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비평이론
허상문 지음 / 영남대학교출판부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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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론 개설서는 문학이론의 소개는 물론 문학 연구가들의 이론학습을 나름대로 정리하는 역할도한다. 현대문학 개설서는 크게 외국문학 전공자들의 작업과 국문학자들의 작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가 자신의 전공 문학의 원서들을 소화해서 비판적으로 수용하려는 입장에 있다면 후자는 주로 국내에 번역된 이론서들을 위주로하되 원서를 참고로 하여 이론을 정리한다. 특히 후자는 참고서적으로서 원서를 택할대, 나이가 많은 세대일 수록 일본역본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고 젊은 세대일수록 영역본을 참고서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정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문학의 연구 환경이 미치는 주체성의 확립에 대한 중요성이다.

외국문학 연구자들의 경우는 해당 언어권의 이론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최신의 이론들까지 적절히 소개하는 장점이 있다면, 국문학자들의 경우는 다양한 외국문학들을 종합적으로 습득하여 소개한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성에서는 전자가 우위에 있고 범주의 포괄성에서는 후자가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론은 범주는 개설서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 이론의 정리나 해석에 있어서는 연구자마다 약간씩의 해석적 진폭차가 있다. 그런점에서 다양하고 많은 개설서를 읽어보는 것은 이론의 정당하고 건전한 이해를 위해서 장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학자간의 이론 주체화 과정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문학 연구의 방법론을 도출하고 자기이론을 도출하는데 많은 시사를 준다.

허상문은 영어전공자로서 나름대로의 주관을 갖고 비판적인 독법으로 영미권의 이론과 대륙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페미니증 비평 이론과 예일학파의 해체이론 소개는 다른 개설서에 비해 충실한 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차저작에 의존하는 국문학자들의 경향에 비해 일차저작을 대상으로 이론정리를 했다는 점에서도 가치있는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토의 이론가들(이글턴이나 레이먼 셀던의 작업)의 개설서와 크게 변별적인 범주도 없고 그 세밀함에서도 뒤쳐지는 감이 없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적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접목의 위험성 내지는 정당성에 대한 치밀한 비판이 결여돼 있다는 것은 커다란 결점이다.

이론과 실제 사이의 괴리를 좁혀나가는 작업이 절실한 만큼 가장 시급한 것은 이무래도 우리 문학적 전통에서 산출된 우리의 이론정립일 것이다. 그래서 젊은 학도들은 이론서보다(특히 서양이론)는 문학 작품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될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의 글일기를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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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 개정판, 원문 영어 번역문 수록 현암사 동양고전
노자 지음, 오강남 풀어 엮음 / 현암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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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는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의 비교 종교학 교수로 있는 오강남이다. 그는 서두의 '독자들에게'라는 글에서 '이렇게 신나는 책을 읽어보지 못하고 일생을 마치는 사람은 김치찌개의 맛을 모르고 한평생을 마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불쌍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을 다읽고 난 뒤의 내생각도 그와 같다.

'장자'는 '도덕경'과 함께 노장 사상의 성전이랄 수 있겠는데, '도'를 말하지 않으면서도 '도'를 내비취고 있는 책이다. 사실 오강남 풀이의 이책은 장자 전문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학자들에게 장자가 직접 쓴 것으로 알려진 내편 7편과 그외에 외편과 잡편에서 자주 거론되는 몇몇 내용들을 담고 있다.

나는 요즘 '낭만주의는 해방이다'라는 명제를 생각해 내고 그기서 나의 사상적 단초를 마련할려고 하고 있다. 직감을 통해 경험과 논리의 협소함을 초월하고 우주의 총체성에댜한 통찰을 얻는 것은 분별지에 속박당한 주객해체의 억압적 담론을 해방할 수 있는 힘이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이 힘은 주체 중심의 왜곡된 낭만주의를 넘어 나와 나 이외의 모두를 궁극적으로는 하나로 인식할 수 있는 화엄의 경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장자'에서 특히 2장의 '제물론'은 물(인식의 대상인 객체)를 고르게 한다는 뜻이다. 이 장은 모든 분별지의 극복을 통해 있음의 없음과 없음의 있음이라는 상식적이면서도 충격적인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획기적인 변혁과 그로써 얻을 수 있는 자유는 '도의 경지'를 일컫는 것이다. '도'는 말도 아니고 개념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그 무엇....? 그렇다. 도는 해방이다. 도를 해방이라고 규정한 것 자체는 내가 도를 구속한 것이 되지만 도는 분명 해방이다. 해방 그것이 도인 것이다.

'장자'는 심오한 책이다. 개념지어질 수 있는 피동형의 책이 아니라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면서도 모든것을 말하는 역설 그 자체의 책이다. 이 역설의 경지는 진리일까? 도일까? 나늠 말하지 못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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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란 무엇인가 상상총서 1
장경렬 외 / 살림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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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총서의 첫번째로 발간된 이 책에는 코울리지, 프로이트, 융, 사르트르, 바슐라르, 질베르 뒤낭 그리고 중국 고전 중에서 상상력에 관계된 글들이 실려 있다.

이성 중심주의의 논리로 전개되었던 근대의 기획들이 여러 모순들을 내포하고 있음이 밝혀지면서부터 사람들은 이성에 의해 가려졌던 직관과 초월 혹은 상상력 같은 낭만적 세계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진리라는 지향점에 다달어는 길은 수많은 갈래가 있다. 낭만주의는 그 길중의 하나이다.

코울리지는 우리가 생각하는것처럼 협소한 주관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 실린 글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코울리지는 여기서 주객합일의 화엄적 인식을 지향하는 유기적 통합으로서의 인식론을 지향하고 있다. 프로이트와 융의 글에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이론을 담고 있는데,정신의 지형학을 담론화 시키고 이를 개인적 차원에서 인류의 차원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의 실존적 인식론으로 현실계와 상상계의 관계를 고찰하므로써 실재를 구성해내는 상상의 힘과 부정의 인식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삶의 풍요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을 이야기하고 운동과 그로인한 변화를 유도하는 물질적 상상력은 생의 지속을 논함으로써 베르그송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뒤랑은 상징에 대한 분석과 상징적 상상력의 네가지 기능을 논하면서 이성을 바탕으로한 과학의 신화성을 회의한다. 그 뒤의 중국의 여러 글들은 창작을 비롯한 문학적 상상력에 관한 짧은 단편들이다.

이성과 언어에 갇힌 협소한 인식론을 해방하는 초월미학의 정초는 미신적이고 허망한 주관주의나 허약한 객관론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당파적 이해관계에 의한 양비론이나 양시론이 될 수도 없다 진리란 오로지 우리의 실존과 생명해방에 관계할 뿐이다.

낭만주의는 해방이다. 다시한번 그 믿음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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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판소리
정병욱 / 집문당 / 199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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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선생은 고전 시가론 방면의 전문가였다. 이 책은 그의 또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명저이다. 그가 판소리 학회의 회장을 맡았다는 사실도 이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소리에 관한 개설서로서 이보다 더좋은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체계적이고 재미있다.

나는 우리 음악 중 특히 판소리를 사랑하고 즐겨 듣는 사람중의 한사람이다. 이론을 안다고 해서 판소리를 듣는 귀가 트이는 것은 아니지만 이론은 판소리를 이해하고 사랑해서 즐겨듣게 만드는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

그리고 판소리는 장단, 창조, 가풍, 기법, 발성법 등의 음악적 요소와 발림(너름새), 고수와의 호흡(추임새), 부채 지팡이등의 소도구 등 연극적 요소 그리고 민족 문화의 총화라고 할맘큼 전대의 문화전통(가사, 가곡, 시조, 한시, 축문, 민요, 민담, 무가 등)이 녹아들어있는 사설과 창은 나름대로의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론적 지식을 먼저 이해하는 것은 판소리를 듣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판소리에 관한 몇몇 저서들이 눈에 띄지만 판소리 연구가 미진하던 시절의 연구물로서 이 책은 여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것 같다.

뒤에 실린 판소리 다섯마당의 채록본은 판소리를 처음 대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판소리는 그 사설에 한문과 사투리가 가 많기 때문에 듣고 바로 그 뜻을 명확하게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옛날 사람들도 정확한 뜻은 몰라도 다섬마당에 대한 줄거리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듣는데 큰 장애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그리는 세부적 디테일에 민감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사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 될수록 커다란 도움이 될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랫만에 좋은 책을 만나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요즘은 틈만 나면 판소리를 듣고 있는데, 임방울의 소리는 과연 일품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초보라 그런지 나는 여창보다는 남창이 끌린다. 판소리의 지락을 모르는이들도 어서 빨리 판소리를 들어 보라. 이보다 좋을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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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사문학의 이해 - 인문사회과학총서 21
정재호 지음 / 고려대학교출판부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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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의 개념을 설명하는데서부터 이 책은 시작되고 있는데, 가사가 시(문학)인가 가(음악)인가 하는 문제제기를 통해 조동일의 교술장르론에 의문을 제게하고 산문에 대한 율문양식으로서의 가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장르적 성격은 조정된것이 아니라 17세기를 기준으로 사적인 전개에 따라 서정적-서사적-실용문적인 가사로 변모를 보여왔다는 의젼을 제세하고 있다.

그리고 고려조의 작품으로 알려진 서왕가를 비롯한 나옹작 가사의 진위 여부에 대한 의문에 대해 내용, 형식, 서지적 정황 등에 근거해 나옹작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또한 고전 시가 장르의 교접양상에 대한 연구와 함께 분절이라는 가사의 형식적 면에대한 연구와 내용에따른 새로운 분류를 시도하고 있다.

전기가사의 연구에서는 면양정가의 연구를 통해 누정문학의 가치를 생각해보게하고, 조선 전기가사의 인간관을 내용분석을 통해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가사에 나타난 중국 인명을 분석하여 자료정리를 해 놓았는데, 이는 판소리 등의 여타 문학에서도 중국 지명, 사적 인명 등이 관습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볼때 중국에 대한 우리의 문학적 인식론을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것 같다.

후기가사의 연구에서는 임진왜란과 가사의 관계를 고찰하는데 이는 사회와 예술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최초의 기행가사인 '표해가'에대한 연구와 내방가사의 언어, 상사화답가류 가사의 연구는 하나의 장르인 가사가 후기로 내려오면서 내용과 형식 언어에 많은 변화가 이루어 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내방가사의 한 측면으로 제시된 욕구불만의 언어들는 조선후기의 민요나 사설시조와 같은 현실성을 획득하고 있음을 본다. 이는 상사문답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볼때 시대적 변화가 예술의 내용에 영향을 주고, 내용의 변화는 가사의 장형화라는 현식적 변화를 동반함을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일본 유학가에대한 연구는 문학이 사적 자료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되 문학과 역사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가사문학에 대한 이런한 포괄적이고 다양한 논의들을 담고 있는 이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고전문학이 현대에 의미를 가질 수있음은 자명하지만 대중들로부터는 소외되고 있는거싱 사실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한다면 보다 재미있고 알찬 내용의 고전 연구서들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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