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기억해 - 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시원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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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의 생채기를 들어내거나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을 꺼리고 힘들어 한다. 작가는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심리학적 관점과 생활의 실존을 고스란히 들어내어 작품화한것은 정말 존경스럽다. 마음의 고통과 아픔은 감추고 말하는 것이 힘들기에 혼자 감수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올해초에 미움받을 용기 1권과 2권을 읽어보라고 선물 받은 적이 있다. 아버지를 기억해라는 책의 택배상자를 열어보니 많이 익숙한 수채화같은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봄날의 수채화같은 표지를 이미 경험하여 이미지를 끄집어내어 보니 기시미 이치로라는 작가의 작품이었다. 얼마전 아들러 성격상담소라는 책을 통하여 작가가 알프레드 아들러에 심취한 전문가라를 것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이 책은 혼자 사시는 80이 넘은 아버지를 자식인 저자가 돌봄을 한 이야기이다. 어린 자식을 성인이 되어 자립할때까지 보살펴주는 부모의 마음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나날이 잃어가는 것을 기억으로 남기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였다. 돌봄의 기간과 노력은 정말 지루하고 힘들기도 하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많았겠지만 최선을 다하여 그 과정을 이겨낸 작가의 마음이 책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자신을 잃어가는 지독스러운 병을 맞이 할 수 있다. 그것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자신에게나 주변 가족들에게도 고통이 적을 것인데 알수가 없는 것이 사람의 일상사이기에 그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인간의 숙명이기도 하다.

책은 총 6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1.어른이 된 내 앞에 기억을 잃은 아버지가 서 있다.

2.기억을 잃은 아버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

3.부모라는 꽃에 변함없이 물을 주자.

4.가족은 서로에게 존재자체로 공헌하고 있다.

5.부모 돌봄에 도움을 주신 사람들

6. 나이듦과 돌봄에 대해 더욱 성숙한 사회로

제목들을 보면 글의 전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부모의 치매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마냥 늘 그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큰 고목같은 분의 나약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이고 아픔이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자식의 숙명이기도 하다. 부모와 좋지 않았던 기억을 버리고 좋았던것만 기억하고 그것을 양분으로 현실을 받아 들이고 돌봄을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의 곁에 늘 그대로 있을 것만 같은 부모이지만 매일 자신의 인생을 뺄셈을 하면서 살아가는 부모이기에 우리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간병을 하거나 하면 정말 시간이 지루하고 힘들다. 잠 한번 푹 잤으면 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간병이나 돌봄을 한다. 아는 누군가가 와서 도와주기라도 하면 정말 그것 만큼의 시간은 정말 꿀맛같은 시간이다. 그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염치 불고하고 받아야 하는 것이다.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고 그것이 정말 바람직하다.

기간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그 기간동안 모든 것에 최선을 다 해야 하기에 힘든 시간들이 찾아 온다. 하지만 간병이나 돌봄에 있어서 그것을 이겨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기간동안 내가 잘못한 것이나 후회스러운 것들이 있더라도 잊어버리고 그냥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돌봄이라 생각한다. 부모와의 이별을 준비하면서 그 돌봄과정은 정말 하루 하루가 고통이고 힘들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환자와의 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우리도 어릴적에 부모의 마음에 대못울 많이 박지 않았던가!!! 그 대못을 빼내는 것이 돌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여 후회의 총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가족이라는 것은 늘 누군가의 돌봄과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에서 늘 그 울타리에서 평온한 삶을 살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우리는 현실속에서 받아 들이는 그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도 우리의 부모님은 얼마 남지 않은 삶과의 사투를 혼자서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도움을 주고 받으며 묵묵히 자기자리를 지켜가는 것이 가족이기에 그 자리에서 힘들어 하면 그 자리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받쳐 주어야 하는 것이 가족이다.

                            

누군가를 돌볼 때는 그 사람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안타깝게도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

잘못되었다고 비판할 수도 ,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도 없다.

무엇이 '더 나은지' 조차 누가 정확히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는가.

167쪽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그저 후회하지 않도록 도움을 받는 자의 입장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는 것이 진정한 돌봄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작가는 적은 듯 하다. 잃어가는 기억과 삶과 반대의 길의 목적지로 가는 환자를 보면서 잘잘못등을 따지지 말고 그냥 무한한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올바른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존재 차원에서 부모를 받아드릴 수 있으면 설령 부모가 어제 할 수 있었던 일을 오늘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183쪽

부모는 그냥 부모다. 존재자체로 힘이되는 것이 부모이다. 어제와 다르고 내일도 달라지겠지만 그저 받아 들이고 오늘을, 현재를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우리는 부모의 그늘 밑에서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 그늘을 잠시 빌려준다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듯 하다.

부모와 함께 늙어가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의 부모가 치매에 걸려 도움이 필요하다면 정말 모든 일을 내팽게 치고 돌봄의 시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크고 단단했던 부모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어린애같은 부모의 모습에 어릴때 받았던 그 사랑을 조금이나마 돌려주는 것이 자식된 마음이 아닐까 한다.

작가는 그 힘든 과정을 지나면서 많은 것을 얻고 깨우침을 얻으며 최선을 다해 돌봄 시간을 가졌는데 현실의 나는 과연 어떨까하는 기우 아닌 기우를 해본다. 막상 상황이 발생하면 내리사랑 만큼은 아니겠지만 돌봄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시기가 최대한 늦게 찾아오기를 바랄뿐이다.

오늘도 시간나면 부모님께 전화 한번 해주고 만날때 마다 요즈음 좋은 휴대폰으로 그 흔적을 기록하는 것도 나중을 위해서는 필요해 보인다. 잊혀진다는 아픔보다 잊어야 한다는 아픔이 공존하기에 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별연습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아픔을 고통을 공감할 수 있게 해주신 작가의 그 헌신적인 마음에 무한 존경을 표하면서 아직 곁에 있어준 부모님께 감사들 드리며 언젠가 맞이해야 하는 그날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픈 환자나 어려움이 있는 가족분들은 힘든 과정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놓은 아버지를 기억해라는 책을 시간을 쪼개서 라고 읽어보며 힘을 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책과콩나무 네이버카페와 출판사에 제공받은 책을 읽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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