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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감사해
김혜자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12월
평점 :
연기자의 일생
생에 감사해, 김혜자
평생을 배우로 살아온 흔적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고급공무원인 아버지로 인해 부유한 삶을 살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배우의 자질을 가졌지만 평생토록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수많은 작품을 하면서 국민 엄마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는 봉준호감독 김정수 김수현 노희경작가등을 소개한다.
그는 대본에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기울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한 열정이 있었기에 그의 연기는 인정을 받게 된다. 평생을 좋은 배우로서의 삶을 살게 된 이유는 그 역할에 올인하기 때문이다. 배우의 삶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 그는 많은 작품과 상을 받게 된다. 이 책은 저자의 삶과 작품을 소개한다. 27살에 세상을 떠난 남동생의 아픈 과거사도 소개한다. 아주 진솔하고 재미있게 마치 이야기하듯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배우 김혜자의 삶을 내밀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늘 기도하며 살고 있다. 아프리카와 고아원을 방문하여 돕는 일을 실천하고 있다. 그의 일생이 아름다운 영화와 같이 살았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은 그의 삶의 기록이지만 나의 삶에 새로운 깨우침을 주는 거울과 같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p.112)
“나는 나답게 솔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할 줄 아는 게 연기밖에 없으니까 할 뿐입니다.
이것이 가장 좋고, 언제나 가슴이 뛰니까.
나 자신이 납득할 때까지 대사를 백번도 더 읽습니다.
어제 할 때는 몰랐는데, 오늘 알아지면 어떤 금은보화를
발견한 것보다 기쁩니다.
그 기쁨을 내가 멀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기쁨은 누가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자기 인생에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이라면 이 말을
다 알아들을 것입니다.
삶은 그냥 살아가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죽기 살기로 하면 그 뒤는 신이 책임져 주시리라
믿었습니다.
모든 작품이 나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마음으로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나 자신을 진실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연기는 직업이 아니라 삶이며 모든 것입니다.
‘이만큼 하면 됐다.’거나 ‘이 정도면 성공했다.’라고
멈춰서는 안됩니다.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품고서 해야 합니다.
『안나 카레니나』의 마지막 문장을 대사처럼 외웁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과는 상관없이, 내 인생은
매 순간순간이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