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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나를 힘들게 한다
조지 월턴 지음, 류재춘 옮김 / 이다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기계발서는 일종의 참고서 같아서
수험생이 아닌 이들은 읽을 필요가 없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떠한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해서
우리가 수험생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는 세상이 와버렸다.
삶을 살아가는 것이 결국은 자잘한 시험들을 치뤄가는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책 제목처럼
걱정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걱정인 사람이다.
내 말을 오해할까 걱정하고,
거절을 어찌 돌려 말할까 걱정하고,
2,3분 늦은 약속시간을 이해시키기 위한 말들을 고르는 걱정을 하고,
내가 걱정하는 것을 상대가 알까 걱정한다.
내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 걱정이 갑자기 뚝 끊어져 버린다면 좋겠지만
사람 쉬 변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나는 또 걱정을 달고 살겠지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읽고 반성하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모든 것들이
나를 조금은 홀가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읽고 있는 동안에는
맞아,그래,그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걱정이 얼마나 쓸데없는 것인지(그러네..걱정의 장점은 하나도 나와있지 않다.때로는 얻는 것도 있는데..)
그 걱정만으로 사람이 얼마나 소모적으로 되는지
걱정이 지나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두껍지 않아서 넉넉잡아 두 시간이면
메모하고 음미하며 읽을 수 있다.
내용은 나같이 와닿는 사람들에겐 가볍지 않다.
나는 내가 강박증까지 앓고 있는 줄은 몰랐건만
읽고나니 내가 하고 있는 몇가지 행동들이 강박증세였고
그것들이 내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행동들이 결국 내 마음을 더 불편하게 하는 것이라니..ㅜㅜ
나도 사실은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에
때때로 읽어야만 한다.
너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말해주는 듯했던 내 이야기의 책.
걱정이 정말 나를 많이도 힘들게 했더랬지.
이제 좀 가벼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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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은 무심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걱정에 방해받지 않는 것이다.(17)
단기간에 완벽하게 고쳐지는 병은 없다. 그렇게 고칠 수도 없다.
오늘 약간 좋아졌다가 내일 약간 나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정상으로 돌아온다.
더구나 회복이 더디다고 치료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당장은 불안하고 조급해져 사소한 것 하나라도 마음 놓기가 힘들겠지만, 걱정한다고 회복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18)
걱정하는 이유를 알고 이에 대처하는 법을 배운다면 "걱정하지 말라"는 말보다는 현실적으로 충고할 수 있다.(35)
걱정하고, 의심하며, 두려워하고,주저하는 이유는 지나친 소심함과 강박관념 때문이다.(44)
남들 앞에서 심하게 부끄러움을 타는 것은 그들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이다.(46)
범죄인류학을 창시한 법의학자 롬브로소는 자신의 책 <천재>에서
사람들 앞에만 있으면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한 인물들을 열거했다.
그 안에는 17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극작가인 코르네유,
'나는 생각한다,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로 유명한 실존주의 철학자 데카르트,
로마의 위대한 시인으로 불리는 베르길리우스도 있었다.
영국의 시인이자 정치가였던 조지프 애디슨,
<라퐁텐 우화집>으로 유명한 라퐁텐,
17세기를 '드라이든 시대'라고 부를 만큼 당대 영국 문학계를 주도한 드라이든,
이탈리아 작가인 만초니,
세계적인 물리학자 뉴턴도 그 안에 끼어 있었다.
이들은 소심했기 때문에 천재가 된 것이 아니다.
아무리 역사적인 인물이라도 결점은 있기 마련이다.
그들이 소심했다고 천재성이 가려지는 것도 아니다. 발뒤꿈치가 약점이라고 해서 모두 아킬레스는
아니다.(48)
당신만 강박으로 힘든 게 아니다.(53)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루이 세바스티앵 메르시에는 "가장 지적인 선물은 잊을 수 있는 능력" 이라고 말했다.
(63)
나는 의심하는 성격 때문에 걱정을 달고 산 나머지 선택한 직업을 포기한 사람을 여러 명 알고 있다.
이런 의심은 어떻게 할지 고민에만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일이 자신에게 맞는지 끈질기게 의심하기도 한다.
이처럼 의심이 많은 사람은 필요한 재능을 익히고 경험을 쌓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그렇게 하는 게 옳은지
고민한다.(74)
걱정이 심한 이들 중에는 신경쇠약에 걸린 이들이 많다.
'신경쇠약'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신경외과 의사인 조지 비어드다.
그는 과로로 혹사당하고 걱정하는 이들이 진찰실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아지자
그와 같은 증상을 뉴라스테니아(neurasthenia)라고 이름 붙였다.
이는 신경을 뜻하는 뉴런(neuron)과 허약하다는 의미의 아스테니아(asthenia)에서
나왔다.(111)
당신에게 의지가 충분하다면 좋은 친구를 고르고 자신이 좋은 친구가 되듯이 생각도 고르거나 바꿀 수
있다.(141)
고칠 수 없다면 참아라. 참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189)
걱정이 많을수록 취미를 즐겨라.(192)
누구나 거슬리는 경우는 있다.
그들도 말은 안 하지만 당신과 같은 마음일 수 있다.
그렇다고 당신처럼 질색하거나 불쾌해하지 않는다면 셋 중 하나다.
남의 일에 끼어들기 싫거나,
아니면 별일 아니거나,
그것도 아니면 굳이 그런 일에 신경 써서 자신을 허비하고 싶지 않거나 말이다.(210)
핵심은 마음을 놓는 것이고, 스스로 자제하는 것이다.
그것은 당장은 힘들겠지만, 의식하면서 연습하다 보면 이전에는 고통스러웠던 일도 피하지 않고 맞서며,
"영혼을 다스리는 사람이 도시를 점령한 사람보다 더 뛰어나다"는 말의 뜻을 헤아릴
것이다.(211)
"카드는 공정하게 섞였고 공정하게 돌려졌지만 여전히 나는 패가 좋지 않다.
아침이 밝아 왔지만 나는 이해할 수 없다고 중얼거린다.
다시 삶의 카드가 섞이고 패가 돌려진다.
힘을 통제하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없다.
그 힘은 보이지 않아도 역시 강하게 느껴진다.
나는 카드가 섞이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게임을 좋아하고 또한 하고 싶다.
길고 긴 밤, 침착한 마음으로, 동이 틀 때까지 지금 내게 놓은 패로 게임을 할 것이다.
그것이 진짜 내 패다." -영국의 장군 아이언사이드(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