세상을 만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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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욜로욜로 시리즈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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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려있는 '이해의 선물'이란 소설이 있다. 어린 남매가 사탕가게에서 버찌씨앗으로 사탕값을 지불했는데 주인이 오히려 거스름을 내주었다는 훈훈한 이야기. 새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그것도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되어 바짝 긴장하고 있을 즈음에 읽게 되면 굉장히 위로가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요즠 교과서는 이런 글이 실려있는지 궁금해진다.
이번에 읽게 된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도 이해의선물같은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라고 생각되었다. 우선 시작부터 온갖 낯설디 낯선 나무이름에서부터 행주치마라 불리던 마을의 암소의 출산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소가 새끼를 낳는것은 텔레비전 다큐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라 상상력을 있는대로 짜내어 읽어야만 했다.
미국 버몬트에서 1920년대에 태어나 십대 시절의 자전적 이야기를 쓴 로버트 뉴턴 팩 작가의 이력을 보며 1940년대 미국은 너무도 멀고 낯선 곳이기에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다. 뭐든 좀 내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이해하고 감정을 느끼는 S로서는 최대한도로 나의 경험치를 쥐어짜내야만 했다.아침에 일어나면 솔로몬이란 소의 젖을 짜내고 먹이를 주고 닭장에서 방금 낳은 달걀을 꺼내오는 일이란 티비 속 예능과도 같은 삶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로버트는 위의 서술대로 아침에 눈을 떠 자기 전까지 쉼없이 움직이며 온갖 동물을 돌보고 자연과 한 몸이되어살아가는 10대 소년이다, 행주치마의 쌍둥이 송아지출산을 자신의 팔 한쪽에 큰 부상을 입어가며 도운 덕택에 마을에서 제일 뛰어난 농부인 테너 씨에게 핑키란 새끼 돼지를 선물받는다. 애지중지 핑키를 돌보며 로버트는 인근의 큰 도시인 러틀랜드로 가서 쌍둥이 송아지를 박람회에 출품하게 되고 함께 데려간 핑키도 블루리본의 영광스러운 수상을 하게 된다. 로버트에게 핑키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반려동물이 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작품을 읽으며 나의 자연친화적 삶에 대해 돌아보았다. 꽤나 도시녀인가 싶겠지만, 도심지에서 가난한 노동자 자식으로 살아왔기에 전원생활같은 것은 경험해본 적도 없다. 그저 신규발령 때 주변에 논밭이 가득한 읍에서 지낸 2년정도의 생활이 다랄까. 그조차도 직장인으로 살았으니 삽질을 해보거나 가축을 길러본 적은 없다. 그저 축사 근처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 지, 봄에 밭에뿌리는 비료 향기가 축사냄새보다 더 지독하다는 걸 아는 정도?
이 작품의 제목은 이미 스포일러이다. 로버트의 아버지는 돼지를 잡는 도축업자이다. 지금은 공장같은 곳에서 기계화된 시스템속에서 우리가 즐기는 고기가 생산되지만 작품 속 시대는 사람의 힘으로 온갖 궂은 작업이 이루어진 후에야 고기를 얻을 수 있었을테니. 도축과정은 농사가 잘안되어 핑키가 사라지게 되는 날의 장면이 너무 생생해서 잊혀지지 않을 정도였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되어서야 비로소 돼지는 한 마리도 죽지 않게된다. 아버지의 노동이 지닌 가치를 다행히도 로버트 가족은 잘 알고 있기에 아버지도 긍지를 가지고 일하지않았을까싶다.
작품을 읽다가 알게된 여러 정보도 쏠쏠한 즐거움이 되어주기에 충분했다.소와말에게 물을 줄 때는 말에게 먼저 줘야한다. 예민한 식성의 말은 누가 마셨던 물은 입에도 안댄다고.
흙보다 아스팔트가 익숙한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로버트의 경험이 가슴을 울리기는 쉽지않겠지만 그럼에도 가족의 사랑은 불변의 진리이므로 추천하는 바이다.
#사뿐사뿐서평단#돼지가한마리도죽지않던날#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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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복제하기 사계절 1318 문고 143
캐럴 마타스 지음, 김다봄 옮김 / 사계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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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과 표지의 강렬한 이미지부터 이미 작품의 주요 소재가 무엇일지 느낌이 왔다. 요즘 수업 시간에 가장 인기 있는 읽을 거리는 SF소설이다. 미래 세계가 상상의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아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의 발전과 변화가 삶에서 느낄 수 있을 만큼 빠르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 미래가 핑크빛의 유토피아일 수도 있고 어두운 잿빛의 디스토피아일 수도 있다는 것은 우리가 가진 선택지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뜻인 것도 같다.

 주인공 미란다는 공부도, 발레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알파걸 그 자체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재능도 갖추고 있는 실력자로서 선망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소녀이다. 발레 발표회를 앞둔 리허설의 날 미란다는 눈 앞이 어두워지더니 그대로 쓰러지고 만다. 병원에서 들려준 이야기는 시신경 안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으며 시력을 잃는 것은 물론 전이 가능성까지 예측이 되며 치명적인 질환에 걸렸다는 결과를 듣게 된다. 미란다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부모님의 반응은 미란다의 상태와는 달리 담담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부모님의 빈틈없는 준비 덕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역겨운 짓이에요. 우리 가족이 신이나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게 당연한 일이었네요. 두 분이 신이잖아요." 137쪽, 미란다 복제하기


미란다가 울분을 쏟아내며 했던 이 말 한마디를 통해 미란다의 질병을 대비한 복제 인간의 존재는 어쩌면 이미 다가온 현재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이 나의 대체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납득하고 준비한 미란다의 어머니, 아버지가 신으로 불리는 것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란다는 부모님의 선택과는 다른 선택지를 찾아 나선다. 선의로 했던 비행이니 이해를 구하는 부모님과 늘 순종적이었던 미란다로서는 자신을 위한다는 행위를 그저 받아들이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자신의 복제인간에게 아리엘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한 생명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기로 한다. 나의 백업용 복제인간이 나의 여동생이되는 일은 의외로 쉽게 풀리지만 아리엘의 창조자인 멀린 박사는 또 다른 계획으로 미란다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멀린 박사의 계획과 꿈은 생각보다 더 창대했으며 이미 윤리나 법률의 제한을 벗어난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건 어른들이 아닌 미란다와 엠마, 아리엘의 용기 뿐이었다. 여기서 인간의 복제는 기술이 가능하다고 해도 허용할 수 있는 영역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고 보았다. 윤리적 허용 범위 안에서의 인간의 생존을 위한 복제는 허용. 이런 모범 답안을 내놓겠지만 윤리의 잣대라는 것은 너무나 주관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기에 신의 영역으로 남겨둬야하는 것인가라는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사랑과 우정 뭐 이런 것..이란 약간은 뻔한 결말이 허탈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여느 청소년 소설이 그렇듯 인물의 성장 과정은 의미가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변화무쌍한 모습은 막연한 불안감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무엇이든 다 준비해주고 해결해주는 어른들의 행동은 아이들을 더 불안 속으로 밀어 넣거나 문제가 닥쳤을 때 해결 능력을 상실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공감이 갔다. 모범생 미란다와 달리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엠마의 모습이 사실은 모두가 원하는 성장기의 전형일 것이다. 

 

 "마당 한 가운데 있는 커다란 선인장은 당연하게도 열기에 끄덕없이 버티고 있었다. 나도 선인장이 되고 싶다. 커다랗고, 위풍당당하고, 강인한 선인장, "183쪽, '미란다 복제하기


미란다는 뜨거운 태양열에도 굳건한 선인장이 되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며 살아갈 것이다. 


#미란다복제하기#사계절출판사$사뿐사뿐교사서평단#인간복제#SF소설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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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의 세계가 열리면 사계절 1318 문고 144
이은용 지음 / 사계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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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래?


독서 수업 시간 던진 질문에 2학년 8반 아이들 26명 중 3명은 좋아하는 일, 21명은 잘하는 일을 선택했다. (두 명은 질병결석)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아이에게 왜 선택을 했는지 이유를 묻자 "잘하는 게 없어서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잘한다"라는 것은 참으로 주관적인 평가라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해도 남이 보기에는 형편없는 수준일 수도 있고 정말 잘하는 것임에도 너무 과한 겸손으로 자신의 수준을 낮게 보는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잘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인정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좋아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것이 대다수 학생들의 생각이었다.

그림을 좋아하고 잘하는 "하라"에게는 진학이나 진로에 대해 위의 질문과 같은 고민은 필요없는 시간 낭비였을 것이다. 하지만 예술고등학교 입시를 치르던 순간 그간 준비해온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게 되는 경험을 하며 하라는 좌절하고 그림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도피처로 택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균형을 놓치며 캐리어와 함께 선로에 떨어지게 된다. 열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고 열차를 피해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쉽게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 어쩔 줄 모르던 순간 누군가 자신을 밀친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낯선 마을에 서있는 자신과 또래로 보이는 "리온"이란 소년을 만나게 된다. 리온은 그림에 재능이 있지만 가정형편이 넉넉치못하여 스스로 일을 하며 공부도 하고 그림도 틈틈이 그리는 그야말로 주경야독하는 중이다. 하라가 그토록 질리도록 좋아도 하고 싫어지기도 한 그림에 대한 리온의 열정은 하라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인다. 하라는 자신이 살던 세계를 떠나 어디에 와 있는 걸까?


 "각각의 세계는 각각의 시간으로 흘러가지. 다른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 걸 모르고." 112쪽

각각의 시간과 세계가 존재한다는 안나의 의미심장한 말은 하라가 미술입시에서 실패를 맛본 세계와 리온과 함께 지내는 세계가 각각 다른 세계라는 점을 의미함과 동시에 그럼 왜 하라는 리온의 세계에서 지내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을 남긴다. 하라는 리온과 함께 지내는 이 세계에서 입시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나고 그림 자체를 좋아하던 시절의 열정을 깨닿는다. 하라가 원래의 세계를 향하는 과정은 결국 하라가 다른 사람의 평가를 행복의 기준을 삼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는 결말로 이어지게 된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성공한 삶이란? 우리모두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를 기준으로 삼지만 사실 정답은 내 안에 있다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하라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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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몇 번의 동의를 구했나요? - 건강한 관계를 위한 경계 존중 수업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오승현 지음 / 사계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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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MBTI의 선풍적 인기로 내향형 인간, 외향형 인간 등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인증받게 된 우리는 각자의 mbti대로 인정 받게 되었다. 인정은 하되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mbti가 모든 것이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는 넘어서는 안되는 선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에서의 주의해야할 모든 것을 깔끔하게 설명해주는 책이 바로 "오늘 몇 번의 동의를 구했나요?"이다. 

 책에서는 경계 존중, 동의부터 먼저, 거절을 받아들이는 방법, 관계별 동의 구하기에 대해 자세하고 친절하게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특히, 미디어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관계의 잘못된 점을 조목조목 알려주는 것이 매우 인상깊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가 자신의 방 문을 걸어 잠그자 마음의 거리가 너무 생기는 듯하여 야단도 치고 화도 내고 해봤지만 결국 내가 두 손을 들고 항복하게 되었다. 제발 문을 열어 달라고 너의 영역에 침범하려는 것이 아니라 너의 방에 연결된 베란다 창고에 있는 휴지 좀 가지고 나가면 안되냐고... 사정사정해야 그 문이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책에서는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경계를 침범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나의 공간이나 내 시간을 침범당했을 때 느꼈던 불쾌함이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상대가 호의로 한 행동이라해도 그것이 폭력이 될 수도 있겠다는 공감에 이르게 되었다. 그것이 고백이라는 행위라도 원하지 않는 관계 속에서는 분명히 폭력이 될 수 있으니까. 

 옛날 옛적 광고 속 버스 안에서 잘생긴 남자가 자기가 이번 정류장에 내린다고 이야기하자 자리에 앉은 여성이 수줍은 미소를 보였던 장면이 왜 그리 이상했는지 알 것도 같다.

 

  "호저(산미치광이)는 날이 추워지면 체온을 유지하려고 서로 바짝 붙다가 가시에 찔려 떨어져요, 그러다 다시 추워지면 또 붙다가 찔리고요. 떨어지면 춥고 다가가면 아픈 과정을 몇 번 되풀이하다 이윽고 적당한 거리를 찾게 되어요. ", "오늘 몇 번의 동의를 구했나요?, 34쪽"


 업무적 만남은 물론 가까운 가족 안에서도 서로의 경계와 동의 구하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끼게 해주었다. 책에서 강조하는 "확,깨,자,매,번"은 학급에서도 주지시켜야 할 중요한 지침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장난이었다, 선의로 한 행위라고 포장하며 자신의 비행을 감추는 못된 아이들에게 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싶을 때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또한, 이성과의 관계 속에서 동의구하기가 성범죄 예방에도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여성의 성범죄 피해가 딸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불안이 큰 요즘 매우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놏치고 있는 많은 부분을 책에서 설명해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읽고 부디 "선 넘는 "행동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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