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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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간 50여편을 발표하고 17개편이 드라마등으로 대중으로 들어온 다작 작가이면서 1996년 8월 23일부터 2000년 11월 23일까지 <주간 문춘>에 연재한 "외사랑"은 제목과 다르게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다루며 청춘의 20대를 지나 30세가 된 친구들의 변한 모습에서 자기 모습을 돌아 보는 그 옛날을 회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오래전 <비밀>이라는 영화를 20회이상 영화로 본듯하다. 대사를 외울만큼 보고 또 본 기억이 있는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용의자 X의 헌신도 동일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도 알게되고 2022년 상반기 트랜드처럼 문화를 알려 주고 이끌어 가는 작가이기도 하다.

미식축구부 소속이었던 동료들이 11월 세 번째 금요일에 모임을 갖는데 이야기는 그 모임에서 시작하여 나머지 사람들이 모임을 다시 갖으며 이야기를 끝낸다. 나이들어 만나 과거을 회상하고 현재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녀석 여자 매니저 같은 느낌이 전혀 없었어. 게임 룰이나 전략을 우리보다 더 잘았지."라는 복선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미쓰키와 이야기를 나누는 데쓰로의 장면에서 미쓰키는 짙게 화장한 그러나 화장품을 닥치는데로 칠한듯한 모습에서도 불안과 사건에 대한 복선을 넣어 두었다.

만약 남자의 몸을 얻을 수 있다면 나는 무슨 짓이든 할 거야.

목숨을 파는 일이라도 좋아.

나를 이런 몸으로 만든 신의 실수를 바로 잡을꺼야.

49쪽 미쓰키의 대화내용중

그렇다면 그들은 여성이 아니란 말인가. 호적상으로는

여성이고 본인도 여성이라는

자각이 있는데 여성으로 받아 들여 지지 않는다면 부조리 하지 않나

141쪽

초반에 복선을 많이 던저놓고 데쓰로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할 큰 핵심을 이야기 하고 있다. 무심결에 미쓰키와 이야기를 하다가 가오리와 미쓰키가 연관된 스토커를 살해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놈이 움직이지 않았어. 흔들어도 두들겨도 꼼짝도 하지 않았어.

앗, 저지르로 말았다.

바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 미쓰키는 미소를 지었다.

죄의식 같은 건 없었고 안됐다는 마음도 안 들었다. 그냥 화가 났어.

이렇게 쉽게 죽다니.

66쪽

사건 전개를 위한 복선을 모두 소개 하였다. 데쓰로는 이야기를 듣고 진실을 알고자 사건을 파헤치면서 데쓰로가 많은 메세지를 전달한다. 단순한 사건의 해결이 아니라 해결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하여 작가는 무거운 주제인 성소자인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반음양 여성등 그들의 살아가는 고민과 문제점 및 사회와의 관계등에 대하여 많은 메세지를 던져준다.

사회의 잣대로 억눌려진 시대적 배경과 억압 및 생활에 대한 많은 것들이 드러난다. 그냥 같은 사람인데 사회에서는 인정을 안해주던 시기에 개방적인 사회였지만 사회의 구조속에서 반음양 달리기 선수를 통하여 사회적 편견과 배경에 대해서 정점을 찍는 말들이 나온다.

내게 남녀는 나 이외의 인간이에요. 다들 남자 아니면

여자로 나뉘어 있어요. 하지만 그게 다예요.

나누는 것은 의미 없어요,

268쪽

데쓰로가 만나는 성소수자들과 그들의 부모를 통하여 그들의 힘든 생활과 사회적 편견등을 독자들에게 작가를 대신하여서 이야기 해준다. 빈틈없이 생동감있고, 그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데쓰로와 기자를 통하여 성소수자들의 삶을 고발한다. 살인사건을 다루는 내용이지만 후반부에 가면 삶을 영위하고 자아를 찾기 위해서 자신을 버리고 신분세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살수 없는 상황이기에 그들만의 방법으로 자신을 숨기고 다른 이름으로 살아 가는 방법을 선택한다.

처음에는 외사랑이라 해서 남여간의 사랑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외"라는 글자가 "법의 밖, 사회의 밖, 성역할의 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 맞춰 살지 못하는 그들의 외로움의 "외"일 수도 있지만 제목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살인 사건의 실마리는 데쓰로와 하야타의 많은 노력으로 해결된다. 외사랑이라는 책은 스토커의 살인이라는 것을 매개체로 하여 소수자의 인권을 사회에 알려 주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이 반영된 책이라 생각한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작가는 데쓰로를 통하여 모든 것을 말하게 한다.

책속에는 짝사랑이라는 말이 한번 등장한다.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두려워해요. 그래서 배제하려 하죠. 아무리 성정체성장애라는

단어가 부각되어도 변하는 것은 없어요, 받아 들여지길

원하는 우리 마음은

전해 지지 않을 거예요. 짝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죠.

423쪽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사회에서 해방이 아니라 사회가 인정해 주기를 바라지만 사회에서 배제되고 수용되지 않는 현실을 등장 인물중 아이카와를 통해서 사회를 고발한다.

"자신에게서 해방되고 싶어하는 욕구를 그들에게서

빼앗으면 안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 사회에는 남자는 이런것, 여자는 이런 것이라는 규칙이 정말 많아요. -중략-

나는 성 정체성장애라는 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오리혀 치료해야 하는 건 소수를 배제 하려는 사회죠."(422~423쪽)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함축되어 있는 말이고 바램이 포함되어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사회와의 교집합이 아닌 합집합으로 살아야 하는 그들에게 작가가 해 주고 싶었던 말이라 생각한다. 살인사건을 해결되지만 결국 성정체성에 대한 답은 주인공인 나카오의 죽음으로 암흑속으로 들어간다. 차를 몰고 절벽으로 향하는 모습과 그들을 보내는 데쓰로와 친구는 비밀에서 딸의 결혼식에 참여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해결책은 신랑될 친구를 아버지가 한 번 때려주는 것이었다.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몫으로 모든 것을 돌리고, 사회의 구성원인 그들을 수용하고 인정해줘야 한다는 메세지를 작가는 강하게 전하고 있는듯하다.

내용구성이 너무 섬세하고 치밀해서 책을 펼치면 다 읽을 수 밖에 없다. 700여페이지에 달하지만 가독성이 좋고 문장도 아름답고, 긴박감과 스릴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기에 페이지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만큼 섬세함에 매료된다. 마지막장이 다가올 수록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독자층이 두텁고, 추리와 심리소설을 추하거나 험악하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일상으로 그려내는 작가의 소설이기에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짙어 가는 가을에 작가와 함께 떠나는 감성여행의 열차를 함께 타 보기를 추천한다.

​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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