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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2년 11월
평점 :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대이상의 책입니다. 책을 펼치는 것이 두렵습니다. 한번 펼치면 마지막 페이지 읽을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흡입력에 늘 감탄을 자아 냅니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의 마지막을 보았을 때 아마 가가 교이치로 형사의 활약도 이번 편이 마지막으로 다른 시리즈로 옮겨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끄는 것은 가가 교이치로 형사이지만 활약은 마스미야 형사가 사건의 해결을 담당한다.
표지의 겉면에 있는 "은폐된 과거의 사건-그로 인해 실타래처럼 뒤얽히는 두 가족의 운명" , "나는 누군가를 대신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사건 전개의 핵심 키워드 이기도 하다.
책은 장편 한권짜리 소설이지만 1부와 2부로 나뉘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1부는 카페의 여주인의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렸고, 2부는 그 살인사건과 관계된 인물들의 가족사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져 있어서 한 권의 소설이지만 연극의 막이 바뀌듯 새로운 내용으로 독자들을 책속으로 끌어 들인다.
살인 사건 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점차 드러나는 두 가족의
불행한 과거사 그리고 젊은 형사의 고뇌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추리소설과 심리소설을 함께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정말 흡입력으로는 어느 책을 읽어도 늘 대단하다. 책의 포멧이 약간 다르다는 것도 특징이다. 책의 전체 내용을 담고 있고, 희망의 끈이라는 것을 함께 하는 서두의 부분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서두를 읽으면서 예전에 읽고 영화로 보았던 비밀이라는 책과 영상이 머리속에서 오버랩되었다. 추리소설은 아니고 멜로소설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포멧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등장인물도 별로 없고, 엑스트라도 많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독자들을 화장실도 못가게 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하다. 1부는 카페의 여주인의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이다. 형사들은 면식범이라는 것을 전체로 주위인물을 탐색한다. 늘 그렇듯 살해자는 주위의 평판이 늘 따스하고 온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의외로 살인사건의 범인은 쉽게 잡혀 버린다. 한편으로는 맥이 빠지기도 하지만 왜 살인의 이유를 감춰 2부로 넘겨 버린다. 이 과정에서 이 시리즈를 길게 끌고 왔던 가가 교이치로 형사의 활약이 눈에 훅 들어 온다. 1부는 가가 교이치로 형사의 활약으로 사건이 정리되지만 발로뛰는 형사인 마스미야 형사가 있었다.
2부는 책 표지에 나오는 2가족의 실타래처럼 얽혀진 운명으로 살해의 이유를 마스미야 형사가 추척하는 과정을 그린다. 1부가 추리소설이라면 2부는 심리소설이고 멜로 드라마의 형식으로 전개된다. 왜 카페의 여주인이 살해되었는지 과정을 그리는 내용이다. 배다른 남매와 병원의 의료실수로 인하여 중학생이 될때까지 길러져야 했던 소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와 사고로 남매를 잃은 부모의 축복속에서 태어난 아이의 어두운 과거를 하나하나 풀어 놓는다.
"만날 수 없다해도,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과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어.
그리고 그 끈이 아무리 길어도 희망을 품을 수 있으니
죽을 때까지 그 끈을 놓지 않겠다고 하더구나."
마스미야 형사가 뒷 표지 말처럼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정말 생각하게 하는 인용문이기도 하다. 어둠속에 감춰져 있던 과거가 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살인의 원인을 알게 된다. 비밀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눈물 흘리게 하는 감정이 폭발하게 하는 장면이 2부에서는 2~3회 나온다. 문화가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지만 인간의 보편 감성을 자극하는 그 곳에서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리게 된다. 멜로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을텐데 대한민국의 영화관에는 조폭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역사관련 영화 몇 편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접속, 하늘정원, 내머리속 지우개, 8월의 크리스마스, 국화꽃 향기등 함께 몰입하며 시대를 함께 할 수 있는 영화가 전멸되어 우리는 싸우는 조폭영화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으니, 희망의 끈 같은 책으로 우리의 시대적 감성과 에너지를 느껴보았으면 한다.
추리소설이지만 잔잔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희망의 끈이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적극 추천한다. 책을 읽다보면 가족의 소중함과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게 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국내작가의 책이 아니지만 워낙 팬심이 국내에도 가득한 독자분들이 많으시기에 망설이지 말고 구입하여 읽어보기를 적극추천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시대적 이슈와 배경등을 담고 있지만 인간의 내면을 풀어내는 글솜씨에 늘 감탄하면서 읽게 되고, 비극적인 장면으로 끝이나는 것이 아니라 희망적인 해피엔딩으로 종료되어 우리도 책의 표지에 있는 희망의 끈을 잡고 있어야 할것 같다. 그 끈을 놓지 않으면 어려운 일도 힘든 일도 함께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소설이라 적극 추천한다.
추리소설이기에 작가의 마음속으로 함께 떠나는 여행을 어렵지 않고 쉽게 쓴 책이라 작가의 마음으로 함께 내용을 가늠해보고 가설을 세워서 검증을 할 수 있게 복선을 쉽게 설정하였으니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
< 이 리뷰는 책과콩나무 카페와 출판사로 부터 책을 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