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선이 깔린듯한 대화의 내용이 등장한다. 책을 읽으면 인용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된다. 전개가 독특하고 상큼하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현서영이 화자인 오목눈이의 눈물의 장에서는 현서영이 그림을 그리러 갔다가 화상을 입으면서 막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 준다.
오목눈이라는 새는 아주 작은 새이지만 몸의 길이에 비하여 꼬리 깃털이 정말 불균형적으로 긴 새이다. 오목눈이라는 새의 부재가 왜 사용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여 보았다. 작은 새의 날개짓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2부 주먹망원경>은 현서영의 남편 백준규가 화자가 되어 스토리를 풀어 나간다. 1부의 말미에 사고를 당한 아내의 여러가지 사건들로 인하여 많은 것들을 풀어낸다. 사랑앞에서는 태평양처럼 관대한 남편의 관점에서 3사람의 관계가 정리된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주먹망원경은 말그대로 주먹을 가볍게 쥐고 그 주먹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통속적인 소설도 아니지만 백준규가 풀어나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롭다.
주먹망원경이라는 것이 앞을 보아도 전체가 아니라 경주마처럼 앞만 보게 되는 표현인데 남편 백준규의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잘 표현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잡을 수도 있고 놓아 줄 수도 있지만 1부의 말미의 사건을 정리하면서 주인공들의 마음이 정리되기 시작한다.
< 3부 금낭화>는 한정호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아치형으로 곧게 뻗은 꽃대에 복주머니 모양의 진분홍색 꽃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꼿이다." 금낭화의 꽃말이 "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하니 누가 누구를 따르는 것인지 한정호의 시선으로 인생의 문제들을 해결하여 나간다. 화자의 관점마다 정한 제목들이 정말 소설을 이끌어가는 전체적인 키워드가 된다.
소설은 해피엔딩이면 좋은데, 모든 것을 포기하였다가 일어난 현서영과, 전부를 놓아준 남편 백준규, 해바라기처럼 태양만 바라 보았던 한정호의 결말이 확정되지 않은채 소설은 끝이 난다. 미술교사라는 직업에 맞게 아름다운 산을 올라 가는 것이 소설의 결말이다. 시지프스신화의 내용처럼 결말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사랑의 대한 정의는 독자들에게 던져 준다.
인생은 답이 없다고 하지만 사랑에도 답이 없다. 맞고 틀리다는 표현은 인생에게도, 사랑에게도 어울리는 표현은 아닌듯 하다. 인간의 본성과 욕심, 욕망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였다.
소설을 읽고나서 각 부마다 정한 오목눈이의 눈물, 주먹망원경, 금낭화라는 제목들의 키워드가 이 소설에서 말하는 핵심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삶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가는 여정인데 이 소설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겨 두었다.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 일탈을 꿈꾸는 것은 인간에게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활화산 같은 장미를 닮은 사랑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금낭화같은 사랑의 이야기로 힐링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