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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통통통 ㅣ 그림책이 참 좋아 59
문명예 지음 / 책읽는곰 / 2019년 8월
평점 :
어릴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여름날 자주 봤던 꽃 중 하나가 봉숭아와 채송화,분꽃,사루비아 였어요.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한 꽃은 단연 봉숭아와 사루비아였는데 봉숭아는 꽃을 따서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일 수 있기에 유익했고 사루비아는 꽃잎을 따서 먹으면 달짝지근해서였죠..ㅎㅎ
그렇게 흔히 보이던 봉숭아 꽃이 어느순간부턴 보기 참 귀해진것 같아요..
며칠전 봉숭아를 보기 위해 아파트 화단을 살펴봤더니 우리네 여름꽃이 아닌 이름모를 서양꽃들로 가득차 있는걸 보며 요즘 아이들에겐 더욱 보기가 귀해진 봉숭아구나 란 생각을 해봤어요..
오늘은 여름꽃의 대명사 봉숭아와 관련된 그림책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책읽는곰에서 나온 [봉숭아 통통통]을 읽으니 8월 어느 여름날 소나기 오기전 후덥지근한 날씨에 동네 놀이터 한 모퉁이가 생각나요..
봉숭아는 여름내 어여쁜 꽃을 보여주고 8월 중순 이후엔 꽃이 봉오리로 바뀌면서 꽃씨를 품어요..
봉숭아는 혼자 사는게 아니라 봉숭아 잎을 좋아하는 애벌레와 무당벌레,봉숭아 식물 언저리에
자리 잡은 거미,사마귀와 개미까지... 여러 친구들과 함께 지내요....
곤충들과 대화가 통할리 없는 봉숭아는 대신 꽃씨를 널리 널리 퍼뜨리기 위해 말없이 통,통
거리며 씨앗을 멀리뛰기 하듯이 여행을 보내고 있어요.. 그래야 이듬해에 또 봉숭아가 자랄테니까요!!!
봉숭아 씨앗은 저멀리 날아가고 싶었을텐데 하필이면 잎사귀 뜯고 있는 애벌레를 놀래키고 무당벌레 딱지날개를 맞춰서 곤란하게 하고 말아요...
거미집에 7개의 씨앗이 한꺼번에 날아와 엄청 튼튼하다는 거미집을 망가뜨려 놓으니 거미는
"또 망가졌잖아!"라며 짜증을 내요.. 화 나는건 사마귀도 마찬가지에요....
하긴 곤충들에게 사전예고도 없이 통,통 날아와 내 생활을 망가뜨리는 봉숭아씨가 밉기도 하겠어요...
애벌레,개미,사마귀,무당벌레,거미 등 풀벌레들이 괘씸한 봉숭아 식물을 따끔하게 혼내주려고 따지러 가는데 통통거리던 씨앗이 탕! 탕! 거리며 맞서자 봉숭아 열매에 다라붙어 찌르고,깨물고,마구 흔들어 대니 봉숭아 봉오리가 어떻게 되겠어요? 콕콕,흔들흔들,갉작갉작,꾹꾹꾹등 의태어를 읽으니 그 상황들이 상상이 되면서 실감나죠~~
그렇지 않아도 잔잔한 바람결에도 통통 터지는 봉숭아씨앗들인데.... 불난데 부채질한 격 아닐까요?ㅎㅎ
이런 자연의 섭리를 알리 없는 풀벌레들은 봉숭아를 괴롭혀 준다며 오히려 봉숭아를 위해 도움을
줬으니.... 봉숭아 입장에선 무척 고마운 친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탕탕 터지는 봉오리 덕분에 풀벌레들은 기선제압은 커녕 어이쿠,으악,에구구 하며 내동댕이 쳐지고 말아요...
하지만 풀벌레들의 고통을 그냥 지켜보지 않는 봉숭아는 잎사귀로 친구들을 통통통 다시 튕겨 내면서 봉숭아 트램폴린 놀이터가 되지요.. 봉숭아 식물에 올라가면 저절로 튀어 올라 내려오니 얼마나 재밌겠어요~~~
여기다 무더위로 힘든 식물과 풀벌레를 위해 먹구름이 시원한 빗줄기로 변하면서 봉숭아와
친구들은 파티, 축제를 만끽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정말 이런 모습은 1년에 딱 8월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흔한풍경이었는데 요즘은 보기 드문 귀한
광경이 된것 같아 씁쓸해요...
봉숭아 꽃과 잎사귀, 백반가루를 함께 갈아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는 대신 문방구에서 인공 봉숭아물을 들이는 세상을 사는 요즘 [봉숭아 통통통]을 보고 있노라니 덥다고 늘어져 있는 인간과 달리 봉숭아와 풀벌레들은 정말 부지런히, 바삐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5살 둘째에게 책읽는 곰[ 봉숭아 통통통]을 읽어줬더니 재밌다며 또,또 하며 무려 3번을 연거푸 읽어줬어요..
그리고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을 꼽아보라고 하니 이 사마귀 그림을 보여주네요...ㅎㅎ
그렇게 귀하고 귀한 봉숭아꽃을 지난주 지방 내려가서 초등학교 옆 화단에서 볼 수 있었어요...
처음엔 봉숭아는 안보이고 채송화만 있더라구요~~~~ 봉숭아와 더불어 채송화 보기도 참 귀해졌어요..
그리고 크고 굵은 검은씨를 자랑하는 분꽃...참 오랜만에 보는 꽃이었어요~~~
그리고 채송화와 분꽃 옆에 하얀 봉숭아 몇그루가 보이더라구요~~
붉은 봉숭아 꽃을 보고 싶었는데 이건 하얀 봉숭아였어요... 만약 봉숭아물을 들이더라도 하얀색이 아닌 붉은색이 들여지는건 다 아시죠~~~ㅎ
이렇게 해서 2019년 8월 무더운 여름날 끝자락에 문명예 작가님의 [봉숭아 통통통]을 읽어 봤어요. 봉숭아 하면 손톱에 봉숭아 물들이는것만 떠올렸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앞으로는 봉숭아씨와 풀벌레들이 먼저 생각날 것 같아요...
색감도 예쁘고 글도 재미있어 우리아이들이 좋아하는것 보니 다른 유아들도 무척 좋아할거에요..
올여름 가기 전 봉숭아가 생각난다면 책읽는 곰 [봉숭아 통통통]을 펼쳐 보는건 어떨까요?
-위 리뷰는 해당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아 읽은후 작성한 솔직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