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적인 사상을 서양인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참 신선하고 의외적이긴 한듯하다.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은 것은 획을 함께 한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이나 의식의 다양성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의 감정과 의식의 흐름을 읽어나가는 공허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여 주는 듯 하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 중 공허, 평온, 고독등 의미는 알지만 정말 어려운 말들이 있다. 중용이라는 말은 상황에 맞춰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 2릇이, 배가 부른자는 양보를 하는 것도 중요일 것이다. 모든 것이 상황에 맞춰서 판단을 하여야 하지만 공허나, 고독, 평온은 외부로 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 부터 전해지는 것이라 참 어려운 단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아프면서 돈이 없어서 물건을 훔쳐서 드시게 하는 것이 효도, 도둑질을 저울질해야 하고, 오래전 국경을 넘어온 민간인을 착각해서 죽이면 충인지 살인인지 딜레마에 빠질수도 있을 것이다. 삶에서 공허와 평온을 위해 무엇을 실천하고 있는지 반성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비우는 과정을 지나쳤다.
토마스 무어의 《공허에 대하여》는 우주, 존재, 그리고 인간의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적 에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그 너머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공허라는 개념을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새로운 가능성과 창조의 공간으로 재해석해서 알려준다. 어떻게 보면 답이 없는 질문일 수 있다. 이성이 우선인지 감성이 우선인지 그렇게 오랬동안 다져왔지만 물자체라는 것에 대한 근원에 답은 아직도 인류에게 속시원하게 답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답이 나오겠지만 철학적인 관점에서 물자체에 대한 답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토마스 무어는 공허를 단순히 비어있는 상태로 보지 않고, 모든 것이 시작되는 근원적 공간으로 묘사합니다. 이는 물리학의 진공 상태나 우주론적 의미에서의 공허와 연결되며, 동시에 동양 철학의 '무(無)'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있다. 저자는 공허가 정적인 상태가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역동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토마스 무어는 인간이 느끼는 존재론적 불안감과 삶의 무의미함을 공허와 연결하여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과 공허함은 결국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역설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여 준다.그는 이러한 공허감을 회피하기보다는 직면하고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깊이 있게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빈틈의 가치물건, 시간, 마음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빈틈을 일부러 남기는 것이 의미 있다. 빈틈은 새로운 것들이 들어올 공간이며, 멈춤과 정적의 수용 대화 사이, 일상 동작 사이, 시간의 틈새 등에서 느껴지는 정적을 억지로 채우지 말고 받아들이라는 강조한다. 비움이 충만함으로 비우는 것이 단순히 공허한 상태가 아니라, 내면의 자유와 충만함을 얻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기본개념들로 삶의 태도로 공허를 불안·부정의 감정이 아니라 삶을 관조하는 하나의 태도로 보고 상징과 일화 를활용하여 반지 없는 손가락, 화살 없는 활, 빈 접시 등 상징적인 이미지나 우화를 통해 공허의 의미를 직감적으로 전달한다. 삶을 완벽히 통제하려는 태도를 놓고, 허용과 수용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라는 스토리텔링한다.
노자의 무위와 무소유, 토마스 무어의 공허는 그래서 너무나 닮아 있다. 사는 곳도 다르고 시대는 다르지만 흐름을 따라가는 물줄기는 언제나 하나 였고, 지금도 그 흐름을 따라가는 듯하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공허를 창조의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듯, 개인도 공허를 통해 삶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곤잘레스는 공허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긍정적인 힘으로 바라보라고 제안한다.
<공허에 대하여>는 단순히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을 넘어, 공허라는 개념을 철학적으로 깊이 파고들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존재의 의미와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이정표를 제시하여 주는 삶의 치료제 같은 책이다.
우리가 겪는 모든 상황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의해 감정의 깊이와 폭이 달라지듯이 공허라는 개념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것이다. 인문학서적을 통한 지혜로는 행복은 온갖 고난과 난관을 지나면서 도착하는 목적지가 아니고 출발점인 지금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였다. 그릇이나 컵에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으면 그 잔을 비워야 마실 수 있듯이 관점을 전환하여 비움이나 공허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