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생일 시읽는 가족 18
손동연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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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열었는데 지난해 부터 읽은 책 중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책이다. 동화나 동시라는 것에 대하여 별 생각없이 책을 펼쳤는데 정말 드라마틱하고 이미지처럼 잔상이 남는 글이라 너무 환상적인 동시집이라 최근 읽은 책들 중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의 뒷면에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풀이래요], [기린], [구리 구리 구리]등 여러 동시가 실리며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동시집 < 참 좋은 짝>의 손동연 시인이 18년 만에 새 동시집으로 여러분을 찾아 왔어요. "날마다 생일처럼 날마다 어린이날 처럼" 기쁘고 즐겁게 사는 시인은 어린이가 좋아서 동시를 쓴다고 해요. 또 '날마다 더 어린 사람이 되고 싶어서' 어린이날에 결혼을 했다고 해요. 어린이의 마음을 꼭 닮은 동시들이 궁금하지 않나요? 손동연 시인의 새 동시집 < 날마다 생일> 에는 살찍 펼치기만 해도 눈길이 쏠리고 제목만 보아도 가슴이 설레는 동시들이 가득하답니다."라고 책과 저자를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린이들은 나이가 적을 수록 순수철학자라고 생각한다. 백지지만 모든 것이 가능한 순수 철학자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를 검색하고 연세를 확인하고 소름이 끼치게 되었다. 동시들을 읽으면서 받은 순수함과 순백색의 마음을 그 연세에 저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책의 뒷면의 내용을 보고나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에세이는 포인트를 잡으면 가능하다고 하지만, 소설은 기승전결을 머리속에서 스케치하여야 완성가능한 것이고, 시와 동시는 사물과 혼연일체가 되어 사물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살면 사물은 그냥 사물로만 보인다. 마음이 깨끗하면 사물이 되어 말하고, 밖에서도 그 사물이 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생각한다.

어렵지 않은 단어로 어렵지 않은 표현법으로 사물이 하는 소리, 대상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니라 위대하다 생각한다. 몰랐었는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동시들이 실려 있다고 하니 그 과정이 이해가 된다. 짧은 시어속에 담고자 하는 그 마음이 녹아 있어야 하는데 동시라고 하지만 정말 많은 마음이 표현된 동시집이라 생각한다. 공감하는 것들이 많고 함께 하고픈 것이 많은 것을 보면 나도 그렇게 세상의 색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온 갖 색들로 칠해져 오염되어 있지는 않은 듯 하다.

동시집은 4부로 나위어져 있지만 형식으로 보면 책의 외형에 속하고 내용으로 보면 필요없는 형식에 속한다 생각한다. 각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상이한 것은 사실이고, 표현하는 방법도 각 부마다 약간은 차이가 나기는 한다.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의 경계라고 표현하고 싶다. 전체에 녹아 있는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백지 상태의 순수 철학자 모드가 그려진다. 독자인 나는 작가도 안되지만 절대로 동시나 시인은 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다시 한번 확인 한 듯하다.

사람들이 시나 동시는 쓰기 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독자인 나는 시나 동시가 가장 쓰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사물이 되어 사물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대화를 할 수 없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볼 수 없기에 정말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종달새

-봄의 곳곳에서 2

아무렇게나 불러도

노래가 됩니다.

그 노래

다 모으면

봄이 됩니다.

꽃과 나비

- 봄의 곳곳에서 5

꽃이

자꾸자꾸

나빌 앉히는 건

머리에

어울리는

리본을 고르는 거란다

어렵거나 고상한 단어도 없고, 화려한 수사법도 없다. 정말 함축적인 시어와 시인의 마음으로 대상물을 표현한 시들이다. 교과서에 실린 저자의 작품이 궁금하여 검색하여 찾아 보기도 하였다. 정말 평범함 속에 마음을 얹어서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 동시들이었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와 그림을 그린 작가를 소개하고, 푸른 동시 놀이터(좋은 동시는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합니다.), 푸른책들, 보물창고 동시집(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가장 많이 실린 푸른책들 보물창고 동시집과 저자를 소개한다. 평소에 아무런 생각없이 보았던 동시들이었지만 동시를 지은 작가분들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동시를 창작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정말 위대해 보이고 대단해 보이는 경험을 하게 하여준 동시집이다.

살면서 세상의 색깔에 물들여 지고, 사람들의 생각에 오염되고, 사물들이 말하는 것을 듣거나 보지도 못하게 되면서 온갓 잡다한 것들의 색으로 물들여진 것이 정상인데 순수한 백색으로 모든 색을 표현할 수 있는 상태인 저자를 생각하면 어린이가 되고 싶어, 어린이처럼 살고 싶어 어린이 날에 결혼하였다는 것이 이해가 되고 존경을 하게 한다.

삶이 어렵고 힘들고 지쳤다면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줄 동시들이 있는 시 읽는 가족 < 날마다 생일>이라는 동시집을 읽어 보시기 권한다. 삶을 살아가는 에너지를 한가득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의 뒷면 마크 위의 주의사항: 책의 모서리가 날카로우니 던지거나 떨어뜨리지 마세요.라는 문구도 크게 보인다. 하드 재질이다 보니 사실 주의사항의 내용이 맞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책을 읽고 정리하는데 세밀한 출판사의 마음도 보이는 것이 저자의 마음과 함께 보여 너무 좋았던 동시집이다. 얼마나 작가의 마음이 순수하고 맑은지 읽어 보고 싶지 않나요?

가능하다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고 조언을 듣고 싶은 작가분이었다.

< 이 리뷰는 책과콩나무 카페 서평응모단을 통하여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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