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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하다 - 이어령 선생과의 마지막 대화
김아타 지음 / 맥스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책 표지의 사진을 보면서 서평용책으로 신청할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고 망설이다 신청하였다. 책 표지의 사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고 심장이 멈추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이다. 지성의 아이콘이자 창조의 아이콘이셨던 존경이 아니라 짝사랑하던 분을 보낸 후 읽었던 책들이 머리속에 가물거리고 오프라인 서점에서 새로나온 이어령 선생님의 시집을 보는 순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책을 받고 바로 읽지는 못하고 책 표지는 살그머니 놓아둔채로 내용을 읽어 나갔다. 책표지와 함께 읽는 다는 것의 무게감이 나를 눌러와서 분리하여야 했다.
글을 쓴 김아타 화가님은 스스로를 예술분야의 혁명가로 하셨다. 이단아요, 혁명가였다. 틀에 갇혀 같은 예술을 하는 분들은 이해를 할 수 없는 혁명가였던 것이다. 작가가 바라본 이어령 선생님은 살아있는 창조적 인간이고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소수를 위한 예술가라로 하였다. 분야가 다른 예술가의 관점에서 글쓰는 글쟁이를 바라보는 관점은 무엇이었을까? 어떻게 보였을까 하는 호기심이 든다.
글 내용은 작가와 이어령 선생님의 편지와 메일등 개인적인 내용으로 구성되고 작가의 관점이 추가로 포함되어 있었다. 명사의 동사화인지 동사의 명사화인지는 모르지만 독특한 동사형 명사를 사용하는 작가의 다름을 인정해 주고 싶다.
책속에는 같은 예술을 하는 화가와 글 쓰는 작가의 개인적인 서신을 통한 공감이 묻어 있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미화하거나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분에게 창조적이라는 표현을 붙이면 한계가 보이는 날개가 돋아 나지 않은 창조적 인간이라면, 이어령 선생님은 창의성의 날개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한마리의 자유로운 새처럼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창조성과 창의성이 극대화된 신 인간의 표상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오래전 디지로그라는 표현을 시대를 앞서 사용하셨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어령 선생님은 살아있는 인공지능(AI)이고 스스로 진화하는 알파고가 선생님 할 수 있는 선지자가 아니셨을까 생각한다.
화가에게 극찬의 표현을 하신 "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계시다."라는 표현으로 작가분은 이어령 선생님을 아는 모든 사람과 같이 짝사랑에 빠지게 된것이다. "자연하다"라는 표현도 혁명적이지만 다름을 인정하시고 그 다름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선생님이야 말로 정말 다른 분이다. 7년동안 선생님과 교류하면서 나누었던 개인적인 서신들이 포함되어 선생님의 공식적인 글이 아닌 사적인 글을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다.
모든 것에는 장단이 있고, 좋고 싫음이 있는데 싫거나 나쁘지는 않지만 모든 것을 내려 놓은 선생님의 참모습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살아계신다면 영광이겠지만, 현실에서 모든 것을 안고계신 사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또 한번 내려 앉았다. 사진으로나마 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그 벽을 넘어시려고 노력하지 않으시고 모든 것을 안고 가신 선생님의 마음이 사진속 모습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짝사랑만 해왔던 분이기에 저도 제 목숨 다하는 그날까지 짝사랑 하겠습니다.
작가의 " 내 마지막 예술의 혼을 함께해 주신 고마움을 담아"라는 표현으로 책의 전체 모습을 그리고 있다. 헌화시를 포함하여 책을 정말 알차게 꾸며 놓았다. 사진첩이기도 하고 수필이기도 하고 시집이기도 한 책이다. 가슴 한구석 먹먹하고 선생님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볼수 있고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되어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지만 마음을 내어주어야 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예술가로서의 공감과 상호존중, 다름을 알고 다름을 창조적으로 창의적인 징검다리로 활용하신 두 예술가 분의 글과 사진이라 좋았다. 가보지 않은 길은 낯설지만, 그 길도 언젠가는 익숙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이제는 낯섬이 아니라 익숨함에 길들여진 우리네 삶에 갈 곳 잃은 조각배를 보는 듯하여 행복하면서도 짝사랑 하던 그분의 모습이 생각나서 눈물이 흐른다. 한번씩 선생님이 쓰신 시집을 읽으면서 가슴과 눈에서 눈물을 보며 살고 있는데 선생님의 참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시고 선생님과의 개인적인 글들을 공유하여 그 마음을 함께 하기로 한 작가분에게 감사하다.
글과 사진의 작가분만의 개인적인 작품들은 이해력과 심미능력이 떨어지기에 어떻게 표현할 수 없지만 세월을 담아내는 자연하다의 작품들을 보면 혁명적이다라기 보다는 이색적이고 희귀하다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피카소의 그림도 처음에는 이상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공유하고 공감하고 이해되는 원리를 알면서도 실천못하는데 그 길지 않는 영겁의 세월을 나누어 짊어진 그 시간을 공유하여 주셔서 감사하다.
사진을 보아도 눈물나고 글을 보아도 눈물이 난다. 수식어라는 수식어를 모두 붙여도 부족한 분이었기에 더 오랬동안 곁에 없으셔서 눈물이 난다. 가슴이 운다. 특이한 문체지만 작가하다하신 화가님의 좋은 글 남김에 박수하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공식이 아닌 개인적인 글과 선생님의 허락하에 공식적인 사진을 공유한 작가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우리의 삶은 작가의 말처럼 명사가 아니고 진행형 동사인것이다. 마침표를 찍을 날을 준비하며 살아야 하기에 삶이라는 것보다 살아간다라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마침표를 찍어야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이어령 선생님에게만은 마침표를 고이 접어두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도 진행형으로 유작들이 더 나올것이기에 그때 까지 만이라도 아니, 책꽂이에 책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한 마침표가 아닌 느낌표만 찍어보고 싶다.
이어령 선생님의 생전 개인적인 모습이나 생각을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