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타이완을 만났다 - 삶이 깊어지는 이지상의 인문여행기
이지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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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의 나라가 제목에 들어가면 대개 그 나라의 특징 및 여행하는 코스 등이 담겨있는 가이드책이 과반수다.

이 책도 처음엔 그러한 접근이겠지 싶어 읽게 되었는데, '인문여행기'라는 말을 내가 쉽게 휙 넘겨봤었기 때문.

20여년동안 일곱 번 타이완을 다녀온 경험을 발판을 삼아 읽을거리가 풍부한 여행기이다.


대만이 작가의 첫 여행지였다고 한다. 나 또한 첫 해외여행지가 대만이었다. 2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갈 수 있는 나라.

화려함보다는 그 나라의 소박함과 대만사람으로부터 느껴지는 친절과 정. 그 때문에 대만은 나한테도 역시 좋은 기억뿐이다.

대학원 연구과제로 한참 바쁘고, 몸이 피곤해서 지칠때쯤 학회발표겸 간 곳이 대만이었다. 그 곳이 화려하고 웅장했으면 괜히 더 거부감이 들고 그 문화에 스며들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지 않았고, 어리버리 초보여행자에게도 쉽사리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나를 그 곳에 쉽게 스며들수 있게 만들었다. 비슷한 외모, 비슷한 의식 등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가서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녀온지 오래된터라, 대만의 지리명이 생각나지 않아서 내가 다녀온 곳을 찾아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대만의 역사, 유물이 가지는 의미와 과거 등에 대한 정보가 없이 그저 그 때 당시는 대만여행가이드 책 2권을 빌려, 여행코스만 주루룩 짜놨었다. 그 속에 숨은 의미를 나는 이제서야 이 책을 통해 읽게 된 것이다.


타이완의 역사부터 타이완에 살고 있는 여러 민족. 왜 타이완이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열되어 있다. 자칫 어렵게 읽혀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작가의 호흡을 따라가다보면 아 ~ 하고 이해되는 걸 느낄 수 있다. 대만에 가면 사람들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급하지 않고 천천히 삶을 살아가는 .... 그래서인지 대만에 여행하던 당시 나도 또한 느긋한 여행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 느긋한 여행자처럼 이 책 또한 느긋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곳에 머물었다가, 다른 곳에 머물었다가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대만 곳곳을 여행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작가의 생각과 타이완에서의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책. 작가의 인생담도 더불어 담겨있는 인문여행기.

다시금 대만여행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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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감성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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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들의 사랑과 다툼에 관한 짧은 기록'

벽을 모티브로 잡아 남녀 이별의 과정을 표현한 책이다.

 

이때까지는 사랑에 관한 설레는 감정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에세이를 주로 읽었었는데, 이별에 관한 에세이는 오랜만이다.

다툼 전, 다툼 중, 다툼 후 이렇게 세 파트로 나뉘어 그와 그녀의 독백이 적혀있다.

길지 않은 짤막짤막한 글이지만 다 읽고 났을 때의 느낌은 하나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다. 

더욱이 감정을 몰입했던 탓인지, 작가가 의도한대로 감정적으로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툼 전, 사랑이라는 열병으로 인하여 행복을 느끼고 때로는 불안을 느끼기도 하며 알콩달콩한 독백이 적혀있다.

눈빛이 사랑스럽고, 그저 바라보기만해도 웃음이 나오고, 품이 포근하고 ..... 

생각만으로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두 사람의 행복한 독백.


다툼 중, 쌓이고 쌓인 .... 한마디로 권태기를 겪고 있는 두 사람의 독백이다.

정색을 하게 되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기도 하고, 너무 솔직하게 말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는 ...

말이 통하지 않아서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서로가 해결하기를 미루는 ... 상대방의 눈물을 보더라도 그저 무덤덤한 ......

허물어지지 않는 벽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의 먹먹한 독백.


다툼 후, 서로가 인연이 아니었음을 ... 상대방을 그리워하지만 다시 이어나갈 수 없음에 .... 조용히 지인을 통해 안부만 전해듣는 사이. 이별앞에 죽을 듯이 아파도 언젠가 지나가고 다른 인연을 찾게 될거라는 .... 그러다 여자의 청첩장을 남자가 받게 되고 ...... 그로 인해 쓸쓸하게 이어지는 남자의 긴 독백. 서로가 이제는 아는 사이가 되어버린 ... 가족이 될뻔했지만, 이젠 친구도 아닌 사이 ....

그리워하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없어 지나가는 시간에 모든 걸 맡겨버린 두 사람의 쓸쓸한 독백.


그와 그녀의 독백은 작가가 한국, 터키, 체코, 일본, 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찍은 벽 사진에 적혀있다. 벽화부터 자물쇠가 채워진 모습까지 등. 벽의 여백을 이용해 독백이 적혀있는데 ... 그 짧은 독백 속에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하면 .... 말리고 싶은 책.

추스러지지 않은 내면의 감정을 들춰내는 책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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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일 센티 플러스 - 인생에 필요한 1cm를 찾아가는 크리에이티브한 여정 1cm 시리즈
김은주 글, 양현정 그림 / 허밍버드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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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터미널에 있는 서점에서 친구 기다리며 읽은 책이 1cm였다. 그 이후 1cm+가 나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첫번째보다 더 나은 두번째가 있겠냐며 그 때는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던 이 책을 그냥 넘겼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이리저리 책을 스캔하던 중 눈길이 머문 책. 1cm+이다. 머리 식힐겸 읽으면 좋을것 같아 냉큼 집어왔다.


일상 속 순간들을 참신한 발상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런 책이 그러하듯 모든 내용이 다 공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공감되는 글이 있다.


좋은 글들, 누구든 알고는 있지만 잘 실천하지 않는 말들, 되새기면 좋은 말들 ... 이런 글들이 주우욱 나열되어있지만 ... 역시 예상했던 대로 1cm를 읽었을 때의 참신한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1cm를 본 사람이라면, 이거 1cm하고 다를게 별로 없는 것 같은데 ...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비교해보고 싶다고 생각이 될 정도니깐 .....

1cm와 1cm+, 두 권 다 생소한 사람이라면 둘 중 하나만 보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참고로 1cm는 사랑이야기가, 1cm+는 인생이야기쪽으로 더 나와있는 듯 하다.


빡빡한 일상 속, 한 템포 쉬어가기를 원한다면 중간중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한장 한장 읽으면 좋을 책.

순서와 상관없이 무작정 펼친 페이지를 읽어도 위안을 받고 한결 마음이 편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표지부터 그림과 글이 한데 어우러져 따뜻한 느낌을 풍기는 책. 여자들이라면 한번은 시선을 뺏기는 책이다.


후회는 기회라는 도마뱀의 꼬리다.

붙잡고 있다고 해서 기회가 돌아오지는 않는다.

p.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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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 - 멀쩡한 사람도 흡입하게 만드는 주당 부부의 술집 탐방기
오승훈 지음, 현이씨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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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主客顚倒)가 아닌, 주객전도(酒客顚倒).

책의 표지은 술잔에서 수영하고, 다이빙하고, 매달려 있고 하는 캐릭들이 그려져 있다.

책의 뒤편은 '하루라도 소맥을 말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그대여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좋은 꽐라였느냐' 라고 빨간색으로 적혀있다. 책을 펴기전부터 뭔가 흥미롭다.


이 책은 x기자와 와잎, 부부의 엽기적인 음주 행각에 대한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술먹고 난 무용담들이 있겠거니 했는데, 읽다보니 이 부부 무용담들이 장난이 아니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상황이 상상되어 피식하고 웃게된다.


집에 쌀이 떨어져도 술은 떨어지게 하지 않는 와잎.

마트에서 수입맥주 싸게 사왔다며 알뜰하지 않냐고 당당하게 말하는 와잎.

병맥은 맛없다고 집에 생맥주통을 설치해서 먹자고 남편에게 말하는 와잎.

임신하면 금주를 해야하니 둘째를 생각하지 않는 와잎.

무조건 술은 소폭(소주폭탄주)을 말아먹으며, 어느 누구와도 술과 함께면 친화력 짱이 되는 와잎.


작가의 부인(와잎) 술에 살고 술에 죽는 .... 아프면 약주로 술을 들이킨다. 기가막히게 건강검진을 하면 모든 곳이 정상. 또 그 기념으로 소맥 말아드시는 ... 이 책 중간중간 괄호 속에 조그마한 글씨로 작가의 솔직한 심정을 담아낸부분은 큭큭 하며 웃게 만든다. 중간중간 와잎이 작성한 글도 있다. 마치 작가가 적어놓은 것을 변명이라도 하는거인마냥 자신이 그럴수밖에 없던(그렇게 마실수 밖에 없던) 사연을 주저리주저리 나열해놓았다.


또한 중간에 이 부부가 대학다니면서 자주 갔던 술집, 또는 친구들과 함께 했던 술집 등을 덤으로 소개해놓았다. 물론 그 곳에서 주사부리고 난동피운 내용까지 모두 적혀있다.


많은 에피소드 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100분 무제한 생맥주 이벤트' 사연이 가장 웃겼다. 밤늦게 귀가에 개긴다고 현관 비밀번호를 바꾼 와잎때문에 x기자는 찜질방에서 자게되는데 그 이후 부부는 냉전중이었다. 으르렁대다가 생맥이나 하자며 간 곳. 그곳은 아웃백. 100분동안 생맥주 마시기 대결을 해서 이기는 사람 말대로 하는 내기를 하게되는데 ....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그야말로 기도, 식도 모두 열고 인간주(酒)유소처럼 마셨단다. 19잔vs15잔으로 와잎의 승리. 그 사연 옆에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는데 종업원이 '사장님, 다음부턴 생맥 무제한 같은 거 하지 마요' 하며 미친듯 술 나르는 게 그려져 있다.


부부가 주량이 비슷하고, 술마시는 것을 즐겨하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하다. 단, 적당히가 중요하겠지만 ...... 한쪽이 아예 못마시고 싫어하는데 다른 쪽이 술을 즐기고 하면 좀 힘드니깐 .... ; 것보다 둘이 적당히 즐길줄알면 밤에 같이 한잔하면서 이야기도 하면 좋을 듯 싶다. 


한 자리에서 큭큭 거리며 한 번에 주우욱 읽은 유쾌한 책. 다 읽고 나니 맥주가 땡기는 건 기분 탓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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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이애경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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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지금이 당장 익숙함을 버리고 떠나야 할 때라고, 떠나고 싶을 때 주저하지말고 떠나라고 작가는 이 책 한권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하고 있다. 잔잔한듯하면서 굵직한 목소리로.


가벼운 여행가방 하나 들고 작가는 도쿄, 케냐, 벤쿠버 등 나라를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일화와 타국에서 맞는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실어놓았다. 책의 시작은 여행가방을 싸는 것으로 하여 책의 마지막은 인천공항에 오기까지의 여정을 담아냈다. 자유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나도 이랬어, 라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고, 혹여 다녀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책에 몰입이 됨으로써 같이 동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작가의 글 중에 여행은 스스로 써내려가는 옴니버스 영화의 시나리오라고 하는 부분이 있었다. 큰 세트는 정해져 있고, 그 공간이 어떻게 꾸며질지는 나 하기에 달린 것. 이 말에 너무 공감이 되어 플래그잇으로 살포시 표시해둔다. 여행하는 사람의 계획에 따라 여행의 특색이 달라진다. 좋은 호텔을 예약해서 조식, 중식, 석식을 먹으며 책읽고 스파하며 쉴 수도 있고 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빽빽하게 여행계획을 짜서 손에 지도 한장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먹고, 놀 수도 있다. 정말 여행일정은 나하기에 달렸다.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만나게 되는 사람은 내가 예측할 수 없지만 ....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떤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게 여행의 매력이기도 하다.


많이 여행을 다니지는 않았지만, 여행을 하게 되면 왠만하면 자유여행을 선호한다. 미리 정보를 찾아 한 손에 지도를 들고 이리저리 찾아다니면서 걷고 사람들한테 묻고, 이러면서 사람사이의 정도 느낄 수 있다. 여행이 힘들다가도, 그 나라 사람들의 친절 한 번이면 힘든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첫 자유여행이 대만이었는데, 그나라 사람들의 친절에 내가 왜 한국부채를 안챙겨갔지 하는 후회가 밀려왔었다. 버스정보, 시간소요 등 엉터리 정보가 담긴 책 덕에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은 무조건 물어서 갈 수 밖에 없었는데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그 사람들은 마치 제 일인마냥 같이 찾아주고, 본인이 모르면 옆사람한테 또 물어서 어떻게든 가르쳐주려고 하는 모습에 너무 감사해서 어떻게 할 줄을 몰랐다. 나랑 내 친구 주위에 7~8명이 옹기종기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었으니까 .... 결국 도로에 신호대기중이던 아주머니께서 무슨일이냐고 물으시고, 옆에 있던 학생이 우리의 종착지와 가야하는 정류장을 말해줌으로써 해결되었다. 우리는 그 아주머니 차를 얻어 탄 것 .... 이제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 차 절대 타지 않았을테지만, 그 곳에서는 그냥 타게되더라는 ... 이 아주머니 버스도 같이 기다려주시고 버스 타서 버스기사아저씨께 우리가 내려야 하는 곳도 말씀해주셨다. 여튼 대만여행에서의 하루하루는 진짜 재미와 따뜻함의 연속이었다.


내가 하는 일, 내가 가는 곳, 내가 먹는 것, 내가 만는 사람은 거의 정해져 있다.

그것을 깰 수 있는 건 여행뿐이다.


여행이라는 말 자체가 설렌다. 여행계획 짜는 것부터 짐을 싸는 것 여러가지로 설렘의 연속이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여행의 추억과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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