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그 후 - 아직 남은 그리움을 위하여
최원현 지음 / 북나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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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여러 장르 중 수필이라는 분야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장르이기도 하다. 일기를 쓰거나 편지를 쓰는 것 등 일상 생활과 관련된 많은 것이 수필의 한 분야이기에 정겨운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창작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고통이 따른다. 어릴때 방학숙제로 일기를 몰아 쓰기를 한 번은 해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요, 그 후라는 책의 저자는 한국문학창작문예원장과 한국수필가 협회 이사장 및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한 분이었다. 그래서 책의 내용에도 몇 곳 나오지만 수필에 대한 생각을 피력한 부분이 나온다. 중고등학교의 교과서 및 여러 교재에 게재 되었다고 하니 익히 이름을 들어 본 분들도 있을 것이다.

수필은 있었던 이야기들이다. 기억의 소환이다. (181쪽)에 수필에 대하여 정의를 하여 놓았다.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글감이 되고, 문자로 생명을 부여해주면 아름다운 글이 되는 것이다. 고요, 그 후 라는 책은 작가의 예전 활동들 중에서 비슷한 내용을 묶어서 책으로 나온 것이다.

전체가 5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별개의 장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연결 고리라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주제가 비슷한 부분도 있고, 유사한 주제로 창작된 것들도 있어서 모두 연결된 우리들의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수필이라는 것은 결국은 우리들의 삶의 장을 문자로 옮겨와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첫+사랑과 '첫'과 '새'를 생각하다의 소주제는 설레임을 상징하는 단어로 삶을 옮겨 놓았다. 가장 많은 주제로 등장하는 것은 이 글들이 출산이 코로나 19가 진행중이던 때라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였다. 가벼운 만큼 맑아지게와 바람의 성은 산이라는 공통주제를 내용은 색다르게 전개한다. "억새"를 보면 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작가는 억새를 보면서 풀어놓은 이야기는 정말 작가라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파카 만년필을 쓰고 있습니다라는 소주제와 만년필이라는 글감은 작가의 만년필에 대한 생각을 글로서 적어 놓았던 부분이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만년필의 기억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다르기에 좋은 부분이었다.

책에는 코로사 19의 팬데믹시절이라 명칭이 코로나 19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지만 별을 보고 싶다라는 글감에는 코비드 19라는 공통명칭으로 사용되었다. 많은 부분 나오는 병명이었지만 딱 한번 다른 용어를 사용하였다. 버림의 미학이라는 글감에서는 솔개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도 70년을 살 수 있는 솔개가 40년을 살고 나면 노화가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한 부분을 보면 글감을 교훈으로 이어주는 필력을 보면 정말 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수필은 딱딱하기 보다는 부드럽게 전개해서 편안함을 주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고요, 그 후라는 책도 각종 계, 월간지에 실렸던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지만 일상을 옮겨 놓은 것이기에 편안함을 독자에게 제공한다.수필이라는 것이 편안하고 부드러움 속에 붓의 위력을 보여주며 교훈과 통찰력, 지혜를 제공하는 장르라 생각하기에 우리의 삶속에서 발견한 지혜들을 보여준다.

작가의 이력에서 보면 느낄 수 있었는데 수필의 위상에 대한 의견과 생각을 피력한 것이 눈에 들어 온다. "미스 트롯과 수필문학[ 수필(Supil)의 변화와 부흥을 위하여]라는 글감과 자랑스러운 수필(SUPIL)"이라는 글감에서 수필의 자리 찾기를 알려주고 있다.

수필은 무엇인가. 결코 '에세이'로 번역될 수 있는 문학장르가 아니다.

하이쿠나 시조처럼 수필 또한 '隨筆 Essay'이 아니라 '수필 (SUPIL)' 일 수 있어야 한다. (중략)


우리만의 독특한 정서와 사상 그리고 철학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수필이 필요하단 말이다.

그래서 수필이 우리 고유한 정서를 담는 순수한

문학 장르로 우리 문학으로의

수필이란 기(旗)를 확실히 꽂아야 한다.

267~267쪽

우리는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에세이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작가는 Essay가 아니라 수필(SUPIL)이기를 바란다. 작가의 수필에 대한 생각에 공감하면서 "목숨을 건 수필 쓰기가 필요한 때다", "수필의 시대, 우리가 찾아야 할 우리 문학의 땅이고 경계다."(268쪽)라는 문장이 가슴을 울린다. 수필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들린다. 수필은 그저 그런 일상의 삶을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르로서 울림을 주려면 각고의 노력으로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흔하게 보는 수필집이 아니라 각종 월, 계간지에 게재되었던 내용들을 묶어서 우리들에게 지혜를 제공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또한 작가로서가 아니라 협회를 이끌어온 분의 통찰력으로 혜안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우리야 수필이든 에세이든 상관없지만 수필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에세이보다는 수필(SUPIL)이 정감어리고 더 좋은 듯 하다.

가볍게 일상을 글로 표현하여 삶의 다양한 단면을 표현한 수필(SUPIL)로 편안하게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고요, 그후라는 책을 추천한다. 모든 문학 장르가 그럴 수 있지만 ,수필(SUPIL)이라는 장르는 책을 읽는 독자마다 공감하는 것이 비슷하고 수용하는 부분이 비슷한 장르라 이 책을 읽으면 아마도 수필이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작가의 철학적 사고와 문학적 감성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책과콩나무 네이버카페와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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