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쓰려다 길을 잃고 재밌게 쓰려다 무리하는 역사서들이 종종 있다. 이 책은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가로서 지식을 한껏 뽐내 어려운 말로 독자들을 당황시키지도 않는다. 중언부언하지 않고 명쾌하게 서술된 동아시아의 역사. 여행하듯 책을 읽을 수 있다. 이곳 저곳 흥미롭지 않은 대목이 없다. 여행을 마치고 나니 아쉬움과 생각거리가 가득하다.
텅 빈 말들의 싸움. 실체없는 말들이 실재하는 적 앞에서 풍성해질수록 공허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말의 무게는 더할수록 가벼워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때문에 서투른 감상을 한 자 더 보태는 것이 자꾸만 주저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