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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산의 시골버스 기사입니다 - 시골버스 운전석에 앉아 적어 내려간 묵묵한 운행일지
한귀영 지음 / 문화잇다 / 2023년 3월
평점 :
인정이 묻어나는 시골 이야기
나는 괴산의 시골버스 기사입니다, 한귀영
요즘은 책을 내는 것이 문학인이 아니어도 어느 직장인이나 촌부라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시골 버스 기사로 일어난 에피소드를 써내려간다. 우리의 주위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런 것을 소재로 하면 공감이 되고 좋은 책이 된다.
자가용이 많지만 시골에는 마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승강장에 노인들이 차를 기다리느라 앉아 있는 모습을 본다. 마을버스는 45인승 버스가 아닌 미니버스이다. 이 책은 우리 농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해 놓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버스 기사로서 희로애락을 표현해 놓았다.
농촌은 피폐해 가고 빈집이 늘어나고 노인들이 많다. 많은 노인들이 성인보행기를 의지하여 걷고 치매를 앓고 있다. 버스기사는 이런 농촌 노인들을 배려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차를 운행한다. 때로 차 안팎에서 사고를 만나기도 한다. 가끔 시골 버스가 승객이 없이 가는 것을 자주 볼 때 씁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 책은 인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아파서 병원에 가는 사람과 그 외 용무로 버스를 매일 이용한다. 요즘은 귀농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농촌은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인심이 넘치는 곳이다. 이곳에서 버스 기사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즐거움을 말한다.
인생의 행로는 버스가 다니는 운행노선과 같습니다. 첫 노선은 미지의 세계로 가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하지만, 시간이 지나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의 삶을 지루하게 만들거나, 지치게 합니다.
그러나 내 마음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서 가기가 어렵습니다. 누군가가 그려놓은 노선을 따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도는 것이, 어쩌면 우리가 타고난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내 자유의지대로 멈출 수가 없습니다. 내리는 승객이 있어야 버스는 멈춥니다.(p.4)
시골 버스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소시민들의 생활공간입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분들보다 상대적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며, 누리고 살아왔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작은 글이 인생이란 버스를 운전하며, 눈 덮인 고개를 넘는 당신에게 힘을 드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