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에 대하여 - 삶은 비운 후 비로소 시작된다
토마스 무어 지음, 박미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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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받아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동양적인 사상을 서양인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참 신선하고 의외적이긴 한듯하다.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은 것은 획을 함께 한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이나 의식의 다양성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의 감정과 의식의 흐름을 읽어나가는 공허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여 주는 듯 하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 중 공허, 평온, 고독등 의미는 알지만 정말 어려운 말들이 있다. 중용이라는 말은 상황에 맞춰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 2릇이, 배가 부른자는 양보를 하는 것도 중요일 것이다. 모든 것이 상황에 맞춰서 판단을 하여야 하지만 공허나, 고독, 평온은 외부로 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 부터 전해지는 것이라 참 어려운 단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아프면서 돈이 없어서 물건을 훔쳐서 드시게 하는 것이 효도, 도둑질을 저울질해야 하고, 오래전 국경을 넘어온 민간인을 착각해서 죽이면 충인지 살인인지 딜레마에 빠질수도 있을 것이다. 삶에서 공허와 평온을 위해 무엇을 실천하고 있는지 반성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비우는 과정을 지나쳤다.

토마스 무어의 《공허에 대하여》는 우주, 존재, 그리고 인간의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적 에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그 너머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공허라는 개념을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새로운 가능성과 창조의 공간으로 재해석해서 알려준다. 어떻게 보면 답이 없는 질문일 수 있다. 이성이 우선인지 감성이 우선인지 그렇게 오랬동안 다져왔지만 물자체라는 것에 대한 근원에 답은 아직도 인류에게 속시원하게 답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답이 나오겠지만 철학적인 관점에서 물자체에 대한 답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토마스 무어는 공허를 단순히 비어있는 상태로 보지 않고, 모든 것이 시작되는 근원적 공간으로 묘사합니다. 이는 물리학의 진공 상태나 우주론적 의미에서의 공허와 연결되며, 동시에 동양 철학의 '무(無)'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있다. 저자는 공허가 정적인 상태가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역동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토마스 무어는 인간이 느끼는 존재론적 불안감과 삶의 무의미함을 공허와 연결하여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과 공허함은 결국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역설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여 준다.그는 이러한 공허감을 회피하기보다는 직면하고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깊이 있게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빈틈의 가치물건, 시간, 마음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빈틈을 일부러 남기는 것이 의미 있다. 빈틈은 새로운 것들이 들어올 공간이며, 멈춤과 정적의 수용 대화 사이, 일상 동작 사이, 시간의 틈새 등에서 느껴지는 정적을 억지로 채우지 말고 받아들이라는 강조한다. 비움이 충만함으로 비우는 것이 단순히 공허한 상태가 아니라, 내면의 자유와 충만함을 얻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기본개념들로 삶의 태도로 공허를 불안·부정의 감정이 아니라 삶을 관조하는 하나의 태도로 보고 상징과 일화 를활용하여 반지 없는 손가락, 화살 없는 활, 빈 접시 등 상징적인 이미지나 우화를 통해 공허의 의미를 직감적으로 전달한다. 삶을 완벽히 통제하려는 태도를 놓고, 허용과 수용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라는 스토리텔링한다.

노자의 무위와 무소유, 토마스 무어의 공허는 그래서 너무나 닮아 있다. 사는 곳도 다르고 시대는 다르지만 흐름을 따라가는 물줄기는 언제나 하나 였고, 지금도 그 흐름을 따라가는 듯하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공허를 창조의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듯, 개인도 공허를 통해 삶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곤잘레스는 공허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긍정적인 힘으로 바라보라고 제안한다.

<공허에 대하여>는 단순히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을 넘어, 공허라는 개념을 철학적으로 깊이 파고들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존재의 의미와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이정표를 제시하여 주는 삶의 치료제 같은 책이다.

우리가 겪는 모든 상황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의해 감정의 깊이와 폭이 달라지듯이 공허라는 개념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것이다. 인문학서적을 통한 지혜로는 행복은 온갖 고난과 난관을 지나면서 도착하는 목적지가 아니고 출발점인 지금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였다. 그릇이나 컵에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으면 그 잔을 비워야 마실 수 있듯이 관점을 전환하여 비움이나 공허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알려준다.

바퀴의 중심이 비어 있어야 돌 수 있다 — >마음도 빈틈이 있어야 흐름이 있다.

그릇 속이 비어 있어야 그릇으로써 기능한다 — >속이 꽉 차 있으면 쓸모가 없어진다.

문과 창문이 비어 있기 때문에 빛과 바람이 드나든다 —> 빈 공간이야말로 소통과 유입의 통로가 된다.

공허라는 말속에 역설적으로 채움과 창조가 함께 한다는 저자의 아포리즘이다. 세우고 지켜야할 큰 가지는 버리지 말고 필요없는 잔가지를 모두 버려야 한다는 표현이기도 한듯하다. 공허라고 하면 고독의 심연이나 명상이 떠오르며 무엇이든 놓고 나서 찾을 수 있는 공허한 상태를 맞이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상이나 현상을 받아들이는 관점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기에 마음을 열고 비워서 물자체를 생각한다면 또다른 창조의 길로 가는 패스워드가 공허가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히 이론적 사색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 속에서 적용 가능한 자세들을 제안해주기도 하였다. 틈을 의도적으로 남기는 활동으로 계획표나 일정, 대화 중간에 여백을 두기, 침묵과 정적을 수용하기로 말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고요 그대로의 상태를 지켜보기, 모든것을 관리 예측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허용의 태도를 키우며 통제 욕구를 줄여나가기, 분주한 생각이 사라졌을때 나의 느낌과 내면의 상태를 살피는 연습을 통하여 내면의 감각을 깨우는 과정을 하라가 조언하고 있다.

마음의 평온함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햐 하는지에 관한 계발서들을 정말 많이 있다. 처음부터 일관되게 주장하는 공허에 대한 것을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 필요한것 중 좀 소중하기의 무게가 가벼운 것을 버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요없는 것을 수집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기에 빈마음으로 자신을 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면의 소리를 찾아 가다 보면 정말 필요한 것은 몇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모든 대상들이 달라 보일 수 있기에 그 관점을 찾아가는 책으로서 정말 유익하게 잘 읽은 책이었다.

충만함, 완성, 성공을 추구하고 갈망하지만 실패와 공허를 견디기 힘들어 하는 현대인들에게 우리들의 마음에는 늘 실패와 공허가 자리잡고 있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내보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가 한다. 우리가 그렇게 애써서 통제하려는 삶의 균형추를 놓아 주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또한 변명하거나 시끄러운 소음에 시달리지 말고 조용하게 아무것도 하지말고 방어적인 자세를 벗어버리고 내면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고요함을 침묵이 아니라 자신을 다시 만나는 과정이라고 알려주면서 마음의 평화와 일상의 균형을 이루는 지혜를 알려준다.

유형적인 것을 찾으며 가진 잠재력과 기회를 놓치는 과정을 반복하는 현대인들에게 전해주는 삶의 메시지는 확실한듯 하다. 감정적인 허무가 아니라 철학적인 공허를 통하여 마음과 인격의 깊이를 더하는 삶의 태도를 알려주는 귀한 책이라 많은 분들이 읽어 보셨으면 하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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