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뒷면에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풀이래요], [기린], [구리 구리 구리]등 여러 동시가 실리며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동시집 < 참 좋은 짝>의 손동연 시인이 18년 만에 새 동시집으로 여러분을 찾아 왔어요. "날마다 생일처럼 날마다 어린이날 처럼" 기쁘고 즐겁게 사는 시인은 어린이가 좋아서 동시를 쓴다고 해요. 또 '날마다 더 어린 사람이 되고 싶어서' 어린이날에 결혼을 했다고 해요. 어린이의 마음을 꼭 닮은 동시들이 궁금하지 않나요? 손동연 시인의 새 동시집 < 날마다 생일> 에는 살찍 펼치기만 해도 눈길이 쏠리고 제목만 보아도 가슴이 설레는 동시들이 가득하답니다."라고 책과 저자를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린이들은 나이가 적을 수록 순수철학자라고 생각한다. 백지지만 모든 것이 가능한 순수 철학자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를 검색하고 연세를 확인하고 소름이 끼치게 되었다. 동시들을 읽으면서 받은 순수함과 순백색의 마음을 그 연세에 저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책의 뒷면의 내용을 보고나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에세이는 포인트를 잡으면 가능하다고 하지만, 소설은 기승전결을 머리속에서 스케치하여야 완성가능한 것이고, 시와 동시는 사물과 혼연일체가 되어 사물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살면 사물은 그냥 사물로만 보인다. 마음이 깨끗하면 사물이 되어 말하고, 밖에서도 그 사물이 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생각한다.
어렵지 않은 단어로 어렵지 않은 표현법으로 사물이 하는 소리, 대상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니라 위대하다 생각한다. 몰랐었는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동시들이 실려 있다고 하니 그 과정이 이해가 된다. 짧은 시어속에 담고자 하는 그 마음이 녹아 있어야 하는데 동시라고 하지만 정말 많은 마음이 표현된 동시집이라 생각한다. 공감하는 것들이 많고 함께 하고픈 것이 많은 것을 보면 나도 그렇게 세상의 색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온 갖 색들로 칠해져 오염되어 있지는 않은 듯 하다.
동시집은 4부로 나위어져 있지만 형식으로 보면 책의 외형에 속하고 내용으로 보면 필요없는 형식에 속한다 생각한다. 각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상이한 것은 사실이고, 표현하는 방법도 각 부마다 약간은 차이가 나기는 한다.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의 경계라고 표현하고 싶다. 전체에 녹아 있는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백지 상태의 순수 철학자 모드가 그려진다. 독자인 나는 작가도 안되지만 절대로 동시나 시인은 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다시 한번 확인 한 듯하다.
사람들이 시나 동시는 쓰기 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독자인 나는 시나 동시가 가장 쓰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사물이 되어 사물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대화를 할 수 없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볼 수 없기에 정말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