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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세상에 머무르는 까닭
김상량 지음 / 아침놀북 / 2023년 11월
평점 :
세월의 풍파를 헤치고 살아오신 아버지의 삶의 흔적을 고등학교 친구들 단톡방에 4년동안 올린 글을 딸이 첫번째 독자가 되어 읽어 보고그 세월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하고자 딸이 선물하는 아버지의 시간 여행 에세이가 "우리가 이세상에 머무르는 까닭"이라는 책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오신 어른들에게는 눈물겹게 힘들었지만 뜨거웠던 삶의 "잊혀진 시간"을 추억하게 하고,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는 낯설면서도 신기한 "경험하지 못한 시간"과의 만남을 갖게 하려는 목적>으로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해방둥이로 태어나신 분의 전쟁과 가난과 77년 삶의 여행을 한권의 책으로 담아 내었다. 책을 읽으면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이 다음장이 궁금하고 어떤 내용이 나올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펴고 한숨에 모두 읽게되었다.
지나온 나의 삶에 의미를 담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아픔의 상처위에 예쁜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지난온 삶의 흔적중에서 기억하기 싫은 것들도 있을 것이고 마음속에 자리잡은 회한도 있을 것이고, 이루지 못한 아쉬움도 있을 것이고, 마음먹고 이루었던 성취도 있을 것이다. 들추어 내기 힘든 아픈 상처들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기쁘고 즐거웠던, 그리고 슬프고 힘들었던 삶의 여정이 모두 담겨 있었다.
과거로 부터 현재의 시간여행을 한다. 전체는 4부로 44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구성이라 보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도 많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가장 후회하는 것이 성공하고 이룬 자신의 무엇보다 그때 내가 ~했더라면 하는 것이 가장 마음속에 걸리고 남는 것이라 한다. 책속에서도 젊을때 시간이 부족하고 여건이 안되어 무등산 오르기를 친구들과 늙그막에 올라가신 이야기 처럼 우리가 잊고지나온 삶속에서 끊임없이 채움을 반복하고 비움을 반복한 그 여행이야기가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책의 제목과 동일한 꼭지에 삶을 살아가는 이유에 대하여 설명한 글이 나온다.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가끔은 마약에 취하게 한다.
정과 사랑이라는 마약은 우리가 세상과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오늘도 나는 그런 마약에 취했다.
정과 사랑이라는 마약이라는 말에 공감한다.우리네 삶은 각박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다른 사람을 배력하고 생각하는 정이 남아있고, 우리라는 개념은 아직도 우리네 삶속에서 꿈틀거리면서 살고 있다. 에세이라는 것이 울림을 준다는 것이 참 어렵다. 개인의 일상적인 삶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정하는 것이 참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 생각한다. 책의 몇 꼭지는 부록처럼 삶의 시간 여행이라는 주제와 동떨어진 주제도 있지만 여행을 하다가 처음 만나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도 간다.
겨울이라는 나이에 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는 희망적인 꼭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의 행복과 기쁨 과 슬픔이 고스란히 나타낸 에세이다. 사람은 즐거운일이나 기쁜일보다 아픔을 겪었던 것을 더 오래 기억한다. 생채기를 드러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10년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듯한 친구들과의 우정과 삶,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내고 사회의 성원으로 자리를 잡아 가는 과정들이 너무나 조화롭다.
이 세상은 각본에 따라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고, 각본 없는
공간에서 우리가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설계된것 같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소리를 잘내게 하는 것에 따라 능력을 판별하는데 저자는 아마도 하고픈 말들이 꼭지를 더 채울수도 있었을 것이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또 다른 삶의 무게를 이겨내고 헤쳐나가는 공감하고 함게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라 드라마 보듯 우리의 부모님의 마음을 함께 한다 생각하고 읽어 보았으면 하고 추천한다.
<이 리뷰는 책과콩나무 네이버카페의 도움으로 출판사로 부터 책을 받아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