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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 빅뱅 파괴자들의 혁신 전략
래리 다운즈 & 폴 누네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2000년대를 열면서 경영학계의 최대 화두는 파괴적 혁신이었다. 기존의 존속적 혁신이 기존 고객의 요구에 맞춰 그들을 만족시키자는 전략이었던 반면, 파괴적 혁신은 기존 고객이 요구하는 것보다 낮은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다음 새로운 계층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reverse innovation에 가까운 전략이었다.
최근 들어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MP3 시장은 거의 사라질 단계에 들어섰다. 90% 이상의 제조업체들이 이미 시장에서 퇴출되었고, 남은 기업들도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 이는 모두 스마트폰이라는, 자기들과 전혀 다른 분야라고 여겼던 제품과의 경쟁에서 생긴 일이다. 스마트폰을 처음부터 경쟁제품군으로 인식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휴대폰이 처음 등장한 90년대초, 이미 사람이 휴대하는 모든 전자제품이 전화 안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고, 이미 카메라를 삼키는 모습을 목도한 바 있다.
이런 현상은 오늘날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기술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을 연구해온 저자 래리 다운즈와 폴 누네스는 이러한 현상의 발생원인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스마트폰처럼 안정적이었던 산업을 한순간에 초토화시키는 새로운 종류의 혁신을 ‘빅뱅 파괴자’라 명명했다. 그리고 이들이 주도하는 현대산업의 흐름을 ‘빅뱅 파괴의 시대’라 칭한다.
이들 빅뱅 파괴자들의 속도와 힘은 기존에 알던 혁신과 그 차원이 확연히 다르다. 정말 짧은 신간에 기존 시장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무너지는 당사자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다. 따라서 저자는 빅뱅 파괴자가 누구인지, 또 이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운을 걸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돼 있다. 우선 1부에서는 빅뱅 파괴 현상을 해부해 빅뱅 파괴의 특징과 이것이 추동하는 경제학 및 빅뱅 파괴만의 특이한 수명주기를 살펴본다. 그리고 2부에서는 수백 가지의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수립된 12가지의 빅뱅 파괴 전략을 제시한다. 이는 빅뱅 파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자신의 업계에서 빅뱅 파괴자가 되기 위한 전략을 담고 있다.
파괴적 혁신이 불어닥치기 전에 조짐을 눈치챘다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필립스다. 필립스는 2006년에 자사 대표상품인 백열전구 생산을 아예 중단하고, LED 조명이 펼치는 새로운 조명시장으로 타겟시장을 전환했다. 핵심 제품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단 덕분에 필립스는 살아남았고, 오히려 새로운 조명시장에서 빅뱅 파괴자가 되었다.
그런데, 저자들의 조언대로 기존 기업이 파괴적 빅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왜냐면 정말 파괴적인 빅뱅은 전혀 예고 없이 나타난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 아닌가. 블랙스완을 대비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준비인데, 뒤통수를 맞고 쓰러지기 전에 머리 뒤쪽을 살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어쨋거나 살아남으려면 면밀히 살펴보고 또 살펴볼 일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