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짧고도 긴 여행
배지인 지음 / 델피노 / 2022년 12월
평점 :

"둘만의 비밀통로 "짧고도 긴 여행"은 곧 비밀통로 보다는 두 사람이 괜히 숨어서 남들의 눈을 피해 노는 아지트로 변했다. "(43) 어린시절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섬에서 생활하며 섬에서 유일한 친구였던 지호라는 친구와의 추억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어린 시절 격동의 세월에 아픔을 겪은 주인공 유민의 섬에서의 생활과 자라서 육지에서의 학교 생활 그리고 직장생활을 1부 처럼 그리고 있다. 책의 뒷편에 나와 있는 " 유년 시절의 트라우마를 누르며 남들 처럼 평범하게 살아오던 유민은 어느 날 퇴근길에 딱 30년만 살고 죽기로 결심한다."(책의 뒷 표지)
소설이라는 장르의 서평을 작성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참 어렵다. 어디까지 스포일러를 해야 하고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지 참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끝날때처럼 궁금증을 폭발하게 하는 그 시점을 찾는 것이 정말 가장 어려운 문제이고 소설이라는 장르는 쉽게 접하는 분야이기에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난제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섬에서 해군 이었던 아버지와의 생활을 시작으로 섬 문화를 소개하기도 하고 섬의 특수성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소설을 아기자기 하게 시작한다. 그러던 그 어느날 아버지는 차가운 죽음이 되어 돌아오지 못한다. 배가 부서지는 사고로 시신도 찾지 못하고 마음속에 묻어야 하는 유민의 어린 시절의 섬에서의 생활의 마침표이기도 하다. 친구와의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바다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유민은 청소년기의 후반기인 육지생활을 시작한다.
" 그러던 그 어느날, 그 일은 이 두 모녀가 경제적으로도, 그리고 아빠의 공백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을 무렵 일어났다. "(63쪽) " 유민이 기억하는 것이 있다면 평범하게 앞을 보며 계단을 걸어가고있을 뿐이고, 그렇게 그냥 넘어 졌다는 것뿐이다."(63쪽) 이사고로 유민은 15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냥 평범하게 남들 처럼 걸을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청소년을 지나 대학생이 되면서 당시 대학생들이 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살면서 키다리아저씨 같은 분들의 도움으로 대학생활을 마무리 하게 된다. 그리고 평범하게 컨설팅 회사의 직장 생활을 하게 되는데 어느날 문득 결심을 하게 된다.
" 여름의 하늘이 에메랄드빛이라면 가을의 하늘색은 너무 맑아서 깊이를 알수 없는 호수 같다."(111쪽) 아!!! 소설이지만 작가의 표현이구나라고 느낀 부분이다. 유민은 직장생활에서 싫증이 나면서 어느 순간 고민을 하며 생각을 하게 된다. " 우민이 생각하는 죽음은 인생을 완성한다는 의미에서의 긍정적인 죽음이었다. 게다가 남은 30년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와중인데 끝을 어떻게 낼지는 안락사가 좋겠다는 것 외엔 아직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다.(117쪽) 책의 1부같은 부분이다. 유민이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게 되면서......
프랑스에서의 생활부터가 2부같은 소설의 시작이다. 사람의 심리를 많이 다루면서 룸메이트와의 관계나 대인관계를 보면 2부에서는 심리적인 부분이 많이 나온다. 1부는 섬과 육지에서의 생활을 다루고 막이 바뀌고 프랑스에서의 생활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게 된다.
아버지의 바다에서의 죽음으로 인한 공포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이겨내는가.. 유민의 마지막 30년만 산다는 생각은 어떻게 되는가등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된다.
유민은 바다에 대한 트라우마로 바다에 접근을 못하게 된다. 소설의 말미에는 바다의 스킨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면서 바다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지 극복당하는지 하는 심리적인 부분이 묘사된다.
작가의 붓을 빌어 쓴 가상의 우리시대의 평범한 사람 유민의 자서전 같은 소설이다. 우리시대의 시대의 고민과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유민이라는 등장 인물을 통해서 작가가 하고 싶은 메세지는 아마도 "희망" 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네 삶은 희망이라는 끈이 우리를 지탱하고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등장 인물과 함께 인생 여행을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짧고도 긴 여행을 함께 해보는 것도 좋아 보인다. 우리네 삶의 소용돌이는 우리를 삼킬듯이 다가 오지만 우리를 안아 줄수 있는 소용돌이도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는 소설이라 가슴이 시리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짧지만 긴 여행이라는 소설을 함께 읽어 보기를 권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